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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er Match Up광고 3사

대표 배당주 넘어...기업가치 상승 포커스

[배당과 주주환원]④3사 배당성향, 코스피 평균 상회…이익 증가 통한 주주가치 제고

김동현 기자  2024-05-10 15:24:43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 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광고업종은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그 상황에 따라 수익성이 출렁이곤 한다. 경기가 안 좋으면 기업이 집행하는 광고비를 줄이기 마련으로, 안정적인 그룹 물량을 확보한 대기업 계열 3사도 경기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수익성 지표가 해마다 다르게 움직인다 해도 광고 3사의 배당은 '웬만하면' 멈추지 않았다. 이노션(2015년 상장)과 HS애드(1999년 상장)는 상장 이후 한해도 거르지 않고 배당을 집행 중이다. 3사 중 유일하게 제일기획(1998년 상장)만 2010년대 초반 3년 동안 배당을 하지 않았다. 다만 배당을 재개한 뒤에는 지금까지 꾸준히 배당을 하고 있다.

꾸준함 덕분에 대표 배당주로 이름을 올린 광고 3사는 최근 배당을 넘어설 새로운 주주환원 방법을 찾고 있다. 기업가치 상승에 중점을 두고 회사의 장기 성장을 통해 주주의 이익을 확대하는 방향이다.

◇배당성향 30%는 기본, 순이익 절반도 배당에 쓴 3사

광고 3사는 순이익 변동에도 꾸준히 배당을 집행하며 배당주로 자리매김했다. 3사 중 제일기획이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배당을 집행하지 않았으나 이를 제외하면 배당을 멈춘 적이 없어 사실상 3사 모두 배당 집행 기조를 이어왔다고 볼 수 있다. 이렇기에 광고 3사의 대표 주주환원 정책으로 가장 먼저 언급되는 것이 배당이다.

경기 불황으로 기업들이 광고비 집행을 꺼리다 보면 자연스레 광고 3사의 수익성이 쪼그라들기 마련이고, 이에 따라 배당총액이 일부 축소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광고 3사는 높은 수준의 배당성향을 유지하며 많게는 순이익의 60% 이상을 주주환원 자금으로 활용했다.



3사 중 연결 현금배당성향이 가장 높았던 곳은 제일기획이다. 제일기획이 '무배당 3년'을 끝내고 배당을 재개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연결 현금배당성향을 평균 내보면 54.2%라는 수치가 나온다. 순이익의 절반 이상을 현금배당에 활용했다는 의미다.

2012년 투자재원 마련을 이유로 배당을 중단했던 제일기획은 2015년 다시 배당을 집행하기 시작했다. 그해 연결 당기순이익과 현금배당총액은 각각 795억원과 304억원으로, 배당성향은 38.2%였다. 삼성전자를 최대주주(25.24%)로 맞이한 뒤인 2017년부터는 주주환원 정책 차원에서 배당성향 확대를 공시했고 지난해 1월에는 배당성향 목표치를 당기순이익의 60%(2023~2024년)로 못박았다.

3사 중 순이익 규모가 가장 작은 HS애드도 배당성향 목표치를 공개하고 이에 따라 배당을 집행 중이다. 2021~2023 회계연도 기준 배당성향 30%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하겠다고 밝혔고, 실제 그해 3개년 배당성향 평균치는 38.3%를 기록했다. 이 회사는 과거 순이익이 100억원 아래로 떨어졌던 2020년(90억원)에도 57억원의 배당을 집행해 당시 배당성향 53.8%를 기록한 적도 있다.

앞선 두곳보다 출범·상장 시기(2005·2015년)가 늦은 이노션은 상장 이후 배당성향을 꾸준히 높여왔다. 상장 첫해 25.7%였던 배당성향은 2017년(32.5%) 30%선을 넘었고 2022년에는 처음으로 60.9%까지 올라갔다. 다만 지난해의 경우 당기순이익(1018억원)이 전년 대비 44.2% 증가했음에도 배당총액(470억원)은 9.3% 오르는데 그쳐 배당성향이 46.2%로 내려온 상태다.



◇매출총이익·EPS·사업구조, 각기 다른 기업가치 상승의 길

지난해 이노션의 배당성향이 일부 내려가긴 했으나 여전히 광고 3사의 배당성향은 코스피 평균치를 웃돌고 있다. 한국상장사협의회 추산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피 상장사의 평균 배당성향은 39.9%였다. 광고 3사 중 배당성향이 가장 낮았던 HS애드의 배당성향(45.0%)과 5%포인트(p) 정도 차이가 난다.

이미 배당 기반의 주주환원 방안을 확립한 광고 3사는 새로운 주주환원책으로 순이익 확대를 통한 기업가치 제고를 제시하고 있다. 그동안 투자를 통해 외형을 확장한 제일기획은 최근 들어 내실경영을 강조하고 있다. 경기 불확실성 속 수익성 방어를 위해 연간 매출총이익(매출-매출원가) 5% 상승을 기본 목표로 시장과 소통하고 있다.

이노션의 경우 배당 외 주주환원 지표인 주당순이익(EPS)을 새로운 목표치로 제시하기 시작했다. EPS는 당기순이익을 발행주식수로 나눈 값으로, 1주당 이익을 얼마나 창출했는지 알려주는 지표다. 수익에 대한 주주의 몫을 나타내는 동시에 회사의 배당 여력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노션은 2026년까지 EPS를 6700원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2015~2022년 평균 EPS(3364원)의 약 2배에 가까운 수치다. 특히 지난해 말 무상증자로 발행주식수를 2000만주에서 4000만주로 늘리면서 해당 목표치를 제시해 순이익을 대폭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발행주식수 증가로 지난해(2544원) 이노션의 EPS는 처음으로 2000원대로 내려오기도 했다.

비교적 시장과 소통이 적은 HS애드는 배당 외에 구체적인 주주환원책을 내놓진 않고 있다. 다만 지난해 광고 지주사(지투알) 체제를 탈피하고 사업회사(HS애드) 체제로 전환하며 프로그램 제작, 국제전시 등 다양한 신사업 진출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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