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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NM, 피프스시즌 정상화…"콘텐츠사업 공격 확대"

피프스시즌, 분기 190억 영업흑자, 영화는 손실…티빙 MAU 1000만명 목표

고진영 기자  2024-02-07 15:59:03

편집자주

IR은 기업가치를 적정하게 평가받기 위해 펼치는 주요 경영 활동 중 하나다. 하지만 '의무'가 아닌 '선택'의 영역에 놓인 활동이라 기업과 최고재무책임자(CFO)에 따라 성과는 천차만별이다. 과거 실적을 돌아보는 데에서 그치는 기업이 있는 반면 시장 전망과 사업계획 등을 풍성하게 제공하는 곳도 있다. CFO와 애널리스트 사이 이견이 담긴 질의응답(Q&A)을 여과 없이 공개하는 상장사도 있다. THE CFO는 주요 기업들의 IR 활동을 추적해 공과를 짚어본다.
CJ ENM이 엔터테인먼트사업에서 분기 흑자를 기록했다. 그간 피프스시즌, 티빙 관련 손실이 이어지면서 수백억씩 적자를 봤지만 수익성이 개선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회사 측은 올해 지출을 줄이고 자산유동화를 추진하는 등 재무건전성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콘텐츠사업은 공격적 확장을 이어간다.

◇엔터테인먼트사업, 4분기 327억 영업흑자

7일 CJ ENM이 개최한 컨퍼런스콜에는 최고재무책임자(CFO)인 황득수 경영지원실장, 황상묵 재무담당 경영리 등이 메인 스피커로 나섰다. 지난해는 구창근 대표가 직접 CJ ENM의 전략적 경영목표를 설명했지만 올해는 참석하지 않았다.

CJ ENM은 2023년 4분기 매출 1조2596억원, 영업이익 587억원을 거뒀다.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4% 줄어든 반면 영업이익은 787.6% 늘었다. 분기 수익성은 개선됐으나 작년 상반기에 800억원을 넘는 적자를 봤기 때문에 연간 성적이 개선되진 못했다.

2023년 한 해 동안의 실적을 보면 매출은 4조3684억원을 기록, 전년보다 8.8%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46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당기순손익의 경우 4분기에 3996억원의 손실을 봤다. 다만 순손실이 난 것은 영업상 일회성 비용이 증가한 탓이고 분기 흐름을 보면 수익성이 나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엔터테인먼트사업의 흑자 전환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4분기 엔터테인먼트사업은 매출이 8839억원으로 18.7%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327억원을 기록해 플러스 전환했다. 미디어플랫폼 부문에서 TV광고가 부진했으나 티빙의 콘텐츠 판매가 증가한 덕분에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었다. 티빙은 올해 유료가입자 400만명을 돌파했다.

영화드라마 부문에선 피프스시즌(FIFTH SEASON)이 194억원의 영업이익 창출에 성공했다. 피프스시즌은 프리미엄 시리즈를 중심으로 연간 25편 이상을 제작, 유통해 성장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영화 쪽이 연이은 흥행 실패로 적자를 이어가면서 영화드라마 부문 전체는 53억원의 영업손실이 났다.


이밖에 음악 부문도 호조를 보였다.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 보이그룹 제로베이스(ZEROBASEONE)이 앨범판매와 콘서트를 확대한 덕을 봤다.

황 실장은 “티빙은 올해 광고 모델 도입 등 트래픽 확대를 기대하고 있고 MAU(월간활성이용자수) 1000만명 이상을 확보해 수익성 개선을 목표하고 있다"며 "음악의 경우 4월부터 신규그룹 데뷔를 예정하고 있으며 ANR과 매니지먼트 사업을 강화해 글로벌 매출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커머스사업은 엔터테인먼트 사업과 비교해 외형 유지에는 선전했으나 수익성 측면에선 부진했다. 4분기 커머스사업 매출은 37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3% 감소에 그쳤는데 영업이익은 260억원으로 24% 축소됐다. CJ ENM 측은 영업이익에서 일회성 요인을 제거할 경우 전년보다 45% 증가한 성적이라고 설명했다.

◇가이던스 비공개, 재무건전성 집중

올해 CJ ENM의 연간 IR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목표실적 달성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이다. CJ ENM은 CJ E&M과 CJ오쇼핑을 합쳐 2018년 7월 탄생, 합병 첫해부터 2022년까지 5년간 한해도 빠짐없이 가이던스를 발표해왔다. 하지만 지난해에 대해선 실적 전망치를 공개하지 않았다.

CJ ENM이 가이던스 비공개로 정책을 튼 데는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CJ ENM은 2022년 영업이익 목표를 애초 2700억원으로 제시했다가 연말을 앞둔 11월 1550억원으로 대폭 낮췄다. 실제로 그 해 영업이익이 1374억원에 그치면서 수정 목표치마저 채우지 못했다.

구창근 대표 제제로 전환하면서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사업부별 경영계획을 구축하기 시작한 것도 가이던스 공개 유예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CJ ENM은 작년 초부터 스스로 ‘중대 기로에 섰다’며 재무건전성 확보에 집중해왔다.

지난해엔 상반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2023년 사업별 중기 전략’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중 재무분야 전략을 'FCF 개선 및 자산유동화를 통한 재무건전성 강화'로 내세웠다. 이에 따라 2023년 8월 빌리프랩 지분 전략을 1471억원에 처분했고 그에 앞서 1분기에는 보유 중이던 삼성생명보험·엘지헬로비전 주식 전량과 에이스토리 지분 일부를 팔았다.

올해도 동일한 기조를 유지 중이다. 황 실장은 이번 컨콜에서 “2024년 CJ ENM은 본격적인 턴어라운드를 목표하고 있다”며 “핵심 자회사의 수익성을 강화하고 전사 이익의 턴어라운드를 시작으로 잉여현금흐름(FCF)를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비사업 투자자산에 대한 유동화 전략을 실행해 순차입금 축소 및 재무건전성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CJ ENM은 지난해부터 유동화를 고려했던 비영업자산들이 아직도 여럿 남아 있다는 설명이다. CAPEX(자본적지출) 투자의 경우 2022년부터 이미 최소화하고 있으며 올해도 같은 기조를 유지할 전망이다. 다만 콘텐츠사업에 대해선 외형 확대를 위한 투자가 불가피하다고 고수했다.

황상묵 재무담당은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투자가 수반될 수밖에 없고 그런 부분이 우리에겐 바로 콘텐츠"라며 "콘텐츠 투자가 문제되는 것은 제작한 작품이 정상적인 스케줄로 공개되지 않는 경우인데 작년부터 이런 콘텐츠 자산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에 현금흐름상 플러스를 유도하도록 강력하게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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