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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비용 분석

현금 앞세운 락앤락, 이자부담 이상무

예치금 이자수익 확대로 리스부채 이자비용 상쇄…현금흐름 악화는 '변수'

이민호 기자  2023-03-31 16:13:16

편집자주

미국의 기준금리는 2022년 초 0%였지만 연말에는 4.5%까지 치솟았다. 국내 기준금리 역시 연초 1.25%에서 1년 만에 3.5%까지 상승했다. 기준금리와 함께 시장금리도 급격히 상승하자 저금리에 익숙해져 있던 기업들은 상상 이상의 비용 상승을 감내해야 했다. 차환이냐 상환이냐를 놓고 이전보다 더욱 깊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기도 했다.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은 금리 상승의 압박이 더욱 심각하게 다가온다. 이를 슬기롭게 대처한 기업들도 있다. THE CFO가 2023년 현재 이자비용에 대응하는 기업들의 현실을 조명해본다.
락앤락이 금융기관예치금을 늘리면서 이자수익을 확대했다. 리스부채가 늘어나면서 이자비용도 커졌지만 이자수익 증가폭이 더 컸다. 다만 영업실적 부진과 배당 증가로 현금흐름이 악화하면서 올해 현금 유출과 차입 증가 부담을 안게 됐다.

락앤락의 지난해 연결 기준 이자비용은 12억원에 불과하다. 이자비용은 2020년 11억원, 2021년 10억원 등 최근 수년간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해 금리 상승으로 다수 기업의 이자비용 부담이 확대된 것을 고려하면 이를 피해간 것이다.


이자부담이 적은 이유는 애초 차입금이 적기 때문이다. 지난해말 총차입금은 322억원으로 2020년 390억원, 2021년 235억원 등 최근 수년간 큰 변화를 보이지는 않았다. 차입금의존도(총차입금/자산총계)가 4.5%에 불과하며 부채비율(부채총계/자본총계)도 17.7%로 낮다.

락앤락은 2010년 1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이후 차입을 최소화하는 경영전략을 펼쳤다. 이런 기조는 2017년 12월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가 경영권을 인수한 이후에도 큰 변화 없이 유지됐다. 어피너티의 지난해말 락앤락 지분율은 69.64%다.

총차입금 구성을 보면 먼저 지난해말 단기차입금은 7억원에 불과하다. 2021년말 65억원으로 일시적으로 늘렸던 것을 지난해 다시 줄였다. 단기차입금은 매출채권 담보 차입금과 운영자금대출이다. 장기차입금은 없다.

단기차입금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리스부채다. 2021년말 163억원이었던 리스부채는 지난해말 315억원으로 늘었다. 이중 비유동이 212억원, 유동이 103억원이다. 리스부채에 대한 이자비용이 지난해 12억원으로 전체 이자비용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자비용 증가도 리스부채 증가 때문인 셈이다.


하지만 락앤락은 매년 이자비용보다 이자수익을 더 많이 창출해내고 있다. 지난해 이자수익은 46억원으로 이자비용(12억원)을 큰폭 웃돌았다. 최근 수년간 순이자손익(이자수익-이자비용)은 2020년 26억원, 2021년 25억원 등 꾸준히 흑자(+)를 나타냈다.

락앤락 이자수익은 풍부한 현금성자산에서 나온다. 지난해말 락앤락 현금성자산은 1587억원이다. 이중 금융기관예치금과 장기금융기관예치금을 포함한 예치금 합계가 596억원이다. 예치금에서는 이자를 수취할 수 있다. 나머지 991억원은 보유현금과 요구불예금으로 여기서도 예금의 경우 일부 이자를 수취한다.

지난해말 현금성자산은 2021년말(2172억원)에 비해 줄었다. 하지만 이자수익은 35억원에서 46억원으로 오히려 늘었다. 이는 이자를 수취할 수 있는 예치금을 254억원에서 596억원으로 늘린 영향이 컸다.

이자수익은 자회사에 대한 대여금에서도 발생한다. 락앤락은 태국 판매법인 LOCK&LOCK THAILAND에 22억원의 대여금을 제공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 현금흐름이 악화되면서 현금성자산 유출이나 차입 조달 가능성이 예년에 비해 높아졌다. 이 경우 이자수익 감소와 이자비용 증가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2021년 325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23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주력 해외시장인 중국에서의 수요 감소, 환율 상승과 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부담 가중, 4분기 영업권과 자산 손상, 충당금 적립 등 일회성비용 증가가 원인이다.

이 때문에 상장 이후 처음으로 당기순손실(-154억원)을 기록했다. 어피너티의 투자금 회수 목적으로 추정되는 대규모 3분기 배당(830억원)이 10월에 지급되면서 잉여현금흐름(FCF)이 5년 만에 적자전환(-625억원)했다. 지난해 결산배당도 151억원으로 결정돼 오는 4월 지급될 예정이다. 락앤락은 2019년, 2020년, 2021년 3년에 걸쳐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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