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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3.6조 제일기획, '비대해진' 매출채권 숙제

매출 성장 속 운전자본 관리 주력…‘차입 대신 리스’ 효율적 대응

김정훈 기자  2026-05-07 16:43:29
제일기획이 총자산 3조 6000억원 시대를 열었으나 자산의 절반가량이 매출채권으로 구성, 효율적인 자금 회전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광고대행업 특성상 글로벌 사업 확장 과정에서 광고주 정산 전 매체비 등을 먼저 집행하는 선집행 비용이 늘어난 영향이다.

외형 성장에 따라 유동성이 영업활동에 투입되는 운전자본 규모가 커지며 관리 역량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향후 비대해진 매출채권을 얼마나 적기에 현금화하느냐가 제일기획의 실질적 기업가치를 결정짓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매출 덩치 키웠지만…매출채권 1.8조 관리 ‘집중’

제일기획의 2025년 연결 기준 영업수익은 4조 546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3369억 원이다. 전년 대비 각각 4.7%와 5.0% 증가하며 안정적인 성장 흐름을 유지했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사업 확장과 디지털 광고 부문의 성장이 외형 확대를 견인한 결과다. 다만 사업 규모가 커지면서 광고주로부터 정산받아야 할 매출채권 역시 기록적인 수준으로 동반 상승했다.

재무상태표에 따르면 총자산은 2024년 3조 3065억원에서 2025년 3조 5878억원으로 증가했다. 이 중 매출채권은 1조 8024억원으로 총자산의 약 50%를 차지한다. 1년 사이 약 1600억원의 매출채권이 늘어났다. 반면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6223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자산의 구성이 현금이 아닌 매출채권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자산 운용 효율화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 계열 외에 글로벌 및 비계열 광고주 비중이 확대되며 정산 주기가 과거보다 길어진 영향이다. 매체비를 선집행하는 업황 특성상 매출채권의 증가는 글로벌 사업 확대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기도 하다. 업계에서는 제일기획의 자산 비대화가 외형 성장에 따른 운전자본 관리 단계에 진입한 결과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일기획은 디지털과 글로벌 광고 확대 과정에서 매출채권 증가가 불가피한 구조를 갖고 있다”며 “광고주 다변화 속에서 매출채권 회전 속도를 최적화하고 현금화 능력을 높이는 것이 향후 수익성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차입’ 대신 ‘리스’…유동성 관리 위한 전략적 선택

현금 회전 주기가 길어지면서 부채 구조에서는 리스부채를 활용한 전략적 대응이 눈에 띈다. 유동과 비유동을 합산한 리스부채는 기존 1500억원 수준에서 2800억원 규모로 확대됐다. 금융권 차입금을 억제하는 대신 리스 자산을 적극 활용하여 재무적 유연성을 확보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직접적인 자금 차입에 따른 이자 비용 부담을 줄이면서도 글로벌 인프라를 안정적으로 확장하기 위한 선택이다.

특히 AI 기반 광고 제작과 데이터 분석 역량 강화를 위해 대규모 디지털 인프라 투자가 지속되는 상황이다. 리스 중심의 자산 운용은 가용 현금을 확보해 유동성 압박을 해소하기 위한 실리적 전략이다. 결과적으로 제일기획은 외형 성장 과정에서 자산은 매출채권 중심으로 관리하고, 운영 인프라는 리스로 대체하는 구조적 재편 단계에 들어섰다.

실제 수익성 측면에서는 일시적인 조정기가 나타나고 있다. 제일기획의 2026년 1분기 영업이익은 365억원으로 전년 대비 37.6% 감소했다. 매출총이익은 성장세를 이어갔으나 해외 거점 효율화와 퇴직급여 충당금 등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영향이다. 서비스별로는 디지털 비중이 54%까지 올라섰고 주요 광고주의 D2C 강화 영향으로 리테일 사업도 7% 성장하며 펀더멘털은 견고하다는 평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자산 규모의 팽창에 걸맞은 현금 회수 시스템의 정교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익잉여금이 1조 6898억원에 달해 재무 안정성은 탄탄한 만큼, 비대해진 매출채권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다면 향후 수익성 회복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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