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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 한투증권과 대규모 투자협약 체결 '임박'

롯데건설·메리츠증권 조달과 유사구조…유동성 우려 일시 해소 기대

신민규 기자  2023-02-28 15:53:16
태영건설이 한국투자증권과 대규모 투자협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롯데건설과 메리츠증권이 올 들어 1조5000억원 규모 협약을 체결했던 것과 유사한 구조다.

시장에선 태영건설이 연초 모기업 지원을 받아 단기 유동성 부담을 완화시킨 데 이어 이번 조치를 통해 자금경색 우려를 완전히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대형 증권사와 손잡는 또 다른 건설사도 비슷한 방식의 자금조달을 대기 중인 것으로 전해져 주목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한국투자증권과 금융투자 계약 체결을 위해 최종 협상절차를 밟고 있다. 이르면 내달께 협상을 마무리짓고 공식발표할 예정이다.

투자협약 구조는 롯데건설과 메리츠증권이 맺은 방식과 유사하다. 대규모 펀드를 만들어서 PF유동화증권을 넘기는 방식이다. 롯데건설의 경우 메리츠금융그룹이 선순위 9000억원, 롯데그룹이 6000억원을 출자해 자금을 조성했다. 롯데건설 보증부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등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지원이 이뤄졌다. 당시 금리는 15% 안팎이 적용됐다.

태영건설의 이번 조치는 시장에서 제기하는 유동성 우려를 일시 해소하기 위한 차원에서 진행됐다. 지난달 태영건설은 모기업 티와이홀딩스로부터 4000억원의 금전대여를 받았다. 회사 소유 부동산과 투자주식이 담보로 제공됐다. 티와이홀딩스는 글로벌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로부터 자금을 조달했다. 이를 통해 올해 상반기 도래하는 4000억원 규모의 PF 우발채무에 대한 유동성 우려를 완화시켰다.

당시 신용평가사는 태영건설에 대해 단기적인 유동성 대응 부담이 완화됐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현금확보 수준을 감안하면 단기 자금소요에 대응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용등급은 A0를 유지했다.

앞서 20일에는 만기 2년짜리 사모채를 1000억원 규모로 발행하기도 했다. 금리는 7.8%를 적용받았다. 태영건설은 내달 1400억원의 공모채 만기를 앞두고 있다.

다만 분양시장 침체가 지속된 데다가 PF우발채무 규모가 있는 편이라 재무 변동성은 높게 진단했다. 지난해말 태영건설의 별도 기준 PF보증 규모는 3조원 안팎이다. 이 가운데 분양률 75% 이상인 사업장이 전체의 36%인 1조1000억원을 차지했다. 미착공 도급(개발) 사업장이 1조2000억원으로 41% 비중을 보였다.

시장에선 태영건설 외에도 중견 건설사들이 대형 증권사와 협업을 논의 중인 단계로 내다봤다. 일부 건설사의 경우 PF 사업장에 대한 지위권한이 증권사로 넘어가는 것을 우려해 난색을 표하기도 했지만 긍정적으로 검토단계에 들어선 곳도 있는 편이다. 후발주자들이 계속 등장할 여지가 있는 셈이다.

대형 증권사가 리스크를 감수하고 투자협약 체결에 나섰다는 것은 시공사 입장에선 유동성 지원만 이뤄지면 재무여력이 충분하다는 점을 입증했다고 볼 수 있다.

시장 관계자는 "롯데건설 딜을 통해 메리츠증권이 상당한 수수료 수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후속적으로 딜을 추진하려는 증권사가 늘어나고 있다"며 "거래구조상 PF사업장에 대해 증권사가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조항이 편입될 수 있어 시공사마다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협의중인 단계로 아직은 결정된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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