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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프렌드십 포커스

세아제강지주, 20년 가까이 소식 없는 자사주 활용

②자사주 매입 2004년이 실질적 마지막… 소각은 전례조차 없어

강용규 기자  2023-08-23 14:37:19

편집자주

바야흐로 '주주 전성시대'가 열렸다. 지금까지 투자 규모가 작은 소액주주를 소위 '개미'로 불렀지만 지금은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이들은 기업 경영에 크고 작은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기업들은 기업공개(IR), 배당 강화, 자사주 활용 등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정책에 힘주고 있다. 더벨이 기업의 주주 친화력(friendship)을 분석해봤다.
기업의 주주환원은 여러 방식이 있지만 주주들에게 가장 실효성 있는 방식은 배당과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이다. 세아제강지주는 꾸준한 배당을 실시하고 있으나 자사주 활용에는 미온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세아제강지주가 자사주 매입에 나설 만한 유동자산을 충분히 확보하지 있지 않다는 점과 핵심 주주인 오너들에게 현금을 지급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점 때문으로 분석된다.

◇19년째 멈춘 자사주 매입, 현금 확보에 활용

세아제강지주는 2023년 상반기 말 기준으로 자사주를 10만1196주 보유하고 있다. 지분율 2.44% 규모다.

세아제강지주는 2018년 9월 인적분할 이전까지 자사주 18만6012주를 들고 있었다. 인적분할로 8만7931주를 신설 자회사 세아제강에 넘겨줬으며 그해 12월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단수주 3115주를 인수했다. 이 때 자사주 보유량이 10만1196주로 변경됐으며 이후로는 변화가 없다.

세아제강지주의 자사주 매입은 2004년이 마지막이다. 그 해 세아제강지주는 주가 안정을 위해 2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신탁계약을 하나은행과 7월 체결했다. 이후 같은 해 8월까지 한 달 가량에 걸쳐 보통주 4만6960주를 4억7145만원에 매입했다.

그러나 해가 바뀐 2005년 1월까지 추가 매입이 이뤄지지 않은 채 세아제강지주는 기존 20억원 규모의 계약 중 15억원에 대해서는 계약을 해지한 뒤 남은 5억원에 대한 계약만을 연장했다. 이마저도 추가 매입 없이 계약이 2005년 7월 종료되면서 결국 5억원이 채 안 되는 자사주 매입만이 이뤄졌다. 이마저도 취득 주식은 계약 내 다시 매도됐다.

그 뒤 세아제강지주는 2010년 9~10월 5만7180주, 2012년 3~6월 1만3997주씩 추가로 매도하며 자사주를 현금 창출의 용도로 활용했다. 이후로는 증자에 따른 단수주 인수를 제외하면 자사주 관련 거래나 계약이 전무했다. 즉 세아제강지주는 2004년 이후 19년째 자사주를 매입하지 않고 있으며 소각을 통해 주주들에 실질적으로 환원한 사례도 없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적은 현금 보유량, 오너 지분승계도 아직 남아

분할 이전의 세아제강이 자사주 활용에 미온적이었다면 분할 이후의 세아제강지주는 자사주 활용의 여력이 많지 않다고 볼 수 있다.

분할 직후인 2018년 3분기 말 기준으로 세아제강지주는 570억원의 유동자산을 들고 있었으나 이는 기존 세아제강이 보유한 매출채권 및 기타채권 중 428억원 규모가 분할비율대로 세아제강지주에 남았기 때문이다. 당시 현금 및 현금성자산 보유량은 91억원에 불과했다.

지주사 경영이 안정화하면서 각종 채권의 보유량이나 현금 소요 역시 줄었다. 세아제강지주는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현금 및 현금성자산 보유량이 10억원에 불과하다. 유동자산총계 역시 88억원에 그친다. 필요최저한의 유동자산만을 보유하며 자회사들로부터 수취하는 현금을 다시 배당에 투입하는 형태로 재무가 운용되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아직 오너 지분승계가 마무리되지 않은 만큼 세아제강지주가 자사주 매입 뒤 소각을 통해 1주의 가치를 높이는 것보다는 배당을 통해 주주들에 현금을 환원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세아그룹의 양대 지주사 체제에서 세아제강지주는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으로부터 아들인 이주성 세아제강지주 대표이사 사장으로의 승계가 진행 중이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이 회장이 세아제강지주 보통주 12.56%를, 이 사장이 21.63%주를 각각 들고 있다. 이 사장으로서는 이 회장의 남은 주식을 넘겨받는 과정에서 현금이 필요하게 될 수밖에 없다.

장기적으로는 가족회사 에이팩인베스터스 역시 현금 소요처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에이팩인베스터스는 세아제강지주 지분 22.82%를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로 이 회장이 지분 78.02%를 들고 있으며 이 회장의 아내인 김혜영씨가 0.9%를, 이 회장의 딸 이주현씨가 0.96%를, 이 사장이 20.12%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이 사장으로서는 에이팩인베스터스에 의한 '옥상옥' 지분구조를 해소하거나 이 회장이 보유한 에이팩인베스터스의 지분을 물려받는 과정에서 현금이 필요해질 수밖에 없다. 세아제강지주의 배당이 요긴한 자금줄인 셈이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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