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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집단 톺아보기

지배구조 이슈 때마다 '소방수' 미래에셋자산운용

④캐피탈 자본확충, 생보 밸류업에 동원, 비상장사·오너 가족회사

원충희 기자  2024-05-09 13:22:27

편집자주

사업부는 기업을, 기업은 기업집단을 이룬다. 기업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영위하는 사업의 영역도 넓어진다.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의 관계와 재무적 연관성도 보다 복잡해진다. THE CFO는 기업집단의 지주사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을 재무적으로 분석하고, 각 기업집단의 재무 키맨들을 조명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그룹의 지배력 강화를 위한 비히클(Vehicle) 역할이 커지고 있다. 그룹의 중축인 미래에셋캐피탈의 자본확충은 물론 미래에셋생명보험 지분을 계속 매입하며 지분구조 연결고리를 보강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박현주 회장 입장에서 지배력 행사가 수월하기 때문이다. 비상장사인데다 총수 및 특수관계자 지분이 99.8%에 이르고 있어 사실상 오너 가족회사와 다를 바 없는 만큼 의사결정이 신속한 구조다.

◇지배구조 기본 틀에 벗어나 있는 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작년 말 별도재무제표 기준 총자산은 4조3639억원, 이 가운데 87.3%( 3조8134억원)가 종속·관계기업투자다. 그 중에서 1조5524억원이 미래에셋캐피탈과 미래에셋생명의 지분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래에셋캐피탈 지분 29.53%와 미래에셋생명 지분 12.47%를 보유하고 있다.

미래에셋그룹은 박현주 회장→미래에셋캐피탈→미래에셋증권→미래에셋생명이 소유구조의 기본 틀이다. 박 회장의 미래에셋캐피탈 지분은 34.32%,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가진 29.53%는 오너의 캐피탈 지배력을 보강하는 역할을 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미래에셋캐피탈 2대 주주에 오른 데는 2016년 대우증권 인수 영향이 크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16년 9월 미래에셋캐피탈의 유상증자에 참가해 2500억원(749만6252주)을 출자, 2대 주주에 올랐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캐피탈 출자는 대우증권 인수를 위한 것이었다.

그룹은 대우증권을 인수해 차후 미래에셋증권과 합병할 목적이었다. 그러기 위해선 대우증권이 미래에셋캐피탈 산하에 있는 게 수월했다. 문제는 미래에셋캐피탈 같은 여신전문금융사는 법규상 계열사 지분가액이 자기자본의 150%를 넘어선 안됐다. 대우증권 인수를 위해 미래에셋캐피탈의 자본 확충이 필요했는데 이때 구원투수로 나선 게 미래에셋자산운용이다.

◇상호출자 걸리지 않으면서 자금여력 보유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소방수로 나선 이유가 있었다.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생명은 미래에셋캐피탈 휘하에 있었기 때문에 출자에 나설 수 없었다. 그랬다가는 상호출자가 된다. 미래에셋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돼 있다. 계열사 중에서 상호출자에 걸리지 않으며 자금여력이 있는 곳은 미래에셋자산운용 뿐이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20년부터 장내매수 등을 통해 미래에셋생명 주식을 매입했다. 5.06%였던 지분은 작년 말 기준 12.47%까지 늘었다. 이와 더불어 지난달에도 미래에셋생명 주식 25만주를 취득해 13.85%로 늘렸다. 미래에셋 측은 저평가 된 미래에셋생명의 밸류 제고 차원이라는 입장이다.


이렇듯 그룹 내 지분 매입이나 자본 확충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소방수로 나선 게 미래에셋자산운용이다. 수천억원을 가용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데다 비상장사라 다른 주주 눈치 볼 필요가 없다. 의사결정도 오너의 뜻이 그대로 반영될 수 있는 구조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사실상 총수일가의 회사이기 때문이다. 박 회장이 지분 60.19%, 배우자 김미경 씨가 2.72%, 미래에셋컨설팅이 36.92%를 갖고 있다. 미래에셋컨설팅은 박 회장이 48.44%, 김미경 씨를 비롯한 오너 가족이 40.88%를 보유 중이다. 박 회장이 결단하면 곧바로 의사결정과 행동이 이뤄질 수 있는 형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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