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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콜 Q&A 리뷰

하나금융, CET1 목표치 '13%' 달성하자 이목집중

연중 12%대 머물다 반전, 주주환원 확대 기대감…하나증권 IB 부실 우려도 제기

최필우 기자  2024-01-31 17:41:32

편집자주

컨퍼런스콜로 진행하는 기업설명회(IR)의 백미는 기업 관계자와 시장 관계자 사이에 오가는 질의응답(Q&A)이다. 투자자를 대변하는 시장의 관심이 무엇인지 드러나고 기업 입장에서 되도록 감추고 싶은 속살도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자사 홈페이지에 IR 자료와 음성파일을 올릴 때 Q&A 부분만 제외하는 기업이 적지 않다. THE CFO가 IR의 백미 Q&A를 살펴본다.
하나금융이 기업설명회(IR)를 통해 시장의 기대를 뛰어 넘는 보통주자본(CET1)비율 달성을 알렸다. 지난해 줄곧 12%대에 머물렀으나 연말이 되면서 목표치인 13~13.5% 구간 진입에 성공했다. CET1비율 개선으로 주주환원 정책 확대 기대감이 조성되며 관련 질문이 나왔다.

계열사 하나증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반영된 질문도 있었다. 하나증권이 PF와 IB 투자자산 관련 충당금을 대규모로 적립하면서 그룹 순이익 하락 요인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RWA 축소 노력 효과…우호적 환율 환경도 한몫

31일 하나금융이 진행한 '2023년 경영실적'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CET1비율은 13.22%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말 13.16%를 6bp 웃도는 비율이다.

CET1비율은 금융주 투자자 사이에서 가장 큰 관심사로 꼽힌다. CET1비율에 따라 주주환원 정책 규모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CET1비율이 높을수록 자본력을 충분히 쌓았다고 보고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를 키울 수 있다.

하나금융은 2022년 말 CET1비율 13.16%를 기록하면서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을 공개한 바 있다. CET1비율이 13~13.5% 구간 내에 있으면 자본비율이 적정 수준에서 관리되고 있다고 보고 환원 규모를 키워나가겠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이 집중했던 배당 정책 뿐만 아니라 자사주 소각 확대도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정책 발표 이후인 2023년 1분기 12.83%, 2분기 12.81%, 3분기 12.75%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세 분기 연속으로 CET1비율이 하락한 셈이다. 공세적인 대출 영업으로 위험가중자산(RWA)이 늘어나 CET1비율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다.

하나금융은 4분기 RWA를 적극적으로 관리하면서 CET1비율 반전을 이끌어냈다. 연간 기준으로 RWA로 인한 CET1비율 하락폭을 1.09%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1~3분기 공격적인 영업에 나선 데 이어 4분기에는 숨고르기를 하면서 주주환원 여력을 마련했다.

기대 이상의 CET1비율을 확인한 애널리스트들은 주주환원 확대 여부에 대해 질문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CET1비율이 잘 관리됐는데 2024년에도 주주환원 정책이 확대될 수 있는지 궁금하다"라고 질의했다.

박종무 하나금융 CFO는 "상반기 자산 성장에 집중하다보니 주주분들이 연말 주주환원 정책에 우려가 있었다"며 "전사적으로 RWA 관리를 잘해 목표 비율인 13%에 도달할 수 있었고 주주 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주주환원 정책 이행이 필요하다고 경영진과 이사진에서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지난해 4분기 달러 환율이 하락한 것도 CET1비율 상승에 보탬이 됐다. 하나은행은 옛 외환은행 인수로 환율에 의한 자본비율 영향이 큰 편이다. 원화 강세로 CET1비율이 13bp 가량 상승했다.


◇PF 익스포저와 충당금 내용 질의…주주 마음 달래기 주력

CET1비율 개선이 주주환원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이었다면 하나증권의 실적 부진은 우려를 키웠다. 하나증권은 하나금융의 핵심 계열사이지만 지난해 연간 순손실 2708억원을 기록했다. 부동산 PF와 IB 투자자산 부실 우려로 충당금을 대거 적립하면서 손실폭을 키웠다. 하나증권 IB 자산에 대한 대손충당금은 1204억원 규모다.

한 애널리스트는 "하나증권 IB 자산과 관련해 충당금이 전입됐는데 자회사별로 보유하고 있는 PF 익스포저와 허그의 공사 보증 비율, 충당금 비율이 궁금하다"고 질의했다.

하나금융은 PF 관련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 주력했다. 본PF에 대해 5%, 브릿지론에 대해 6% 수준으로 충당금 적립률을 관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강재신 하나금융 CRO는 "부실화 정도에 따라 적절하게 충당금을 적립하고 있고 언급되고 있는 부실 사업장에 대한 추가 적립 규모는 면밀하게 검토를 하고 있다"며 "보수적인 관점에서 충당금을 적립해 나가겠다"고 답변했다.

하나증권의 올해 실적 전망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한 애널리스트는 "2024년 하나증권 전망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질문했다.

하나금융은 이번 충당금 적립이 보수적인 관점에서 이뤄졌고 충당금 규모를 키운 일회성 요인도 있다고 강조했다. 수년간 1조원 가량을 충당금 적립에 쓴 만큼 올해는 하나증권 턴어라운드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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