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0

퍼포먼스&스톡

결국 '본업'이 경쟁력...모처럼 웃은 SK이노 주가

1Q 영업익, 컨센서스 대비 57.4%↑...고유가에 2Q까지 정유업 호조

정명섭 기자  2024-04-30 08:12:09
아무리 '배터리', '친환경'을 외쳐도 든든한 캐시카우는 역시 본업이었다. SK이노베이션은 올 1분기에 정유업 호조로 증권가 컨센서스를 넘어서는 실적을 거뒀다. 상반기까지 정유업이 실적을 끌고 하반기부터 배터리가 손익분기점(BEP) 수준의 실적을 보일 것이란 기대감에 모처럼 주가도 웃었다.

◇고환율·고유가에 정유업 호조...SK이노 1Q 영업익, 컨센서스 상회

29일 SK이노베이션 주가는 전일 종가 대비 5.62% 오른 11만2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10만8000원에 거래를 시작한 주가는 2024년 1분기 실적이 공개된 오전 9시 이후부터 줄곧 오름세를 보였다. 오후 12시 30분께 11만36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실적발표 이외에 주가에 영향을 줄만한 다른 재료가 없었다는 점에서 1분기 호실적이 주가를 끌어올린 요인으로 지목된다.

최근 1년간 SK이노베이션 주가 흐름

SK이노베이션은 올해 1분기에 매출 18조8551억원, 영업이익 624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1년 전 대비 1.5%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66.6% 늘었다. 영업이익의 경우 증권가 컨센서스(3968억원)보다 57.4%나 높았다. 특히 배터리 계열사인 SK온이 3315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 규모가 컸음에도 거둔 호실적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근간에는 정유 업황 개선이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정유 부문에서 유가 상승으로 인한 재고 관련 이익, 정제마진 호조로 영업이익 5911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 7563억원이나 증가(흑자전환)한 수치다. 화학 부문도 1245억원, E&P 부문도 1544억원의 이익을 올려 실적에 힘을 보탰다.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해온 윤활유 사업도 전분기 대비 34억원 증가한 2204억원의 이익을 올렸다.

올 2분기 정유 부문 예상 실적도 긍정적이다. 강달러, 고유가 기조로 정유부문의 재고평가이익이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 6월부터 시작되는 미국의 '드라이빙 시즌'과 비(非)석유수출국기구(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의 감산 기조 등이 단기간에 국제유가를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외에도 석유개발 자회사 SK어스온의 중국 광구 생산량 증가로 인한 이익 증가도 예상된다.

SK이노베이션 2024년 1분기 석유사업 실적

◇주가 상승 끌고갈 다음 타자는 배터리...'하반기 흑전' 가이던스 유지 자신감

SK이노베이션의 주가가 다음 저항선들을 차례로 뚫고 올라가려면 결국 배터리 사업에서 반전을 보여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SK온은 이날 SK이노베이션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실적 악화에도 '올 하반기 흑자전환'이라는 가이던스는 유지했다. 전기차 업황 개선으로 인한 배터리 출하량 증가, 고객사의 신규 전기차 출시, 운영 효율화로 인한 비용 구조 개선 등이 회사가 기대하는 반등 포인트다.

SK온은 올 1분기에 전체 생산법인의 수율을 90%대 초중반으로 끌어올렸다. 1년 전만 해도 80% 안팎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미국 현지에서 배터리 생산량이 늘어날 경우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상 첨단제조세액공제(AMPC)도 증가해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이다. AMPC는 미국 정부가 역내에서 생산하는 배터리 셀과 모듈 등에 지급하는 보조금이다. 배터리 기업은 셀 1kWh 생산 시 35달러를 받는다. 모듈까지 생산하면 45달러다.

오는 하반기 중에 출시될 SK온 배터리 탑재 전기차는 아이오닉5 페이스리프트와 포드 트랜짓, 아우디 Q6 e-트론 등이다. 향후 1~2년 내에는 포드 익스플로러, 현대차 대형 SUV, 아이오닉6(북미향), 폴스타 5 등이 출시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