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은 올해 1분기 그룹 차원의 변화가 가장 또렷하게 드러난 분기를 보냈다. 비은행 손익 비중이 8.8%에서 23.5%로 뛰며 종합금융그룹 포트폴리오 완성 전략이 손익 구조에 본격 반영됐다.
그런데 핵심 계열사인 은행의 실적은 주춤했다. 이는 신탁수수료 부분에서도 드러난다. 우리은행의 올 1분기 신탁수수료는 작년과 비교해 사실상 제자리에 머물렀다. 시중은행 신탁수수료를 일제히 끌어올린 ETF 판매 호조의 흐름에서 비껴간 모습이다. 리테일에 약했던 것도 있지만 더 큰 이유로는 비은행 계열사 성장 도모를 위한 그룹 차원 전략이 있다.
◇증시 수혜 못누린 우리은행…배경에는 '원팀' 전략 우리은행 1분기 신탁수수료는 453억원이다. 전년 동기 452억원에서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직전 분기 499억원과 비교하면 오히려 9.4% 감소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꾸준히 신탁수수료가 늘어났던 경쟁사와는 사뭇 다른 흐름이다.
지난해에는 오히려 분기별 신탁수수료가 증가했었다. 2024년 1분기 397억원이던 우리은행의 신탁수수료는 2025년 1분기 452억원으로 성장했다. 같은해 2분기에는 504억원까지 늘었다. 하지만 증시 호황이 시작된 시점부터 오히려 수수료가 줄어들었는데 3분기 476억원, 4분기 499억원을 오갔다.
증시 호황기에 ETF 신탁이 시중은행 수수료 수익의 공통 동력이 된 점을 감안하면 우리은행의 실적 정체는 뼈아프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우리은행의 신탁수수료는 신한은행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지난해 1분기 신한은행이 445억원, 우리은행이 452억원의 신탁수수료 수익을 기록했었다. 오히려 우리은행의 이익이 소폭 많았었다. 하지만 신한은행이 1년 만에 신탁수수료 수익을 777억원으로 불리는 동안 우리은행은 제자리에 머물렀다.
대신 그룹 차원의 비이자이익은 견조한 성장을 이어갔다. 우리금융 1분기 비이자이익은 45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7% 증가했다. 비은행에서 나온 동력이다. 우리투자증권 1분기 비이자이익은 4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3.3%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140억원으로 1300% 증가했다. 우리카드, 우리금융캐피탈 순이익도 33.3%, 29% 증가하며 함께 약진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은행의 신탁수수료 성장이 두드러지지 않았던 배경에는 비은행 계열사와의 협업이 존재한다. 투자 수요를 은행이 특정금전신탁으로 흡수하기 보다는 계열사로 연결해주는 '원팀' 전략을 짰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의 모바일 앱인 우리WON뱅킹에서는 우리투자증권 MTS와 연동한 ETF 거래를 지원한다.
◇고객 기반 확대 최우선…함께 띄운 소비자보호 그룹 차원의 비은행 계열사 성장 전략에 협조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은행도 개인 고객 확보에 드라이브를 걸어야 할 시점이다. 이미 올해 가장 큰 미션으로 고객기반 확대를 띄웠다.
그간 기업금융 명가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기업여신에 집중했던 우리은행이지만 점차 벌어지는 타행과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리테일 확대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우리은행이 주력하는 삼성월렛과의 임베디드 금융 역시 개인 고객을 늘리기 위한 발판이다. 정진완 우리은행장은 올해가 경쟁 은행을 따라잡을 마지막 기회라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 금융상품을 다각화하면서 소비자보호도 강화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이사회에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를 신설했다. 반기 1회 이상 위원회를 정기 개최한다. 이를 기점으로 금융상품 기획부터 사후관리까지 전 과정에서 소비자보호를 철저히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주 차원에서도 '그룹 금융소비자보호협의회'를 만들고 사후가 아닌 사전예방으로 소비자보호 체계를 바꾼다고 선언했다. ETF와 같은 고위험 상품 불완전판매 근절, 불건전 영업행위 예방 등이 핵심 과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