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0

바이오텍 유증·메자닌 승부수

샤페론, 아토피치료제 '누겔' 성과 총력 '상장 첫 유증'

360억 규모 일반공모 유상증자, 신주 발행 지분 희석 불가피

한태희 기자  2024-04-15 16:04:48

편집자주

투자 유치는 곧 기업의 능력이다. 특히 뚜렷한 매출원 없이 막대한 자금을 연구개발(R&D)에 쏟는 바이오 기업에 있어 자금 확보는 '생명줄'과도 같다. 다만 투자금 규모에 따라 기업의 지배구조는 물론 기존 주주의 주식 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 자금 조달 목적 및 투자 조건 등을 면밀히 살펴야 하는 이유다. 펀딩난 속 자금을 조달한 기업과 이들의 전략을 짚어본다.
상장 3년 차에 접어든 샤페론이 IPO 당시 약속한 흑자 전환 시점이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아토피 치료제 누겔의 글로벌 기술이전만이 답이다. 최근 연구개발비 확보 차원에서 상장 후 첫 유상증자를 결정한 것도 이에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서다.

◇유증 발표 후 주가 급락, 신주 발행 전체의 57.1%

샤페론은 최근 이사회를 통해 360억원 규모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의결했다. 청약기간은 오는 6월 10일부터 11일까지다. 주금납입은 6월 13일이고 신주 상장예정일은 6월 27일이다. 대표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눈에 띄는 건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하는 신주 규모다. 총 1318만2000주로 기존 주식수의 57.1%에 달한다. 유상증자 후 발행 주식수가 크게 늘어나는 만큼 기존 주주 가치 희석이 불가피하다.


유증 발표 후 15일 주가는 전일 대비 8.15% 급락했다. 종가 기준으로는 2650원으로 예정 발행가액인 2655원보다 낮다. 주가 하락세가 지속된다면 유상증자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확정발행가액은 청약일전 과거 제3거래일부터 제5거래일까지 가중산술평균주가를 기준으로 할인율 25%를 적용해 계상한다.

◇아토피 치료제 '누겔' 임상 2상 종료 후 기술이전 집중

2008년 설립된 샤페론은 염증복합체 억제제 합성신약 파이프라인과 나노바디 항체 치료제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2021년 기술성평가 통과 후 이듬해 코스닥에 기술특례상장했다. 최대주주는 19.9% 지분을 보유한 성승용 대표이사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임상개발비와 운영비로 활용한다. 360억원 중 226억원을 임상시험 비용으로 쓴다. 이외 연구재료비로 42억원, 급여와 지급수수료 등 판관비로 82억원을 집행한다.

출처=샤페론.

가장 주목되는 파이프라인은 아토피 치료제 누겔이다. 3년에 걸쳐 98억원을 집행한다. 작년 9월 미국 FDA로부터 임상 2상 IND 승인을 받았다. 3월부터 환자 모집을 시작해 내년 말 임상 종료 후 글로벌 기술이전을 추진할 계획이다.

나노바디 이중항체 플랫폼 파필리시맙 개발에도 힘쓴다. PD-L1 면역 치료제로 치료가 어려운 환자들에게 사용 가능한 PD-L1과 CD47 타깃 단일도메인 이중항체로 개발 중이다. 3년간 124억원을 투입할 계획으로 아직 전임상 단계에 있다.

알츠하이머 치료제 누세린은 국내 임상 1상 진행 중이다. 2021년 3월 국전약품에 국내 판권을 기술이전했다. 이외에도 누세핀의 특발성 폐섬유증 부문을 2022년 4월 브릿지바이오에 총 300억원에 기술이전한 바 있다.

샤페론이 상장 당시 흑자전환 시점으로 전망한 시기는 2025년이다.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매출 493억원, 영업이익 321억원을 예상했다. 주요 파이프라인의 기술이전 실적을 기대한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아직 갈 길은 멀다. 작년 매출은 2억원, 영업손실은 132억원이다. 연구개발 지속과 기술이전 성과를 위해 자금 조달이 필요했던 상황으로 분석된다. 2023년 샤페론의 연구개발비는 121억원인 반면 작년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192억원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