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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투자부, 이번엔 위메이드와 MOU? 게임업계 촉각

이번주 방한 예정…펄어비스·넷마블 등 미팅도 유력

손현지 기자  2023-04-18 17:05:18
오일머니로 게임업계 큰 손으로 떠오른 사우디투자부(MISA, Ministry of investment Saudi Arabia) 관계자들이 5개월만에 또 다시 방한해 국내 게임사들을 찾는다. 작년 11월 방한 당시 3N(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을 비롯해 위메이드 등 국내 메이저 게임사들을 방문했지만, 실질적인 투자로 이어지진 않았다. 당시 유니콘 게임사인 시프트업을 비롯한 26개 기업들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돌아갔다.

게임업계가 촉각을 기울이는 건 위메이드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일찍이 블록체인 신사업 진출지로 중동지역을 점찍고 IR에 주력해 왔다. 그 결과 올해 2월에는 사우디 국부펀드(PIF) 산하 자회사와 위믹스 플랫폼 파트너십 체결이란 성과를 얻기도 했다. MISA의 이번 방한이 MOU 체결이나 투자유치로 이어질 수 있을 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MISA, 장현국 미팅하나

18일 투자은행(IB)에 따르면 이번주 사우디 MISA 관계자가 방한해 국내 게임사 중 위메이드, 펄어비스 등을 미팅한다. 세부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위메이드는 올들어 오일머니 진출 성과를 냈던 터라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 2월 사우디 국부펀드 PIF 산하 새비게임스그룹(Savvy Games Group)의 자회사 Nine66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해당 파트너십은 위메이드의 글로벌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위믹스 플레이(WEMIX PLAY)'의 중동 지역 서비스를 고려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관련해 "중동 투자유치와 협업을 위해 다양한 논의를 진행해온 것은 맞다"며 "세부일정 등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사우디 정부는 게임과 e스포츠 산업 투자처로 국내 게임사들을 눈여겨보고 있다. 새비게임스그룹은 오는 2030년까지 게임산업에 380억달러(약 50조원) 상당의 투자 계획을 밝혔다. 이 중 133억 달러(17조원)를 대형 게임 퍼블리싱 기업 인수에 활용해 글로벌 게임 허브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닌텐도, 텐센트 등 글로벌 게임사들에 투자를 지속해왔다. PIF 차원에서도 앞서 넥슨과 엔씨소프트 지분을 9%씩 취득하며 꾸준히 투자 기회를 타진해오고 있다.

작년 11월에도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MISA는 국내 게임사들을 찾았다. 넥슨, 엔씨소프트 등 지분투자 관계에 있는 회사 뿐 아니라 넷마블, 위메이드 등 주요 메이저 게임사들을 방문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당시 총 26곳 기업과 MOU를 맺었다. 협약 명단 중 IT·게임 업종은 중소 게임사인 시프트업이 유일했다.

◇펄어비스 등도 유력 후보, IP 경쟁력 관건

이번에 MISA와 국내 게임사 간 MOU가 성사될 경우 시프트업에 이은 두번째 협업사례가 될 전망이다. 일각에선 위메이드 뿐 아니라 펄어비스 역시 방문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검은사막은 사우디를 포함한 중동 지역 이용자가 가장 많이 즐긴 한국 게임으로 평가된다.

중동 투자자들의 관심사는 IP다. 그동안은 국내 게임 IP 개발환경이 코로나19로 인해 그리 좋지 않았다. 해외 퍼블리셔와 소통 등에 차질이 생기면서 신작출시도 늦어졌고 흥행이 보장된, 기존 IP들을 재가공하는 사례가 많았다.

앞서 PIF가 국내 게임사 투자를 진행할 때도 리니지(엔씨소프트), 던전앤파이터(넥슨)와 같은 강력한 IP가 투자 판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3N 중 넷마블 투자를 아직 하지 않은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넷마블은 상대적으로 인기 IP가 부족해 외부 인기 IP를 도입하고 이에 대한 사용료를 지불하는 경우가 많았다.

일각에선 사우디투자부가 네오위즈 등 중견 게임사들을 눈여겨볼 가능성도 거론된다. 네오위즈가 개발 중인 콘솔 게임 'P의 거짓'은 글로벌 게임 컨퍼런스 게임스컴에서 3관왕을 차지한 기대작이다. 글로벌 게임 전시회 '2022 지스타'에서도 상을 휩쓸었다.

넥슨과 엔씨소프트 등 추가 미팅 가능성도 거론된다. 양사 모두 크로스 플랫폼을 겨냥한 신규 IP 출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넥슨은 콘솔 게임 '데이브 더 다이브' IP를 출시했으며 올해는 '프라시아전기' 출시를 시작으로 다수의 신규 IP를 개발 중이다. 엔씨소프트는 출시를 앞두고 있는'THRONE AND LIBERTY(TL)' IP를 콘솔 전용 게임으로 개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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