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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키움증권

CFD 미수금 폭탄 기우였나…뚜껑 열어보니 '감당 가능'

CFD 거래 잔액 5576억…이익잉여금 여유, 5월 대손 반영 결과 여력 충분

남준우 기자  2023-06-07 15:21:18
CFD 사태가 발생한 지도 약 한 달이 흘렀다.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 사태 등 후폭풍이 가장 심했던 키움증권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CFD 거래 잔액이 5576억원에 달하는 만큼 관련 미수금 규모도 상당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뚜껑을 열어본 결과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CFO 역할을 맡고 있는 엄주성 부사장과 유경오 상무 등은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5월분까지 재무제표상 대손 반영을 끝마쳤으나 이익잉여금이 상당한 만큼 여유가 있다.

◇CFD 거래 잔액, 국내 증권사 중 교보 이어 2위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올 1분기말 기준으로 국내 증권사 CFD 거래 잔액은 총 2조7698억원으로 집계됐다. 2016년 국내 최초로 CFD 사업을 개시했던 교보증권이 6180억원으로 가장 많다. 이외에도 삼성증권, 메리츠증권, 하나증권 등 총 13개 증권사가 CFD 거래잔액을 보유하고 있다.

2019년 CFD 사업을 시작했던 키움증권은 올 1분기말 기준으로 교보증권 바로 다음인 총 5576억원의 거래 잔액을 기록했다. 거래잔액이 큰 만큼 CFD 관련 위탁매매 미수금에 대한 우려가 시장에서 제기되고 있다.

위탁매매 미수금이란 증권사가 고객의 주식·채권 등 거래에 따라 받아야 하는 미수채권을 의미한다. 국내에서 증권사 미수금 중 대부분은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투자하는 신용융자 등에서 발생한다. 최근 증권가를 휩쓸었던 CFD 거래 잔액 규모가 작지 않은 만큼 우려가 크다.

다만 시장에서의 우려와 달리 키움증권 내부적으로는 충분히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파악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미수채권 발생 시 재무제표상 전액 대손으로 반영한다. 오는 2분기 재무제표부터 반영되는데 이미 5월분까지는 계상을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정확한 수치는 공시 위반 사항에 해당해서 아직 공개하기는 힘들지만 충분히 감담 가능한 수준"이라며 "미수채권 발생 시 100% 대손에 반영하는데 5월까지는 계상이 끝났으며 큰 문제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나이스신용평가

◇이익잉여금 증가…회수 불가능 채권 충분히 감당 가능

키움증권은 CFO 역할을 맡고 있는 엄주성 전략기획본부장(부사장)과 유경오 재무결제본부장(상무) 휘하에서 미수금을 안정적으로 관리해오고 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별도기준으로 9304억원이었던 미수금은 2019년 1조원을 돌파했다. 이후 3조~4조원 내외를 기록 중이다. 올 1분기말 기준으로는 4조2649억원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미수금이 급증하여 재무 리스크가 커진 것처럼 보인다. 다만 이는 해당 기간 동안 키움증권의 리테일 시장 장악력이 커졌음을 방증한다. 위탁매매 거래대금이 증가하면서 신용융자 등의 규모가 커지며 미수금이 증가한 것이다.

CFD 사태 이후 고객 이탈이 우려되기도 했지만 리테일 점유율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5월 키움증권의 국내주식 시장점유율은 21.33%이다. 이는 전월 21.25% 대비 0.08%p 오른 수치다. 또 올 1분기 평균인 20.65%와 비교하면 0.68%p 올랐다.

재무제표상 미수금보다 중요한 것은 이 중 회수 불가능한 채권, 즉 부실채권의 규모다. 회수 불가 채권은 재무제표상 '대손충당금' 계정에 별도로 기입된다. 대손충당금은 회수가 불확실하다고 예상되는 미수 대금(비용)을 추산해 미리 인식하는 계정 과목이다.

대손충당금의 재원은 이익잉여금이다. 키움증권의 경우 매년 거래 대금이 확대됨에 따라 이익잉여금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올 1분기말 기준으로는 3조2017억원이다. 반면 같은 기간 설정한 대손충당금은 약 130억원에 불과하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CFD 사태 이후 고객 이탈을 우려했지만 오히려 5월 한달 사이 증가했으며 시장 점유율도 여전히 견고하다"며 "회사의 기본적인 영업력 부분에서 크게 타격받은 일은 없다"고 말했다.
출처 : 키움증권 사업보고서 종합(별도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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