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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 '영업활동 급증' 가격인상 철회 요인됐나

대두유 등 지난해 대비 매입단가 '하락', 현금성자산 '2410억→4389억' 증가

김선호 기자  2023-11-29 15:04:24

편집자주

기업의 안정성을 보는 잣대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현금'이다. 현금창출능력이 뛰어나고 현금흐름이 양호한 기업은 우량기업의 보증수표다. 더벨은 현금이란 키워드로 기업의 재무상황을 되짚어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오뚜기가 원부자재 가격부담으로 제품 가격을 인상하고자 했던 계획을 최근 철회했다. 정부의 물가안정 기조와 민생 안정에 동참한다는 입장이지만 급증하는 영업활동 현금흐름으로 재무건전성을 제고시키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오뚜기는 27일 입장문을 통해 "다음달 1일부터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카레와 케첩 등 제품 24종 가격을 올릴 예정이었지만 이를 철회하기로 했다"며 "정부의 물가안정 기조 속에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민생 안정에 동참하고자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오뚜기가 인식하고 있는 주요 원재료는 대두유, 설탕, 주정, 물엿, 팜유다. 이를 가공해 건조식품·양념소스·유지·면제품·농수산 가공품류 등을 생산·판매하는 사업구조다. 주요 제품의 가격은 원재료 부담으로 지난해부터 상승 추세를 보였다.

주요 제품의 가격은 소스가 Kg당 2021년 2897원, 2022년 2991원, 3561원으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드레싱은 5849원, 6107원, 7182원, 분말제품은 1만5869원, 1만7151원, 1만7432원으로 각각 인상됐다. 여기에 오뚜기는 편의점 가격도 인상하고자 했던 셈이다.


다만 원재료의 가격은 올해부터 낮아지고 있는 추세를 보였다. 구체적으로 올해 3분기 누적 평균매입단가는 수입 대두유는 톤당 1298달러로 지난해에 비해 20.8% 낮아졌다. 설탕은 Kg당 11.3% 높아진 1033원을 기록했지만 주정, 물엿, 팜유도 각각 단가가 낮아졌다.

이와 함께 오뚜기의 올해 3분기 누적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3% 증가한 2조6197억원을 기록하면서 영업이익도 덩달아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129억원으로 41% 늘어났다. 영업이익률도 6.4%에서 8.1%로 높아졌다.

이러한 실적 개선은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202.5% 증가한 3460억원이 유입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와 함께 금융자산의 처분 등으로 투자활동 현금흐름으로도 10억원이 유입됐다. 지난해 3분기에 투자활동 현금흐름으로 995억원을 유출한 것과는 다른 기조다.

영업활동과 투자활동 현금흐름으로 유입된 자금을 기반으로 차입금을 상환하면서 재무활동 현금흐름은 마이너스(-) 1510억원을 기록했다. 자세히는 단기차입금 상환에 5891억원, 유동성 장기차입금 상환에 747억원 등을 활용했다.

더불어 재무활동으로 유출된 규모보다 영업과 재무활동으로 유입된 자금이 더 컸기 때문에 현금및현금성자산은 지난해 말 2410억원에서 4389억원으로 증가할 수 있었다. 전반적으로 영업활동 현금흐름으로 유입되는 자금이 급증하면서 현금곳간이 풍부해지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실적 개선과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개선되는 가운데 정부의 물가안정 기조에 동참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오뚜기에서는 실질적인 원재료 부담 등을 고려했을 때는 제품가를 인상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민생 안정에 동참한다는 의지가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해외사업 호조와 경영효율화 등을 통해 실적을 개선한 것으로 원재료 가격부담은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며 "원가 부담을 고려할 때 제품 가격을 인상해야하지만 정부의 물가안정 기조에 따라 편의점 제품 가격 인상을 철회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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