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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삼립, 시화공장 투자에도 '견조한 현금흐름'

FCF '68억원→729억원', 2022년 재고자산 기저효과 영업현금흐름 개선

김혜중 기자  2024-04-30 15:31:11

편집자주

기업의 안정성을 보는 잣대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현금'이다. 현금창출능력이 뛰어나고 현금흐름이 양호한 기업은 우량기업의 보증수표다. 더벨은 현금이란 키워드로 기업의 재무상황을 되짚어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SPC삼립이 자본적 지출을 늘렸지만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더 큰 폭으로 증가하며 잉여현금흐름이 개선됐다. 2022년 원재료를 선제적으로 확보해놓은 영향이 주효했다. 다만 재고자산 회전율이 낮아지고 있는 만큼 재고 관리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SPC삼립의 2023년 기준 잉여현금흐름(FCF)은 729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68억원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2023년 시화공장 설비 증설로 500억원 가량의 유형자산 투자를 단행하면서 자본적 지출은 100억원가량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크게 개선되면서 잉여현금흐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자본적 지출보다 영업활동 현금흐름 개선 폭이 커지면서 잉여현금흐름도 덩달아 개선된 모습이다. 2023년 SPC삼립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1230억원을 기록하면서 직전연도(478억원) 대비 157% 개선됐다. 그러나 영업활동 현금흐름의 기초가 되는 당기순이익과 그 당기순이익 조정을 위한 가감은 직전연도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차이가 발생한 부분은 영업활동으로 인한 자산 부채의 변동이다. 매출채권과 재고자산 등 운전자본의 변동, 미지급금, 선수금 등의 추가 지표를 반영해 실질적인 기업의 현금흐름을 계산하는 항목이다. 2022년에는 1320억원의 현금이 유출됐지만 2023년에는 그 폭을 522억원 수준으로 줄였다.

2022년과 비교할 때 재고자산에서 가장 큰 변동이 발생했다. 2023년에는 재고자산 감소로 72억원의 현금이 유입되는 효과를 봤다. 반면 2022년에는 재고자산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면서 1230억원의 현금이 유출됐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대외적인 리스크가 발생했고 선제적으로 원재료를 매입했다. 당시 원료 매입 가격이 크게 증가했는데, 원맥은 2022년 674억원으로 직전연도(481원) 대비 40% 증가했다. 유지류 역시 2616원으로 48.9% 오른 가격에 매입했다. 원료 매입량도 직전연도보다 늘리면서 결과적으로 총 원료 매입액은 2022년 기준 4567억원으로 직전연도(3333억원) 대비 37% 늘어났다.

그러나 2023년 들어 주요 원재료인 소맥 가격이 하향 조정세에 진입하며 원가 부담이 완화됐다. 선제적으로 쌓아뒀던 재고에 대한 소비도 늘리면서 2023년 말 기준 SPC삼립의 재고자산은 2244억원으로 직전연도(2448억원) 대비 8.3% 감소했다. 그 결과 현금흐름표 상에서도 재고자산을 통해 현금이 유입되는 효과를 본 것이다.

다만 재고자산 회전율이 낮아지고 있다는 점은 고민거리다. 2021년 21.54회에서 2022년 14.84회, 2023년 12.36회로 감소하는 추세다. 재고자산 회전율이 낮아진다는 건 재고가 판매를 통해 수익에 반영되는 속도가 느려진다는 의미다. 이 경우 재고평가 및 감모 손실의 위험이 높아진다.

SPC삼립은 재고자산을 취득원가와 순실현가능가치 중 낮은 금액으로 측정하고 있다. 순실현가능가치는 예상 판매 가격에서 원가와 판매 비용 등을 차감한 금액이다. 이 가격이 낮아지면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SPC삼립은 2023년 132억원 가량의 재고자산 관련 비용을 매출원가에 반영했다.

SPC삼립 관계자는 "회사는 적정 재고자산를 확보하고 있고 현재의 회전율도 정상적인 범주 안에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향후에도 환율변동과 국제 식자재 가격의 급격한 상승에 대비해 적정한 수준의 재고자산을 확보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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