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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디스커버리그룹 다시보기

그룹 신재생 중심 꿈꾸는 '막내' 에코그린

⑤SK디앤디, 지분구조 변화 속 태양광부터 차곡차곡 쌓은 에너지 포트폴리오

김동현 기자  2023-10-16 15:55:39

편집자주

2017년 12월 SK그룹 내 별도의 지주사 체제로 출범한 SK디스커버리그룹. 순수 지주회사인 SK디스커버리가 신규 투자처를 발굴하며 자회사를 관리하는 역할을 전담한다면 산하의 사업 자회사는 각각의 개별 포트폴리오를 진화시켜 지금의 '그룹 내 그룹' 체제를 완성했다. 지난 6년 동안 화학·가스·바이오 등을 중심으로 체제를 안정화한 SK디스커버리그룹은 이제 신재생·친환경을 연결고리로 또 한번의 성장을 준비하고 있다. 더벨이 재도약의 밑바탕을 그리는 SK디스커버리그룹을 분석해 본다.
SK디스커버리그룹은 각 계열사가 그동안 영위하던 사업을 바탕으로 친환경·신재생 분야로 새로운 도약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SK케미칼(그린·리사이클링 소재), SK가스(발전·수소) 등 그룹의 굵직한 계열사가 추진하는 미래 사업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큰 주목을 받진 못했으나 2017년 그룹 출범 전부터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담당하던 계열사가 있다. 2000년대 초반 SK그룹 전반의 부동산개발 사업자로 이름을 알린 SK디앤디가 그 주인공이다. 2008년 태양광 발전을 시작으로 풍력, 에너지저장장치(ESS), 연료전지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한 상태다.

실적 변동성이 큰 부동산 개발을 에너지 사업으로 보완하던 SK디앤디는 이제 도시공간 개발과 에너지 사업이 혼재하던 사업부문을 분할한다. 이를 통해 존속법인 SK디앤디는 도시공간 중심의 사업 정체성을 명확히 하고 신재생에너지·ESS 사업이 주축이 돼 설립되는 에코그린은 SK디스커버리 아래로 독립해 그 성과를 지주사와 공유하게 된다.



◇변곡점마다 바뀐 지분구조

SK디앤디는 2004년 아페론이라는 사명으로 설립될 당시 실내건축공사 및 부동산개발을 주요 사업목적으로 갖고 있었다. 최창원 SK건설 부사장(현 SK디스커버리 부회장)과 안재현 아페론 대표(현 SK케미칼 사장)가 지분을 7대 3으로 나눠 보유했다.

부동산개발업이라는 본분에 맞게 SK그룹의 견본주택 신축공사나 개보수 공사 등의 물량을 공급하며 성장했다. 2007년에는 SK건설(현 SK에코플랜트)이 아페론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아예 최대주주(지분율 44.98%) 자리에 올랐고 최 부회장(38.76%)과 안 사장(11.24%)은 나란히 2~3대 주주 위치에 있었다. 지금의 SK디앤디라는 사명을 갖게 된 시기도 이때다.

변화는 사명과 주주 구성에서만 있지 않았다. 2008년 남원·신흥 태양광발전소를 준공하며 신재생에너지 발전 시장에 뛰어들어 사업구조에도 한차례 변화를 맞이했다. 기존 부동산개발 사업역량을 바탕으로 신재생에너지 발전 개발·운영 사업을 직접 담당하며 사업역량을 입증했고 이후 풍력(2015년 제주 가시리 풍력발전), ESS(2015년 SK케미칼 청주ESS), 연료전지(2021년 청주에코파크) 등으로 신재생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SK디앤디의 에너지 사업 역량은 이후 SK가스가 SK디앤디 지분을 취득하는 명분을 제공하기도 했다. 2014년 SK가스는 '발전사업 강화 및 사업시너지 제고'를 목적으로 SK디앤디 지분을 확보하며 최대주주 자리에 앉았다. 액화석유가스 수입사 SK가스가 2010년대 들어 가스화학 사업, 발전 등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는데 그룹 계열사 SK디앤디를 자회사로 편입해 에너지 분야에서 시너지를 강화하겠다는 목적이었다.

SK디앤디는 2017년 SK디스커버리그룹 출범 이후에도 SK가스 아래에 있다가 2021년 지주사 SK디스커버리가 보유 지분 전량을 인수하며 지금의 구조 아래 있게 됐다. 현재 SK디스커버리가 SK디앤디 지분 34.09%를 보유하고 있으며 내년에 신재생에너지 법인 에코그린의 인적분할이 완료되면 지주사 아래 SK디앤디와 에코그린이 나란히 서게 된다.



◇SK디스커버리 '자회사' 에코그린

그룹 내 위치가 변화하는 과정에서도 SK디앤디는 부동산개발업과 에너지 등 2개 분야를 주축으로 사업 확대에 속도를 냈다. 2015년 그룹 계열사 SK케미칼의 ESS 설비 운전을 개시한 뒤로 에너지 사업 내에서의 ESS 사업 규모가 점차 커지기 시작했고 2017년부터는 아예 별도 실적으로 분리해 기재하기 시작했다.

2017년 적자(-8억원)였던 ESS사업은 이듬해 바로 흑자(111억원)로 전환했고 2019년에는 전년 대비 2배 성장한 25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기도 했다. 이후 업황에 따라 수익성에 일부 변화가 있긴 했으나 올해 상반기까지 꾸준히 흑자를 내며 SK디앤디의 전체 에너지 사업을 뒷받침했다.

현재 SK디앤디의 에너지 사업은 총 3GW 규모의 파이프라인을 확보한 상태로 태양광과 풍력이 각각 1.2GW로 그 규모가 가장 크며 연료전지(0.4GW), ESS(0.2GW) 등이 뒤를 잇는다. 파이프라인 수치를 봤을 때 ESS 사업 규모가 작아보일 수 있으나 주요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의 경우 현재 대부분 개발 중이거나 착공 예정인 사업들이다.

내년 3월 예정대로 분할이 진행되면 신설법인 에코그린은 SK디앤디의 신재생에너지와 ESS 사업부문을 담당하는 그룹 막내 자리에 앉게 된다. 기존 SK디앤디 안에 감춰졌던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에코그린 설립으로 SK디스커버리 자회사로 끌어올려지며 이제 에너지 사업의 성과는 지주사로 바로 올라간다.

가장 늦게 설립된 법인이지만 이미 신재생에너지 및 ESS 분야에서 여러 포트폴리오를 구축했고 현재는 전력중개 사업 진출까지 선언하며 개발 중인 신재생에너지 발전과 전력중개 신사업까지 안착시켜야 하는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특히 전력중개업의 경우 영국계 신재생에너지 투자사 글렌몬트파트너스와 합작하는 사업으로, 올 상반기 합작사 설립을 완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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