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0

퍼포먼스&스톡

F&F, 내수 침체 직격탄에도 '저점 판단' 매수세 유입

4분기·1분기 역성장 선반영, 최대주주 매수로 주가 뒷받침

홍다원 기자  2024-05-02 13:17:12
F&F가 시장 전망치(컨센서스)를 밑도는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장 초반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 악화된 실적이 이미 주가에 반영됐고 중국 매출은 성장한 점이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최대주주인 F&F홀딩스가 F&F 주식을 장내 매수하면서 지금이 저점이라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2일 오전 9시 44분 기준 F&F는 전 거래일 대비 5.31%(3500원) 오른 6만9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개장 직후부터 기관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빨간불을 켰다. 증권가에선 주가가 하락한 만큼 단기적으로 밸류에이션 매력이 있지만 뚜렷한 수익성 개선 방법 등 장기적인 반등 모멘텀은 부족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예상보다 침체' 1분기 영업익 12.5% 감소

F&F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5070억원, 영업이익 1302억원으로 집계됐다고 4월 30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2.5% 감소했다. 증권가 컨센서스는 매출 5100억원, 영업이익 1340억원으로 이를 밑도는 성적을 냈다.

1분기 실적이 부진했던 건 국내 소비가 침체된 영향이다. 고물가와 고환율이 이어지면서 의류 소비가 줄어든 여파로 분석된다. 그간 F&F의 실적을 이끌어 온 MLB, 디스커버리 등 라이선스 브랜드의 인기가 사그라든 영향이 컸다.


브랜드 MLB의 비면세와 면세 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2%, 16.2% 감소했다. 디스커버리 역시 4% 줄어들면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패션업계 전반적으로 '로고 플레이' 유행이 꺾이면서 수익성이 악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내수 소비 악화로 실적에 직격탄을 맞았지만 중국 법인 매출액이 늘어난 것은 긍정적이다. 중국 법인 매출은 239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 F&F는 중국 법인 영업 실적 호조를 바탕으로 올해 중국 법인 매출 성장 가이던스를 기존 13%에서 15%로 올려 잡았다.

◇F&F홀딩스 장내매수로 저점 판단, 장기 모멘텀 '부재'

실적이 꺾였음에도 주가가 오른 건 실적 우려가 이미 주가에 반영된 영향으로 보인다. F&F는 2023년 4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2분기 연속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F&F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24% 이상 떨어졌다. 1년 전 주가인 14만5300원과 비교하면 54% 이상 빠져 하락 폭이 더욱 크다.

주가가 꾸준히 내리막길을 걸어왔던 만큼 반발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지난주 최대주주이자 지주사인 F&F홀딩스가 F&F 주식을 꾸준히 장내 매수하면서 투자자들에게 지금이 저점이라는 인식을 심어 줬을 가능성이 높다.

F&F홀딩스는 F&F그룹 지주사로 F&F가 모태다. 지주사 전환을 위해 패션사업부문을 쪼개 F&F를 신설했다. F&F홀딩스의 투자사 부문은 존속시켰다. 2021년 5월 분할이 완료되면서 지주사 F&F홀딩스가 출범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F&F홀딩스가 확보한 F&F의 지분율은 61.63%(2360만8000주)로 나타났다. 이달 4월 12일 기준보다 0.12% 늘어난 수치다. 세 차례에 걸친 장내 매수로 4만6500주를 추가로 확보하면서 지분율이 늘어났다.

통상 최대주주가 지분을 늘리는 것은 현재 주가가 저점이라고 판단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F&F홀딩스가 취득한 1주당 매입 단가는 24일 6만4960원, 25일 6만4550원, 26일 6만3932원이다.

투자자별 매매 동향을 살펴 보면 4월 22일부터 이날까지 기관 투자자와 외국인 투자자들이 각각 10억원, 8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45억원어치 순매도했다.

다만 증권가에선 장기적인 주가 반등 모멘텀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중국 시장 외형 성장이 이어진 점은 긍정적이지만 내수 부진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성장을 지속할 만한 뚜렷한 모멘텀이 보이지 않는 점이 투자 매력도를 낮춘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중장기적인 수익성 개선을 위해 자체 브랜드의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분석했다.

허제나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수익성 하방을 지지하던 내수 채널 부진이 지속되면서 수익성이 하락하고 있어 아쉽다"며 "밸류에이션 매력은 높지만 주가 반등을 기대할 만한 모멘텀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인 매출 성장을 위해서 자체 브랜드인 듀베티카와 수프라 브랜드의 육성이 중요할 것"이라며 "브랜드 가치에 대한 투자가 필수적"이라고 짚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