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의 올해 1분기 말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잠정 13.6%를 기록했다. 올해 초 시장과 약속한 13% 조기달성을 1분기만에 이행하면서 자본 관리 의지를 보여줬다.
과제는 자본 비율 유지와 성장의 균형이다. 우리투자증권 1조원 유상증자가 결정됐고 생산적 금융 확대에 따른 모험자본 투자도 요구되고 있어 위험가중자산(RWA) 증가 압력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수익 성장 속도가 자본 소진 속도를 앞서야 주주환원 확대도 지속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1분기 부진했던 실적의 턴어라운드가 필요하다.
◇13.2% 목표 제시…규제 완화 효과 기대 우리금융은 1분기 중 주요 자회사 토지 자산에 대한 재평가를 실시해 세후 1조8000억원의 재평가 잉여금을 인식했다. 증자 없는 자본 확충을 통해 CET1 60bp 상승 효과를 거뒀지만 이 효과를 빼고도 13.0%를 달성했다는 점이 핵심이다.
그간 우리금융의 CET1은 2023년 말 12.0%에서 2024년 말 12.1%, 지난해 말 12.9%로 꾸준히 우상향해왔지만 13% 문턱은 좀처럼 넘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는 13%의 벽을 넘었다. 1분기 말 CET1 잠정치는 13.6%로 전년 말 12.9% 대비 71bp, 전년 동기 대비 115bp 개선됐다.
외부 충격 흡수력도 나아졌다. 1분기 중 원달러 환율이 약 79원 상승했음에도 환율 영향은 -10bp에 그쳤다. 환율민감자산을 선제적으로 감축한 효과다. 여기에 감독당국의 자본 규제 합리화 방안도 기다리고 있다. 이 효과가 반영되면 우리금융 CET1 자산재평가 제외 기준으로도 13% 중반 수준으로 올라설 수 있다.
박장근 우리금융 CRO는 컨퍼런스콜에서 "운영리스크 합리화 방안 적용 시 CET1이 최대 17bp 상승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은 연중 CET1 목표를 13.2% 수준으로 제시했다. RoRWA 기반 자산 리밸런싱 지속과 그룹 유휴 부동산 매각을 통한 RWA 감축을 병행할 방침이다. 증시에 상장한 케이뱅크 지분 역시 락업 해제 후 매각한다면 RWA 감소로 자본비율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계산도 있다.
자본비율 개선을 발판으로 주주환원도 속도를 높인다. 1분기 분기배당은 주당 22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확대했다. 기말 배당에 이어 이번 분기 배당 역시 전액 비과세로 지급된다. 연초 발표한 자사주 2000억원 매입 소각도 6월까지 완료할 예정으로 3월 말까지 1000억원 상당을 매입했다.
곽성민 우리금융 CFO는 "2분기 실적 발표 후 이사회 논의를 통해 시장에 좋은 소식을 알릴 수 있을 것"이라며 하반기 추가 자사주 매입 소각 가능성을 시사했다.
◇증권 증자·비은행 확장…수익 증가 속도가 앞서야 CET1이 충분히 올라왔지만 동시에 자본 투입 수요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우리금융은 우리투자증권에 대한 1조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비은행 계열사 경쟁력 강화 차원이다. 우리투자증권은 내년까지 자본 3조원, 2034년에는 자본 4조원을 확보하는 게 목표다.
지주가 증권에 RWA를 더 많이 배분하는 만큼 단기적으로는 그룹 CET1 하방 압력이 생긴다. 이에 대해서는 자체 시뮬레이션 결과 2~3년 안에 증권 손익 증가 효과가 RWA 증가 효과를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는 게 우리금융 측 입장이다.
기업금융 확대에 따른 RWA 확대도 변수다. 1분기 그룹 RWA는 241조226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8%, 전년 대비 3.4% 증가했다. 우리은행은 1분기 기업대출은 184조원으로 전분기 대비 2% 증가했다.
아직까지는 대기업 여신 확대가 주를 이룬다. 하지만 앞으로 생산적 금융 전환에 따라 대기업 외 중소, 스타트업 지원이 확대된다면 RWA 증가 속도가 더 가팔라질 수 있다.
문제는 자본 수요가 늘어나는 시점에 실적이 받쳐주느냐다. 순이익이 줄면 내부 자본 축적 속도도 느려진다. 자본비율 방어와 주주환원 확대를 동시에 추구하려면 수익 개선이 전제돼야 한다.
1분기 우리금융 지배기업 순이익은 60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했다. 우리은행 순이익도 53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2% 줄었다.
우리은행 해외 현지법인에서 발생한 일회성 거액 충당금 1380억원 등을 처리하면서 대손비용을 20.9% 끌어올린 탓이 크다.
이를 제외한 경상 대손비용률은 39bp 수준으로 우리금융은 연간 경상 기준 40bp 관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또 전년 대비 충당금을 20%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곽 CFO는 "자본 비율을 기반으로 생산적 금융과 비은행 부문 전략적 투자를 적극 추진하겠다"라며 "ROE 개선과 주주환원 확대에 선순환 구조를 확실하게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