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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 '소통·환원' 강화하는 휠라홀딩스

2026년 1조 투자 목표...'주주환원 60%' 차지, 경영전략실 보강 'IR·기획' 전문가 충원

박규석 기자  2023-06-12 14:21:18

편집자주

기업이 특정 분야에서 사람을 찾는 데는 이유가 있다. 안 하는 일을 새롭게 하기 위해, 못하는 일을 잘하기 위해, 잘하는 일은 더 잘하기 위해서다. 기업이 현재 발 딛고 있는 위치와 가고자 하는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단서가 이 리크루팅(채용) 활동에 있다. 기업의 리크루팅 활동과 의미를 짚어본다.
휠라그룹의 지주사인 휠라홀딩스가 IR 강화를 통한 정보 접근성 확대에 나선다. 외국인 투자자의 비중도 큰 만큼 IR 범위를 해외까지 넓히는 한편 관련 조직의 전문성도 강화 중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주주환원 등의 차원으로 배당금을 높이는 방안도 꾀하고 있다.

◇IR 시스템 리뉴얼...확대된 정보 접근성

휠라홀딩스는 패션 사업을 중심으로 크게 FILA와 Acushnet(아쿠쉬네트) 등 두 개의 사업 부문을 가지고 있다. FILA 부문의 경우 한국과 북미에서 직접 사업을 운영하고 종속회사인 FILA Luxembourg S.a.r.l. 이 소유한 휠라 글로벌 상표권을 토대로 라이센스 사업을 펼치고 있다.

아쿠쉬네트 부문은 골프 전문 브랜드인 Titleis와 FootJoy, Pinnacle 등 골프 관련 브랜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관련 부문의 경우 2016년 10월 뉴욕 증시 상장과 함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해 지배주주 위치를 보유한 상태다. 2023년 1분기 말 기준 휠라홀딩스의 100% 자회사 매그너스홀딩스가 아쿠쉬네트의 지분 52%를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사업 영역이 국내외에서 모두 활발한 휠라그룹은 지난 2021년 IR 활동에 대대적인 변화를 주며 정보 접근성 강화 등에 역량을 모았다. 이 과정에서 휠라홀딩스는 최고재무책임자(CFO) 직책을 신설하며 IR 개편을 위한 채비에 집중했다. 그 결과 이 회사는 처음으로 연간 가이던스를 제시하기도 했다.


가이던스는 단순히 목표 매출 등만 제시하지 않고 세부적인 수치까지 공개했다. 휠라홀딩스의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 등과 더불어 주요 종속기업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별도로 제시했다.

국내 상장사에서 보기 드문 IR 활동으로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추기 위한 노력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글로벌 패션기업과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IR 방식 역시 글로벌 기준에 맞춰 시스템을 재정비한 것으로 보고 있다. 휠라홀딩스는 해외 기관투자자 등의 세부내역은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외국인 투자 비중은 통상 45% 내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휠라홀딩스의 연간 가이던스에서 눈에 띄는 점은 적자 전망도 함께 공개하고 있다는 대목이다. 실제 휠라홀딩스는 올해 미국 종속기업(FILA USA) 매출이 전년 대비 20~25%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영업적자 폭은 최소 800억원에서 최대 900억원 수준으로 예상했다. FILA USA는 휠라(FILA) 브랜드 미국 사업 운영을 담당하는 증손자회사다.


◇이호연 CFO...IR '재편·강화' 주도

휠라홀딩스의 IR 정책은 현재 CFO인 이호연 경영전략본부장이 주도하고 있다. 2021년 9월 CFO 직책이 도입되면서 정식으로 회사의 곳간을 책임지게 됐으며 이후 외부에 공개된 주요 성과 중 하나가 IR 재정비다.

1982년 8월생인 그는 국내외에서 재무와 회계 부문의 전문성을 쌓은 인물이다. 2008년 미국 조지메이슨대 재무금융학과를 졸업한 후 2013년 미국 존스홉킨스대에서 재무(Finance) 석사 과정을 마쳤다.


2010년 6월 iDreamers Network North America를 공동 설립해 2011년 12월까지 관리 이사(Managing Director)로 재직했다. 동시에 2009년 8월부터는 미국 식품 유통업체 리브라더스(Rhee Brothers)에서 재무 애널리스트로도 활동했다. 이후 삼성바이오에피스 경영지원실을 거쳐 2016년에 휠라그룹에 합류해 휠라코리아 경영관리본부 산하 재무전략팀장을 거쳐 현재 자리에 올랐다.

이 CFO는 현재 IR 강화와 더불어 주주환원에 힘쓰고 있다. 이는 휠라홀딩스가 추진 중인 '글로벌 5개년 전략 계획' 중 하나로 오는 2026년까지 약 6000억원을 주주환원에 사용할 방침이다. 글로벌 중장기 전략에 투입되는 자금이 1조원 규모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중 60%가 주주를 위해 사용되는 셈이다.

이를 위해 휠라홀딩스는 2020년(이하 연결기준)에 8%였던 배당성향을 2022년에 27%까지 높였다. 같은 기간 배당금 총액도 111억원에서 950억원까지 늘리는 등 주주 가치 제고에 노력했다.


이 CFO는 자체적인 IR 기능 강화에도 힘쓰고 있으며 이러한 그의 의지는 현재 진행 중인 채용 공고에서 엿볼 수 있다. 국내외 기관 투자자 미팅 등을 담당하는 IR 부문의 전문가를 모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 부서에서는 공시 업무와 분기별 대내외 IR 자료 작성, 주주총회 운영, 경영진 대상 산업 주요 이슈 보고 등을 담당하게 된다. 공시와 IR, 재무, 회계 등 유관 경력과 비즈니스 영어 구사 능력, 기관투자자 커뮤니케이션 역량 등이 주요 자격 사항이다.

IR과 직접적인 연관성은 낮지만 휠라홀딩스가 추진 중인 글로벌 5개년 전략 추진을 위해 전략기획팀의 충원도 이뤄지고 있다. 신사업 타당성 검토와 M&A를 비롯해 세무, 회계, IR 협업 검토 등이 주요 업무다. 회계와 금융, 전략기획 등의 경력이 중요한 가운데 CPA와 CFA 자격 보유 등을 우대한다.


IR팀과 전략기획팀은 모두 이 CFO 산하에 있는 경영전략실 소속이다. 이 CFO는 경영전략본부를 책임지고 있으며 휘하에는 경영전략실과 경영관리실이 있다. IR팀과 전략기획팀이 담당하는 업무는 다르다. 다만 이들 모두 이 CFO의 지휘를 받는 구조인 만큼 큰 틀에서는 글로벌 5개년 전략을 실행하기 위한 조직 또는 시스템의 강화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휠라홀딩스 관계자는 "회사의 IR팀은 공시와 IR, 거버넌스, Market Intelligence 등 다양한 스콥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며 "투명한 정보 공개와 주주환원 강화 등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추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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