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그룹은 지주사 전환 이후 현대백화점·현대그린푸드·현대홈쇼핑의 지분 확대로 자산 및 순이익은 확대됐지만 여전히 저평가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주사 현대지에프홀딩스를 비롯해 그룹의 두 축인 현대백화점과 현대홈쇼핑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은 0.3배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단일 지주사 체제의 지배구조를 다지고 있는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지주사 할인율을 개선하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 배당 수익 외의 임대·상표권 수익 등을 확보해 투자 요인을 늘리고 구체적인 주주환원 행보를 이어가면서 저평가 탈출에 힘쓸 방침이다.
◇지주사 전환 이후 저평가, 홀딩스 PBR '0.23배' 더벨 SR(서치앤리서치)본부가 코스피 상장사 808곳과 코스닥 상장사 1675곳 등 합계 2483곳 상장사를 전수조사한 결과, 지난해 말 연결 기준 PBR이 0.3배 미만인 곳은 총 225곳으로 집계됐다. 이 중 현대백화점그룹 상장사 13곳 중 4곳이 저PBR 종목에 포함됐다.
현대지에프홀딩스의 2024년 PBR은 0.23배에 그쳤다. 2023년부터 지주사 체제 전환을 추진해 왔다. 이를 통해 우량 계열사인 현대백화점·현대홈쇼핑·현대그린푸드 지분을 취득했고 지주사 할인 영향 등으로 저평가를 벗어나기 어려웠다.
2022년까지만 해도 PBR 0.32배를 기록했던 현대지에프홀딩스 PBR은 2023년 0.21배, 2024년 0.23배로 0.3배를 밑돌았다. 지주사는 사업을 직접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자회사 지분을 보유하는 형태인 만큼 사업회사보다 낮은 가치로 평가받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지주사 할인'은 물론 자회사도 저평가에서 자유롭지 않다. 지주사 체제로 전환되면 중복상장 등 가치가 이중으로 계산되는 '더블 카운팅' 이슈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우량계열사인 현대백화점과 현대홈쇼핑의 2024년 PBR은 각각 0.23배, 0.24배를 기록했다. 패션 계열사인 한섬의 PBR도 0.22배에 그쳤다.
현대백화점과 현대홈쇼핑의 PBR은 지주사 전환을 기점으로 보유 자산 가치보다 시장이 바라보는 눈높이가 낮아지기 시작했다. 현대홈쇼핑의 2022년 PBR은 0.32배, 현대백화점은 0.28배였다. 2023년 초 현대백화점 인적 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전환이 무산되면서 주가가 요동친 영향이다.
이후 현대지에프홀딩스를 출범시켜 지주사 전환을 마친 현대백화점그룹은 PBR을 끌어올리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 2024년 말 그룹 차원에서 밸류업 정책을 발표한데 이어 올해 보다 구체적인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제시했다.
◇NAV 할인율 '46.9%', 개선 위한 추가 수익 마련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순자산가치(NAV) 확대를 통한 기업가치 제고에 초점을 맞췄다. 현대지에프홀딩스의 5월 8일 기준 시가총액은 8762억원, NAV는 1조6495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른 현대지에프홀딩스의 할인율은 46.9%에 달했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자회사 지분과 자사주를 추가로 매입해 지분을 확대할 방침이다. 자회사를 활용해 지배력을 늘리고 할인율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다. 이달 현대백화점 자기주식 1.5% 취득을 결정했고 오는 6월에도 현대홈쇼핑 지분 7.4%를 직접 취득한다.
배당 수익 외 수입도 늘린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장부가액 200억원 규모의 압구정 3구역 부지 재건축을 통한 임대 수입과 상표권 개발을 통해 중장기 신규 수익원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추가 수익으로 지주사 할인율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향후 5년 안에 시가총액 1조3000억원, NAV 2조6000억원 달성을 목표치로 제시했다.
그룹 차원에서도 주요 자회사들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하며 저평가 탈출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해 말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 등은 2025년부터 최소 100억원 이상의 중간배당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의 PBR 목표는 각각 0.4배, 0.8배 이상이다.
이달 현대퓨처넷과 현대이지웰도 기업가치제 제고 계획에 동참했다. 각각 올해 자사주 1%와 자사주 3%를 즉시 매입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