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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콜 Q&A 리뷰

CJ ENM, 티빙·피프스시즌 개선세 계속될까

"피프스시즌 가이던스 있나"…"하반기 티빙 BEP 달성목표, 공격적은 아닌지"

고진영 기자  2024-02-08 11:45:13

편집자주

컨퍼런스콜로 진행하는 기업설명회(IR)의 백미는 기업 관계자와 시장 관계자 사이에 오가는 질의응답(Q&A)이다. 투자자를 대변하는 시장의 관심이 무엇인지 드러나고 기업 입장에서 되도록 감추고 싶은 속살도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자사 홈페이지에 IR 자료와 음성파일을 올릴 때 Q&A 부분만 제외하는 기업이 적지 않다. THE CFO가 IR의 백미 Q&A를 살펴본다.
CJ ENM은 티빙과 피프스시즌 부진이 실적 개선의 발목을 잡아왔다. 그간 시장의 관심도 이 사업들의 적자 탈출 여부에 쏠렸다.

다만 지난해 4분기엔 수익성 개선 추세가 뚜렷했다. 미디어플랫폼부문과 피프스시즌 모두 분기 흑자 전환을 알렸다. 컨퍼런스콜에서도 긍정적 기조가 계속될 수 있을지를 두고 질문이 쏟아졌다.

◇티빙·피프스시즌, BEP 달성에 쏠린 관심

7일 진행된 CJ ENM 컨퍼런스콜은 황득수 경영지원실장, 황상묵 재무담당 경영리더 등이 실적 및 경영목표를 설명한 이후 각 질의응답(Q&A)이 이어지는 순으로 진행됐다. 각 사업부문 대표가 질문에 답했다.

Q&A 시간에 가장 먼저 나온 질문은 역시 티빙과 피프스시즌에 대한 전망이다. 대신증권 연구원은 “티빙의 유료가입자와 실적을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며 “웨이브와의 합병과 별개로 2024년 유료가입자 500만명 달성, 올해 하반기에 분기 기준 BEP(손익분기점) 도달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은 여전히 유효한지”를 물었다.

답변은 최주희 티빙 대표(사진)가 직접 했다. 최 대표는 “작년 12월 1일 가격 인상을 했는데도 콘텐츠 호재로 유료가입자가 계속 상승세”라며 “<운수 오진 날>이나 <이재, 곧 죽습니다> 등 오리지널 콘텐츠들의 질적 성장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티빙은 현재 유료가입자가 400만명을 넘긴 상태다. 최 대표는 “올 하반기에는 500만에 가까운 숫자를 충분히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콘텐츠 관련 정산 구조, 오리지널 콘텐츠의 효율성 향상 등을 고려할 때 하반기 중 BEP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피프스시즌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대신증권 연구원은 “4분기 피프스시즌이 영업이익 194억원을 달성했다고 했는데 공개된 작품 수는 몇편이었는지 궁금하다”며 “2024년 25편 이상을 공개 예정이라고 했으니 단순 계산으로 매분기 최소 BEP 이상은 가능할 것 같은데, 실적 가이던스가 있으면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이 질문에 대해선 스티브 정(Steve Chung) CJ ENM 글로벌사업본부장(사진)이 부연에 나섰다. 그는 “4분기 피프스시즌은 TV쇼, 영화, 다큐멘터리 등 4개 작품을 공개했다”며 “배우 파업이 끝나면서 정상화를 시작하는 분위기였으며 좋은 실적이었다”고 낙관했다.

다만 2024년 연간 가이던스나 분기별 BEP 달성 여부에 대해선 구체적 전망이 어렵다고 봤다. 작품 공개 시기가 분기 초 또는 말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분기보다 연간으로 BEP를 보는게 제작시스템에 적합하다는 이유에서다.

정 본부장은 “지난해 많이 밀렸던 작품들이 2024년 딜리버리될 예정”이라며 “올해 25편을 공개할 예정인데, 업계상황이 혼란스럽고 변화가 있지만 프리미엄 콘텐츠에 집중하고, 특히 수익성에 신경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TV 쪽 제작뿐 아니라 유통사업, 영화 쪽으로도 더 대중적인 작품들을 공개하면서 피프스시즌의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엄격한 비용관리 등으로 2024년 더 좋은 결과를 공유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며 말을 맺었다.


◇티빙 KBO 중계, 광고요금제 효과는

티빙이 시작한 광고요금제에 대해서도 관심이 상당했다. 하나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회사들의 경우 OTT 광고요금제에 좋은 반응들이 있는데 티빙은 광고요금제 효과를 얼마나 기대하는지 궁금하다”며 “KBO(한국프로야구) 중계권 관련해선 조금 오버페이를 한 것 같은데 이를 포함해도 티빙의 연간 제작비가 과거 수준과 똑같이 유지될지”에 대해 질문했다.

이에 대해 CJ ENM 측은 중계권 계약비용을 포함해도 2024년 연간 콘텐츠 제작비는 피프스시즌을 제외하고 8500억원정도라고 설명했다.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 중심으로 1500억원 안팎, 드라마 무형자산 상각비와 예능 비용 기준으로 5500억원 안팎, 논캡티브(non-captive)가 1500억원 안팎 등이다.

또 최주희 대표는 “광고 요금제가 3월 시작하면 이 시점에 맞춰서 프로야구 KBO 독점 중개가 시작되기 때문에 광고사업에 굉장히 호재라고 생각한다”며 “보수적으로 봐도 가입자 전체의 20~30%를 광고요금제가 차지하면서 매출이 대략 10% 정도는 상승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견한다”고 덧붙였다.

티빙의 BEP 달성이 가능할지에 대한 회의적 시선도 물론 나왔다. KB증권 연구원은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의 경우 시청수랑 연동이 되는 것으로 알고, 그렇다면 변동비라고 여겨진다”며 “따라서 유료가입자가 500만명이 된다고 해도 BEP 달성이 가능하다는 것은 약간 공격적인 목표치가 아닌가”를 물었다. 콘텐츠 계약 구조 효율화에 대한 구체적 설명도 요청했다.

티빙 <이재, 곧 죽습니다>

최 대표는 “오리지널 콘텐츠는 1년에 15~20편을 만들고 있고 가입자가 더 들어온다고 해서 30편, 40편씩 늘어나는 게 아니기 때문에 고정비성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콘텐츠 계약 효율화의의 경우 오리지널 콘텐츠의 지식재산권(IP) 활용을 확장하는 방식 등을 예로 들었다.

앞서 티빙은 국내 OTT 서비스 최초로 광고형요금제(AVOD)를 도입했다. 수익성 개선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 다각화로 해석된다. 올해 <환승연애 3>, <2024 KBO 시리즈> 등 콘텐츠 라인업을 강화하고 광고 요금제를 통해 가입자와 트래픽을 극대화 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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