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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 지주사 요건 점검

피에몬테, 자격 유지 관건은 '휠라홀딩스' 성장성

⑭장부가 자산총계 비중 89% 차지, 관계기업투자 손실 민감한 구조

박규석 기자  2023-06-09 10:45:19

편집자주

중소 지주사들이 '공정거래법상 지주사'의 존속 여부를 두고 주판을 튕기고 있다. 수입배당금 익금불산입과 같은 세제 혜택 등이 희석되고 있어 공정위의 규제를 받는 공정거래법상 지주사로 남을지를 고민하는 분위기다. 지주사를 유지하더라도 오는 2027년 6월까지 상향된 자산 요건을 맞춰야 하는 과제가 잔존한다. THE CFO가 중소 지주사들의 공정거래법 요건 충족 여부를 짚어보고 이에 따른 향후 자산 관리 전략을 점검해본다.
휠라그룹 최상위 지배기업인 피에몬테의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존속은 '휠라홀딩스'의 성장성에 달려있다. 실적에 따라 피에몬테에 반영되는 장부금액이 바뀌기 때문이다. 장부가가 피에몬테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큰 만큼 지주사 체제 유지 차원에서 휠라홀딩스의 수익성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휠라홀딩스 장부가로 채워진 자산총계

피에몬테가 2022년 말 기준 자산총계에서 6416억원을 기록하며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요건을 충족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휠라홀딩스가 있다. 휠라홀딩스의 지분을 꾸준히 늘린 결과 '관계기업투자 자산'이 증가해 자산 규모가 커졌기 때문이다. 관계기업투자 자산은 비유동자산에 속한다.

늘어난 휠라홀딩스의 지분이 자산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피에몬테가 관계기업 투자에 있어 지분법을 활용하고 있어서다. 지분법은 관계기업이나 공동기업에 대한 장부가를 평가하는 회계처리 방법이다.


관계기업 등 투자를 최초 인식하는 시점에는 원가를 장부가로 한다. 취득일 이후 발생한 피투자자의 순자산 변동액 중 투자자의 몫만큼 해당 투자자산의 장부가에 가감한다. 이는 휠라홀딩스가 순이익을 실현하면 피에몬테는 지분율만큼 지분법이익을 손익계산서에 반영하고 동시에 그만큼 휠라홀딩스의 장부가도 늘어나게 된다는 얘기다.

지난해 말 기준 휠라홀딩스의 장부가는 5694억원이다. 이는 피에몬테가 설립된 직후인 2017년 말 1746억원과 비교하면 226%가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피에몬테는 휠라홀딩스의 지분율을 20.09%에서 26.39%까지 끌어올렸다.

다만 이러한 변화는 피에몬테의 자산을 사실상 휠라홀딩스의 장부가로만 채우는 결과를 만들기도 했다. 2022년 말 기준 피에몬테의 자산총계 6416억원 중 휠라홀딩스의 장부가 비중이 89%나 차지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6월 현재 기준으로 휠라홀딩스의 지분율은 31.06%까지 증가했다. 피에몬테의 경우 연간 감사보고서만 제출해 상세한 내역은 확인하기 어렵지만 지분이 늘어난 만큼 휠라홀딩스의 장부가가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더욱 커졌을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피에몬테의 자산은 향후 휠라홀딩스의 장부가 변동에 민감한 구조가 됐다. 지분법을 따르기 때문에 순이익이 지분율만큼 장부가에 반영되지만 반대로 손실이 발생할 경우 감소할 수도 있다. 만약 휠라홀딩스에서 대규모 손실 등이 발생할 경우 관련 비중이 큰 피에몬테 입장에서는 자산의 감소를 피할 수 없게 된다.

◇휠라홀딩스, 2026년 '매출 4조' 목표

휠라홀딩스의 성장성은 피에몬테의 공정거래법 지주사 존속을 위한 자산 유지와 더불어 수익성 제고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피에몬테의 경우 별도의 사업이 없는 순수 지주사인 만큼 배당금과 지분 투자에 따른 수익 등이 주요 수익원이기 때문이다.

수익성 측면에서 휠라홀딩스는 사실상 피에몬테 실적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2022년 말 기준 피에몬테의 관계기업투자손익은 1224억원이다. 세부적으로는 휠라홀딩스와 파빌리온46호일반사모부동산투자 유한회사에서 각각 1237억원 이익과 12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손실이 발생한 부분을 고려하더라도 전체 관계기업투자손익의 대부분은 휠라홀딩스가 책임진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처럼 피에몬테 입장에서는 휠라홀딩스의 수익성 등이 중요한 가운데 휠라홀딩스는 '글로벌 5개년 전략 계획'을 통한 성장 동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2022년 2월에 관련 계획을 제시했으며 당시 윤근창 휠라홀딩스 대표가 직접 나서 향후 로드맵을 설명하기도 했다.

휠라홀딩스는 이를 통해 2026년까지 연결기준 매출 4조4000억원과 영업이익률 15%~16%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핵심 계열사인 휠라코리아와 휠라USA의 중장기 성장률도 함께 밝혔다. 휠라코리아의 경우 2026년 매출 7000억원 이상과 연평균 성장률 7.9%, 영업이익률 최대 14% 달성이 목표다. 휠라USA의 목표 매출은 6억5000만 달러 이상으로 설정했다.

이러한 휠라홀딩스의 연결기준 매출 목표 등은 가시권에 있다는 게 업계 평가다. 2022년 말 기준 매출의 경우 전년 대비 11% 증가한 4조2218억원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2026년까지 3년의 시간이 남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목표 매출 달성에는 큰 부담이 없을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1년 새 3%포인트 줄어든 10%를 기록했지만 업황 개선 등 외부적인 요인이 해소되고 있는 만큼 기간 내 목표 달성에는 긍정적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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