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0

'순현금기조' DL건설, 회사채 상환…부채비율 관리

올들어 총차입금 늘고 부채비율 상승, 신용등급은 이상무

안정문 기자  2023-09-07 15:43:17
DL건설이 회사채를 현금상환한다. 올해 들어 늘어나고 있는 부채비율을 관리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7일 DL건설에 따르면 8일 만기 도래하는 2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상환한다. 상반기 DL건설의 현금및현금성자산 규모가 5743억원이라는 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환여력은 충분해 보인다.

DL건설은 무차입경영기조를 유지하기 위해 차입금 조절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2014년 이후 보유 현금이 차입금을 넘어서는 실질적 무차입 기조를 이어가고 있긴 하지만 순차입금의 상승세는 가파르다.

지난해 2108억원이던 총차입금 규모는 1분기 2247억원, 상반기 2985억원까지 늘었다.
다만 현금 및 현금성 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의 합계가 규모는 지난해 6313억원에서 상반기 6515억원으로 늘었다. 이 영향으로 순차입금 규모는 지난해 -4251억원에서 1분기 -3403억원으로 늘었다 상반기 -3543억원으로 다시 낮아졌다.


부채 규모 역시 상승세다. 2022년 7481억원이던 부채는 상반기 8608억원으로 15.1%(1127억원) 늘었다. 상반기 기준 DL건설의 부채와 자본 격차는 1590억원까지 줄었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은 2022년 74.9에서 올 1분기 81.4%, 상반기 84.4%로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DL건설 관계자는 "8일 만기도래하는 회사채는 상환 예정"이라며 "현재로서는 올해 추가로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무차입 기조와 부채비율 관리는 DL건설의 신용등급과도 관련있다. 한국기업평가는 DL건설의 신용등급 하향 변동요인으로 무차입 구조 훼손과 부채비율 100% 초과를 들었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공사대금 청구 시점 같은 것들이 다 각각 다르다 보니 분기말로 끊었을 때 운전자금 부담으로 순차이금이 움직이는 경우가 있기도 하다"며 "DL건설의 부채비율이 오르긴 했지만 여전히 재무안정성은 피어그룹 대비 상당히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싸늘한 건설채 투심 의식했단 시선도

일각에서는 건설사가 회사채 시장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상황이 부담스러웠을 수 있다고 바라본다. SK에코플랜트, 현대건설이 공모 회사채 시장에서 수요예측흥행 이끌긴 했지만 아직 건설채 투심 좋아졌다 보긴 힘들다는 것이다.

SK에코플랜트는 7월20일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모집금액 1000억원의 4배를 뛰어넘는 4350억원의 자금을 모았다. 현대건설은 8월28일 1200억원을 모집하기 위한 수요예측에서 3550억원의 주문을 받았다.

IB업계 관계자는 "현대건설은 현대차그룹이라는 든든한 지원군을 등에 업었고 SK에코플랜트는 순수 건설사로 평가하기에는 어려운 면이 있기 때문에 두 건설사의 공모채 수요예측 흥행이 건설채 시장에 훈풍을 불러왔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실제 대형 건설사이자 DL건설보다 한노치 높은 등급(A, 안정적)을 보유한 대우건설도 8월29일 2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사모방식으로 발행했다. 1.5년물로 발행된 이 사모채의 발행금리는 7.1%에 달했다.

건설사의 공모채는 지난해 말 레고랜드 사태 이후 계속 수요예측에서 좋지 못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12월 계열사 롯데케미칼의 지급보증에 따라 AA+ 신용등급으로 2500억원 공모채 수요예측을 진행했지만 1600억원의 매수 주문만 받았다.

신용등급 'A, 부정적'의 한국토지신탁은 5월 500억원 공모채 발행 수요예측에서 260억원의 주문만 확보했다. 'A-, 안정적'의 KCC건설은 4월 진행한 900억원의 공모채 발행 수요예측에서 130억원만 주문을 받았다. 'A, 안정적' 신세계건설은 3월 진행한 800억원 규모의 공모채 발행 수요예측에서 100억원의 주문만 받는 데 그쳤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