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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디스커버리그룹 다시보기

다가오는 신사업 재발견 시기, '저평가' 이겨낼 무기

①2018년 재상장, 코로나 때 일시 급등…주가 동력원, 자회사 친환경 신사업

김동현 기자  2023-10-05 07:53:47

편집자주

2017년 12월 SK그룹 내 별도의 지주사 체제로 출범한 SK디스커버리그룹. 순수 지주회사인 SK디스커버리가 신규 투자처를 발굴하며 자회사를 관리하는 역할을 전담한다면 산하의 사업 자회사는 각각의 개별 포트폴리오를 진화시켜 지금의 '그룹 내 그룹' 체제를 완성했다. 지난 6년 동안 화학·가스·바이오 등을 중심으로 체제를 안정화한 SK디스커버리그룹은 이제 신재생·친환경을 연결고리로 또 한번의 성장을 준비하고 있다. 더벨이 재도약의 밑바탕을 그리는 SK디스커버리그룹을 분석해 본다.
SK디스커버리그룹의 지주사인 SK디스커버리는 1969년 설립된 선경합섬(현 SK케미칼)을 기업의 모태로 하고 있다. 화학·제약 사업을 영위하던 SK케미칼이 2017년 말 인적분할로 존속회사 SK디스커버리와 신설회사 SK케미칼로 나뉘며 지금의 지주사 체제를 출범시켰다.

출범 이후 SK건설(현 SK에코플랜트) 지분을 매각하며 SK㈜와의 지분관계를 정리했고 대신 SK케미칼·SK디앤디 지분 인수 등을 지속하며 체제 안정화에 시간을 쏟았다. 그결과 현재 SK케미칼·SK바이오사이언스(그린소재·백신), SK가스(LPG 유통), SK플라즈마(혈액제) 등을 중심으로 한 SK디스커버리그룹 체제를 완성했다.

이 사이 2018년 1월 재상장한 SK디스커버리는 순수 지주사라는 타이틀에 맞게 사업 자회사에 대한 기대감에 따라 주가가 움직이는 흐름을 보였다. 과거 SK디스커버리의 기업가치를 떠받치던 '백신 호재'가 걷힌 지금, 그룹 신사업의 가치가 재평가받을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코로나 시기 급등 이끈 '손자회사' SK바이오사이언스

SK디스커버리는 재상장한 첫날(2018년 1월5일)에 장중 상한가를 치며 시초가(5만2000원) 대비 6.73% 상승한 5만5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SK디스커버리그룹의 정점에 선 순수 지주회사라는 점에서 나쁘지 않은 출발이었다.

그러나 제한된 수익원과 그룹의 신사업 기대감이 동시에 반영되는 지주회사 특성상 시장의 관심을 오래 끌고 가긴 어려웠고 SK디스커버리 역시 지주사 디스카운트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태에서 주가는 속절없이 떨어졌다. 재상장 이듬해 7월 시초가의 절반 수준인 2만6000원대 아래로 주가가 떨어졌고 코로나19 침체기가 맞물린 2020년 3월에는 1만원대 후반까지 떨어지는 상황을 맞이했다.

이러한 시장 침체기 속에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계열사가 바로 SK바이오사이언스다. 2020년 8월 SK케미칼의 자회사 SK바이오사이언스가 당시 전세계를 덮친 코로나19 백신의 위탁개발생산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SK케미칼과 함께 SK디스커버리의 주가도 덩달아 급등했다.

2020년 8월7일 시초가 수준인 5만1700원까지 오른 SK디스커버리 주가는 그다음 거래일(8월10일)에 30% 가까이 오른 6만72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러한 급등세는 그주 내내 이어지며 8월14일에는 장중 9만원선을 넘기도 했다. SK디스커버리그룹이 출범하며 앞세운 바이오 신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빛을 발한 시기다.

다만 이듬해 3월 손자회사인 SK바이오사이언스가 상장하고 코로나19 확산세가 어느 정도 잡히기 시작하며 SK디스커버리의 주가도 상승분을 반납했고 지금은 최정점을 찍었던 시절의 절반 수준인 주당 4만원선을 오가고 있다. 계속되는 저평가 속에 SK디스커버리는 6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 중간배당 실시 및 배당금 사향 등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으며 시장의 관심을 되살리기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본업' 투자 포트폴리오 관리, 친환경으로 연결된 자회사 신사업

SK디스커버리의 주가가 시초가에도 못 미치고 있긴 하지만 최근 1년만 놓고 보면 추세 자체는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올해 1월 2만8900원까지 떨어졌던 주가가 꾸준히 상승하며 현재는 4만원선을 오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7월 자사주 매입·소각이라는 주주환원 정책이 발표되긴 했으나 이미 그전부터 상승세를 탄 상황이었다. 과거 주가를 끌어올린 손자회사 SK바이오사이언스가 엔데믹 국면 속에서 힘을 못 쓰고 있지만 자회사의 사업재편 작업이 지속되며 다시 한번 재평가받을 기회를 얻었다.

SK디스커버리의 연결 대상 상장 자회사로는 SK케미칼(6월 말 보유지분 40.9%)과 SK가스(72.2%) 등이 있고 지분법 대상 투자 자회사로는 SK디앤디(34.1%), 휴비스(25.5%) 등이 있다. 이중 SK케미칼, SK가스 등 화학·가스 자회사들은 각각 그린소재, 종합에너지(LPG·LNG·수소 발전) 등으로의 대대적인 사업재편 작업을 진행 중이며 SK디앤디 역시 인적분할을 통해 신재생에너지 사업회사(에코그린)를 출범할 예정이다.

그동안 화학·가스·바이오 중심이던 SK디스커버리의 포트폴리오가 이제는 그린소재·발전·신재생에너지 등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각각의 자회사가 담당한 신사업들이 결국 친환경을 고리로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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