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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풍향계

서연이화, 지금은 '투자의 시간'…잉여현금 '유출' 전환

'매출 비중 90%' 현대차·기아에 발맞춰 글로벌 투자↑…보유 현금 활용해 자금 마련

양도웅 기자  2024-04-19 10:41:48

편집자주

유동성은 기업 재무 전략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유동성 진단 없이 투자·조달·상환 전략을 설명할 수 없다. 재무 전략에 맞춰 현금 유출과 유입을 조절해 유동성을 늘리기도 하고, 줄이기도 한다. THE CFO가 유동성과 현금흐름을 중심으로 기업의 전략을 살펴본다.
서연이화가 전방산업의 친환경차 전환에 발맞춰 대규모 투자를 시작하면서 잉여현금흐름이 유출(-)로 전환했다. 이는 투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보유 현금을 소진했거나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했다는 의미다. 유동성 감소나 재무안정성 약화를 무릅쓰고 투자할 만큼 중요한 국면에 있다. 서연이화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에 도어트림과 콘솔 등을 공급하는 부품사다.

지난해 연결기준 서연이화의 잉여현금흐름은 마이너스(-) 721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 이후 3년 만에 잉여현금흐름이 유출을 뜻하는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잉여현금흐름은 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 유형자산과 사용권자산, 무형자산의 전체 취득액을 차감해 구했다.

잉여현금흐름은 산식은 기업별로 상이하다. 하지만 서연이화처럼 대규모 생산설비와 인력 등을 활용해 제품을 개발·생산하는 곳은 토지와 공장 매입, 차량운반구와 기계장치 리스, 연구개발 등에 매년 투자를 해야 한다. 이 때문에 이와 관련한 자산인 유형자산과 사용권자산, 무형자산 취득액을 필수 투자금으로 판단한다.

서연이화의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896억원으로 평년 수준이었다. 하지만 필수 투자에 총 2618억원을 지출하면서 잉여현금흐름이 유출로 바뀌었다. 지난해 필수 투자액 2618억원은 2019년(3317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현금창출력이 떨어져서가 아닌 대규모 투자 때문에 잉여현금흐름이 유출로 전환했다.


서연이화의 투자는 최대 매출처인 현대차·기아와 관련 있다. 전체 매출에서 현대차·기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89.6%, 2022년 90.2%, 2023년 87.0%로 압도적이다. 현재 현대차·기아는 북미와 동남아, 인도 등에서 전기차 공장 신설과 기존 생산시설 증축 등의 작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서연이화도 설비 최신화와 확대에 돌입했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부품사들은 현대차·기아의 개발 일정을 따라간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시장 관계자는 "서연이화는 현대차그룹 미국 조지아 공장의 전기차 증설 물량에 대응하기 위해 10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단행했다"고 전했다. 서연이화는 국내를 포함해 중국과 유럽, 북미, 인도 등에 생산시설을 갖고 있다. 모두 현대차·기아가 진출한 곳이다.


또한 다른 면에서 잉여현금흐름이 유출이라는 건, 그해 영업활동에서 창출한 현금으로는 필수 투자를 실행하기 어려웠다는 뜻이다. 기업들은 이때 그간 내부에 쌓아둔 현금을 사용하거나 금융기관 대출과 사채 발행 등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한다. 부족한 필수 투자금이 클 경우에는 두 가지 방법을 모두 활용하기도 한다.

2019년 이후 최대 규모의 투자를 한 지난해 서연이화의 현금및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은 크게 줄었다. 지난해 말 201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약 30%(873억원) 감소했다. 반면 서연이화에이디엠(ADM)과 사업결합으로 장·단기차입금이 증가했을 뿐, 실제로는 지난해 차입보다 상환에 집중했다. 내부 유보 현금을 활용해 대규모 투자에 나선 것이다.

이는 그간의 현금창출력이 준수했을 뿐 아니라 앞으로의 현금창출력도 양호할 것으로 자신하기 때문이다. 2021년과 2022년에 서연이화 영업활동현금흐름은 각각 1881억원, 2176억원이었다. 최대 매출처인 현대차·기아가 올해도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서연이화의 올해 현금창출력도 최소 평년 수준을 보일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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