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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법인 재무분석

포스코 해외법인 실적 악화…갈길 먼 철강 경쟁력 재건

크라카타우포스코 1분기 영업이익 300만달러 그쳐…중국 법인은 적자 지속

조은아 기자  2024-05-02 13:58:33

편집자주

2022년 12월 법인세법 개정으로 국내 본사가 해외 자회사로부터 배당금을 받을 때 부담하는 세금 규모가 큰 폭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현금 확보가 필요한 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은 배당을 확대할 여력이 있는 해외 자회사는 어디인지 살펴봐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기업별 국내 본사 배당수익을 책임질 우량 해외 자회사를 찾아본다.
포스코그룹의 본업은 예나 지금이나 철강이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역시 새 먹거리로 떠오른 이차전지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철강 경쟁력 재건을 취임 이후 우선과제로 제시했다.

그러나 당분간 쉽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포스코뿐만 아니라 그룹 전체 매출에서도 그 비중이 낮지 않은 철강 해외법인들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 1분기에도 실적 악화를 피하지 못했다.

포스코그룹의 철강 사업이 예전의 경쟁력을 회복하려면 해외법인 정상화 없이는 불가능하다. 지난해 그룹 전체 철강 사업에서 낸 매출이 63조5390억원인데 이 가운데 해외법인 매출은 20조4940억원으로 30%를 웃돌았다.

포스코 해외법인들은 한때 효자 역할을 했다. 포스코는 해외 곳곳에 세워진 생산법인에서 적지 않은 돈을 벌어들였다. 매출 규모는 크게 변함이 없지만 영업이익의 경우 기여도가 현저하게 떨어지고 있다. 2021년까지만 해도 1조4740억원으로 포스코인터내셔널의 2배, 포스코퓨처엠의 10배가 넘었으나 지난해는 1940억원으로 2년 전과 비교해 8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주요 해외법인으로는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포스코, 중국 장가항포항불수강, 인도 포스코마하라슈트라, 베트남 PY비나 등이 있다. 이 가운데 핵심은 크라카타우포스코다. 포스코가 해외에 세운 첫 일관제철소이자 동남아 지역에 지어진 최초의 일관제철소다. 포스코와 인도네시아 국영 철강사 크라카타우스틸이 각각 70%와 30%를 투자했다.

포스코는 일찌감치 인도네시아를 핵심 시장으로 점찍었다. 인도네시아 국민 1인당 연간 철강 소비량은 60㎏ 안팎 수준으로 한국(1톤)과 비교했을 때 턱없이 적어 성장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꼽혔다. 포스코 내 주요 인물들이 법인장을 지냈을 만큼 전략적 중요도가 큰 곳이다.


사업 초기에는 조업 불안 등으로 수천억원의 손실을 이어가면서 대표적 해외 부실사업장으로 꼽혔다. 한때 구조조정 대상에 오르기도 했으나 점차 조업이 안정화하되면서 2017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13년 12월 가동을 시작한 지 4년 만이다. 2021년엔 매출 23억5500만달러, 영업이익 5억300만달러를 내며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그 뒤로 2년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매출은 23억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영업이익은 2022년 2억달러대로 반토막난 데 이어 지난해엔 다시 1억달러대로 줄었다. 올해 1분기엔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큰 폭으로 줄었다. 지난해 1분기엔 5300만달러였던 영업이익이 올해 1분기엔 300만달러에 그쳤다. 특히 그간 꾸준히 외형은 유지했으나 올 1분기엔 매출마저 13.2% 줄며 외형 성장에도 제동이 걸렸다.

중국법인 역시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국 장가항포항불수강은 1997년 포스코와 중국의 강소사강그룹이 공동 투자해 설립한 스테인리스강(STS) 합작법인이다.

장가항포항불수강은 외형 축소가 두드러진다. 2021년과 2022년 매출 32억7500만달러를 유지했으나 지난해는 25억9200만달러로 20.8% 감소했다. 적자에서도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2021년까지만 해도 1억2800만달러의 영업이익을 냈으나 2022년 5900만달러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고 지난해엔 1억3000만달러로 적자폭이 훌쩍 커졌다. 올 1분기에도 1800만달러의 영업손실을 보며 적자를 이어갔다.

중국에서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공급 과잉 역시 지속되는 등 업황이 좋지 않다는 점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포스코가 저가 원료 확보를 통해 최대한 수익 방어에 나서고는 있지만 흑자 전환은 요원해 보인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그나마 인도 포스코마하라슈트라와 베트남 PY비나가 선방하고 있다. 포스코마하라슈트라는 지난해 매출 13억5000만달러, 영업이익 7500만달러를 내며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올 1분기에도 나쁘지 않은 성적표룰 받아들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했다. 다만 2021년 연간 영업이익 1억8000만달러였다는 점을 보면 아직 정상화까지 갈 길이 멀어 보인다.

PY비나는 2022년 영업이익이 500만달러로 전년(3500만달러) 대비 큰 폭으로 줄었으나지난해 다시 1100만달러를 내며 반등에 성공했다. 올해 1분기에도 100만달러 영업이익을 내며 전년과 비슷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한동안 이어지던 베트남 내수 시장 부진이 끝을 향해가면서 판매량과 판매가격이 모두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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