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0

Board Index네이버

발빠른 인권경영실 '신설'…현황 공개는 미흡

[윤리성]⑦직장내 괴롭힘 사건 이후 이사회 전면 쇄신…소위원회 현황 공시는 일부만

박서빈 기자  2024-04-19 07:35:27

편집자주

이사회는 기업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이자 동시에 최고 감시감독기구다. 기업의 운명을 가르는 결정이 이사회에서 이뤄지고 이에 대한 책임도 이사회가 진다. 기업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주주와 임직원, 정부, 시민사회 등 한 기업을 둘러싼 모든 이해관계자가 이사회에 높은 독립성과 전문성, 투명성, 윤리성 등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이유다. THE CFO가 이사회의 A부터 Z까지 샅샅이 살펴본다.
이사회의 역할 중 하나는 건강한 조직 관리다. 관련 법에 대한 준수 의무를 감시하는 것은 물론이고 직장내 윤리 이슈에 대한 감독 기능도 있다.

하지만 모든 일탈행위를 이사회에서 사전에 걸러낼 수는 없는 일이다. 윤리 및 위법 이슈가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충분하게 관련 후속 조치를 이행하도록 시스템을 갖추는 게 이사회의 역할이다.

2021년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이 발생한 네이버의 경우 후속 조치에선 이사회가 충분한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평가된다. 대표이사(CEO) 교체와 함께 이사회 절반이 바뀌었으며, 이사회 직속으로 인권전담조직인 인권경영실까지 세웠다. 다만 인권전담조직을 뒷받침하는 이사회 소위원회의 활동에 대한 정보 공개는 일부만 이뤄져 미흡한 상태다.

◇대표이사 포함 이사회 절반 교체

네이버는 2021년 5월 직장 내 괴롭힘 사건으로 한 직원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서 폐쇄적이고 수직적인 내부 조직문화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에 따라 네이버는 인적 쇄신을 통한 윤리 경영에 방점을 찍었다.

대표적인 후속 조치는 이사회 재단장이었다. 네이버는 2022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최수연 대표와 선임과 함께 당시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CCO)였던 채선주 대외·ESG정책 대표를 사내이사로, 노혁준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전임 사내이사였던 최인혁 전 COO의 경우 2021년 6월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으며, 한성숙 전 대표는 최 대표 선임과 함께 자연스레 이사회에서 물러났다.

채 부사장은 네이버 창업 초창기인 2000년부터 네이버 홍보 업무를 맡고, 인재개발실장·최고소통책임자를 거쳐 인사·홍보·대관 등 경영지원 부서를 총괄한 인물이다. 노 이사는 서울대학교 법학 박사, 서울지방법원남부지원판사 등을 역임한 법조계 사람이다.


◇인권경영실 신설…소위원회 활동 공개는 '아쉬움'

조직 면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2022년 6월에 신설한 인권경영실(Human Rights)이다. 인권경영실은 인권경영 전담조직으로 유관부서와의 협업과 이사회·최고경영진 보고 체계를 보유하고 있는 조직이다. 이사회 산하의 ESG위원회가 인권경영 전반에 대한 관리·감독을, 리스크관리위원회가 대내외 인권 리스크 점검 및 보고를 맡고 있다.

출처=네이버 통합보고서

다만 각 위원회의 인권 경영 현황에 대한 현황은 일부만 공개하고 있다. 네이버의 사업보고서와 분기보고서를 토대로 살펴본 바에 따르면, 지난해 ESG위원회는 인권 경영 전반에 대한 관리 감독을 전사 ESG 전략개편 및 2023년 경영진 ESG KPI(핵심성과지표)확정, 2023년 계열사 ESG 관리 방안, 2023년 ESG 발간 보고서 기획 등으로 갈음했다.


리스크관리위원회에서는 윤리 및 준법 경영에 관한 사항들을 보고 사항을 확인할 수 없었었다. 리스크관리위원회의 경우 보고가 아닌 주요 의결 안건만 공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리스크관리위원회는 2021년 직장 내 괴롭힘을 3주간 조사한 소위원회이기도 하다.

지난해 리스크관리위원회는 총 6회 개최됐다. 이 가운데 총 10건의 보고안건과 2건의 결의사항이 있었지만, 이 중 내용이 밝혀진 것은 결의사항 2건이다. 2023년 2월 준법통제기준 신설의 건과 2023년 4월 네이버 클로바, 파파고, 웨일 영업 양수도건이다.

인권경영실에 대한 세부정보도 한정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인권경영실은 하나의 독립 조직으로 경영실 안에 리더를 포함한 인력이 배치되어 있다"면서도 "개인 정보 등의 이유로 인물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밝히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네이버는 매년 인권영향평가를 공개하고 있다. 네이버 2022년 통합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9월 인권영향평가의 일환으로 실시한 직장 내 괴롭힘 구제 절차와 관련설문조사 결과, 직장 내 괴롭힘 등 사건의 예방을 위한 교육 및 발생 시 회사 조치, 신고자에 대한 불이익 처우 금지에 대한 구성원 긍정 응답률이 2021년 대비 상승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