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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퓨처넷의 현금성자산 '부풀리기' 전략

IR서 비유동기타금융자산 현금성자산에 포함…무차입에 부채비율 2.9%로 재무건전성 양호

박서빈 기자  2024-02-23 08:30:31

편집자주

IR은 기업가치를 적정하게 평가받기 위해 펼치는 주요 경영 활동 중 하나다. 하지만 '의무'가 아닌 '선택'의 영역에 놓인 활동이라 기업과 최고재무책임자(CFO)에 따라 성과는 천차만별이다. 과거 실적을 돌아보는 데에서 그치는 기업이 있는 반면 시장 전망과 사업계획 등을 풍성하게 제공하는 곳도 있다. CFO와 애널리스트 사이 이견이 담긴 질의응답(Q&A)을 여과 없이 공개하는 상장사도 있다. THE CFO는 주요 기업들의 IR 활동을 추적해 공과를 짚어본다.
현대퓨처넷이 IR에서 공개한 현금성자산은 6155억원이다. 하지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템 다트(DART)에 공시된 보고서를 토대로 추산한 현금성자산은 4609억원에 그친다.

1546억원이란 금액 차이는 비유동기타금융자산에서 나타났다. 통상적으로 현금성자산으로 포함하지 않는 비유동기타금융자산을 포함해 현금성자산의 몸집을 늘렸다.

현대퓨처넷에서 현금성자산은 중요한 수치 중 하나다. 유망 신사업 발굴로 기업 가치 제고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현금성자산이 넉넉하다는 건 투자재원이 충분하다는 뜻으로, 디지털 에듀케이션과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가 현대퓨처넷의 신성장동력이다.

현대퓨처넷 2023년 3분기 IR 자료

현대퓨처넷의 IR 자료에 따르면 작년 9월 말 별도 기준 현대퓨처넷이 보유하고 있는 순현금은 약 6155억원이다. 무차입금과 부채비율 2.9%로 재무건전성이 우수하다. 현대퓨처넷은 무차입을 유지하며 연 200억~300억 내외의 소규모의 자본적지출(CAPEX)을 보여 매해 잉여현금을 쌓고 있다.

현금성자산은 현금과 비슷한 수준의 환금성을 보유하고 있는 자산을 말한다. 투자나 다른 목적이 아닌 단기 현금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유한다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DART 공시를 토대로 추산한 현대퓨처넷의 현금성자산은 작년 9월 말 별도 기준 4609억원이다. 유동자산인 현금및현금성자산 144억원과 기타금융자산 4465억원을 더한 금액다. 한국기업평가 역시 같은 기간 현대퓨처넷의 현금성자산을 4609억원으로 봤다.


그렇다면 IR 숫자는 어떻게 나온 수치일까. 현대퓨처넷은 비유동금융기타자산을 포함한 액수를 현금성자산으로 보았다. 같은 기간 비유동기타금융자산은 별도 기준 1661억원으로 투자상품 1545억원, 수익증권 115억원, 당좌개설보증금 500만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현대퓨처넷 관계자는 "머니마켓랩(MMW)와 같이 중도 해지가 가능한 상품을 K-IFRS에서는 현금성자산으로 인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유동기타금융자산으로 분류된 자산도 현금성자산에 포함했다는 뜻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K-IFRS의 현금성자산 기준에 따르면 투자자산이 현금으로 분류되기 위해서는 △확정된 금액이 현금으로 전환이 용이하고 △가치변동의 위험이 경미해야 한다는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만기가 단기에 도래한 경우에만 현금성자산으로 분류할 수 있다. 취득일로부터 만기일이 3개월 이내인 경우를 예로 들 수 있다.

이러한 조건을 바탕으로 해석하면 비유동기타금융자산은 원칙적으로 현금성자산으로 분류할 수 없다. 비유동기타금융자산이란 만기가 1년 이상인 자산이기 때문이다.

금감원도 MMW는 구성자산을 직접 보유한 것으로 보고 구성자산 중 현금성자산의 정의를 충족한 자산만 현금성자산으로 분류하고 그 외는 금융자산으로 보아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MMW는 증권사가 기업 등과 1대1 일임계약을 맺고 운용하는 투자상품을 말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MMW의 상품 구성을 보아야겠지만 회계법인 감사를 받은 공시 자료에서 비유동기타금융자산으로 분류한 자산이라면 현금성자산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며 "해지 가능 상품이라고 하더라도 자산으로 분류되기 위해서는 만기까지 보유했을 때 가치와 중도 해지시 가치가 얼마나 차이나는지도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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