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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코엔지니어링, RCPS 소각 속도낸다

2년 연속 450억씩 상환, 마이너스 현금흐름 속 재원 마련 관건…모기업 지분율 증대 효과

신상윤 기자  2024-05-03 14:05:05
SK에코엔지니어링이 발행했던 상환전환우선주(RCPS) 일부를 다시 한번 상환했다. 지난해 4월에 이어 1년 만에 RCPS를 추가 취득해 소각하면서 모회사 SK에코플랜트의 지분율 확대 효과를 거뒀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SK에코엔지니어링이 RCPS를 일부 소각하면서 투자자 측에 넘겨줬던 최대주주 지위 및 경영권을 재확보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에코엔지니어링은 최근 RCPS 76만1257주를 소각했다. 에코에너지홀딩스가 보유했던 RCPS 가운데 일부다. SK에코엔지니어링은 에코에너지홀딩스가 보유했던 RCPS 가운데 일부를 약 454억원에 취득해 소각했다. 지난해 4월 76만1주를 취득해 소각한 지 약 1년 만이다.

에코에너지홀딩스는 SK에코엔지니어링에 투자하기 위해 설립된 투자목적법인이다. 미래에셋증권과 이음프라이빗에쿼티 컨소시엄이 설립했다. 에코에너지홀딩스는 2022년 2월 발행한 SK에코엔지니어링 RCPS를 4500억원에 인수하면서 최대주주(50%+1주)에 올랐다.

SK에코엔지니어링은 SK에코플랜트(옛 SK건설)가 건설업을 벗어나 환경 및 에너지 사업 전환을 추진하던 과정에서 독립한 법인이다. SK에코플랜트의 K-솔루션스사업과 P-솔루션스사업, 가스&파워사업그룹, 배터리사업 및 인더스트리얼사업 등 플랜트부문이 SK에코엔지니어링으로 이관됐다.

이 과정에서 SK에코엔지니어링은 미래에셋증권과 이음프라이빗에쿼티 컨소시엄이 설립한 에코에너지홀딩스에 RCPS를 발행했다. 에코에너지홀딩스가 우선주이지만 의결권이 있는 RCPS를 보유함으로써 최대주주이자 경영권을 행사했다. 하지만 지난해 SK에코엔지니어링이 RCPS 일부를 취득해 소각하면서 SK에코플랜트가 다시 최대주주 지위 및 경영권을 확보했다.

이를 기점으로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부터 SK에코엔지니어링을 연결 자회사로도 인식하고 있다. 이어 이번에 SK에코엔지니어링이 추가로 RCPS를 소각하면서 지분율은 더 늘어났다. SK에코플랜트가 보유한 주식 수는 동일하지만 지분율은 52.65%에서 55.6%로 증가했다.

SK에코엔지니어링은 경영 상황 등을 고려해 RCPS 추가 상환 및 소각을 이어갈 계획이다. 관건은 재원을 마련하는 일이다. SK에코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가운데 RCPS 일부 상환 등 일련의 현금 유출이 이어졌다. 그 결과 지난해 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연초보다 2800억원 가까이 줄어든 1407억원에 그쳤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약 450억원씩을 상환한 만큼 추후에도 비슷한 규모의 RCPS 소각이 추진될 것으로 관측된다. SK그룹 그린사업과 연계한 '넷 제로(Net Zero)' EPC 분야에서 사업 성과가 관건으로 보인다.

다만 SK에코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2조6629억원, 영업이익 139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8%, 영업이익은 10.9% 줄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31.7% 줄어든 845억원으로 집계됐다.

SK에코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이사회에서 발행 조건과 시장 상황, 경영 실적 등을 고려해 매년 상환 여부와 규모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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