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퓨얼셀이 1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을 철회한 것으로 확인됐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두산퓨얼셀은 최근 추진 중이던 1000억원의 CB 발행을 취소했다. 앞서 지난 달 30일 두산퓨얼셀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CB 발행을 검토 중에 있으나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IB업계에 따르면 두산퓨얼셀은 CB 발행 전 자체 수요예측 결과 오버부킹을 달성했다. 흥행 성공으로 실제 발행만 하면 되는 상황이었지만 마지막에 발행을 취소했다.

막판 번복에 시장은 의아하다는 반응을 내놓는다. 시장 관계자는 "계획됐던 수요예측 기간을 다 채우기도 전에 오버부킹을 달성할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면서 "마지막 순간에 발행 철회 의사를 밝힌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그룹 차원의 의사결정이 개입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는다. CB는 성격 상 추후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최대주주의 지분이 희석될 가능성이 있다. 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그룹 차원에서 발행에 제동을 건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두산퓨얼셀은 2020년대 초반부터 작년 초까지 이어졌던 두산그룹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두산에너빌리티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두산에너빌리티와 특수관계인들이 보통주의 37.84%를 보유하고 있다. 전체 지배구조는 ㈜두산→두산에너빌리티→두산퓨얼셀이다.

두산퓨얼셀은 이번 CB 발행으로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사업 관련 시설투자 자금을 모집하려고 했었다. 재원 조달에 대한 필요성이 여전한 만큼 CB 대신 다른 차입 방안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 관계자는 "CB 발행에 대해 검토 중이며 실제 발행 여부에 대해 결정된 사안은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