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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 지주사 요건 점검

피에몬테, 자산 규모 충족...'관계기업 투자' 효과

⑬지속적인 '휠라홀딩스' 지분 매입, 비유동자산 늘려 자산총계 6000억 돌파

박규석 기자  2023-06-08 13:19:18

편집자주

중소 지주사들이 '공정거래법상 지주사'의 존속 여부를 두고 주판을 튕기고 있다. 수입배당금 익금불산입과 같은 세제 혜택 등이 희석되고 있어 공정위의 규제를 받는 공정거래법상 지주사로 남을지를 고민하는 분위기다. 지주사를 유지하더라도 오는 2027년 6월까지 상향된 자산 요건을 맞춰야 하는 과제가 잔존한다. THE CFO가 중소 지주사들의 공정거래법 요건 충족 여부를 짚어보고 이에 따른 향후 자산 관리 전략을 점검해본다.
피에몬테가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요건 중 하나인 자산 규모를 충족시켰다. 지주사 설립 이후 5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초기에는 자산의 증가세가 완만했지만 지난해 급격히 늘며 관련 기준을 만족시켰고 그 배경에는 관계기업 투자가 자리하고 있다.

◇지주사 설립 5년 '자산 6000억' 넘어

피에몬테는 휠라그룹 지배구조의 최상위에 자리하고 있는 기업이다. 그룹의 지주사인 휠라홀딩스의 최대주주로 오너일가인 윤윤수 회장 등이 소유하고 있다. 2022년 말 기준으로 윤 회장이 75.18%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 7일 기준으로 피에몬테가 보유한 휠라홀딩스의 지분율은 31.06%다.

휠라홀딩스가 그룹의 지주사이지만 피에몬테 또한 지주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2017년 지주사(옛 휠라홀딩스)로 설립된 이후 자회사의 경영지도와 육성 등을 유지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휠라그룹은 전형적인 옥상옥 구조를 띄고 있으며 피에몬테가 사실상의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피에몬테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상향된 자산 요건을 충족시키게 됐다. 앞선 2017년 7월 공정거래위원회 등은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공정거래법상 지주사의 자산 기준을 기존 1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높였다. 피에몬테의 경우 법 개정 이전에 지주사로 설립된 만큼 2027년 6월까지 자산을 5000억원 이상으로 맞춰 야하는 상황이었다.

피에몬테는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매년 자산총계를 늘렸다. 설립 초기 1753억원 규모였던 자산총계는 이듬해 2146억원으로 늘었고 2020년에는 3000억원을 넘어섰다. 2022년 말에는 6416억원을 기록하며 공정거래법상 지주사의 자산 요건을 모두 갖추게 됐다.

자산 변화에서 눈에 띄는 점은 지난해 말에 관련 규모가 급격하게 증가했다는 부분이다. 2021년 말 3991억원과 비교하면 61%나 늘어난 수치다. 자산 중에서도 비유동자산에 해당하는 관계기업 투자 계정의 증가가 주효했다. 같은 기간 부채 역시 2021년 583억원에서 213% 증가한 1824억원을 기록하며 피에몬테의 자산 증대에 힘을 보탰다.

2022년 말 기준으로 피에몬테가 관계기업 투자로 주식을 보유한 기업은 휠라홀딩스와 파빌리온46호일반사모부동산투자 유한회사 등 2곳이다. 이중 관계기업 투자 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기업은 휠라홀딩스다. 지난해 말 기준 휠라홀딩스의 장부가는 5694억원으로 이는 전체 관계기업 투자 자산 규모인 5880억원의 97% 수준이다.


◇자산 증대 비결은 '휠라홀딩스 지분'

피에몬테는 2017년 이후 휠라홀딩스의 지분을 주기적으로 늘렸다. 중간 지주사 역할을 맡고 있는 휠라홀딩스 아래로 그룹 내 계열사가 모여 있는 만큼 지배력 강화 차원에서도 이 회사의 지분은 중요했기 때문이다.

설립 초기 피에몬테는 주주의 현물출자로 휠라홀딩스의 지분 20.09%를 확보했다. 2019년 말까지 변동이 없던 지분율은 2020년 말에 21.62%를 기록했고 지난해 말에는 26.39%까지 증가했다. 특히 2022년 말에 이뤄진 지분 매입은 피에몬테의 관계기업 투자 자산을 늘리게 됐고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기준을 맞추는 퍼즐이 되기도 했다.

피에몬테의 휠라홀딩스 지분 매입은 올해도 계속됐다. 1월 3일을 시작으로 6월 7일까지 장내 매수를 통해 휠라홀딩스의 주식을 꾸준히 늘렸다. 그 결과 지난 7일 기준 피에몬테가 보유한 휠라홀딩스의 주식 수는 1887만467주로 지분율은 31.06%까지 증가했다.


올들어 휠라홀딩스의 지분을 급격하게 늘리는 이유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고 있다. 피에몬테가 비상장사인 만큼 내외부 경영 상황에 대한 정보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오너2세인 윤근창 휠라홀딩스 대표를 중심으로 한 승계 작업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윤 대표는 윤 회장의 장남으로 피에몬테 내의 영향력은 부친 못지않다. 윤 대표는 피에몬테의 지분 20.77%를 보유해 2대 주주인 의료용 전동스쿠터 제조사 케어라인의 최대주주다. 동시에 피에몬테의 지분 4.05%를 직접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피에몬테가 휠라홀딩스의 지분을 늘릴 경우 안정적인 배당을 통한 승계 자금 확보는 물론 중장기적으로는 비상장사 지분 승계 등을 꾀할 수도 있다.

피에몬테의 휠라홀딩스 지분 매입 이유가 공개되지 않은 가운데 휠라홀딩스 역시 관련 상황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회사 관계자는 "피에몬테는 최대주주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회사인 만큼 휠라홀딩스의 지분 매입 배경은 알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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