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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Change

성장기 열린 밀리의서재, '시너지 메이커' 정민철 실장

KT 그룹경영실 출신, 지니뮤직 경영기획실장 등 거쳐

이민우 기자  2024-03-18 15:32:06
밀리의서재가 최고재무책임자(CFO)에 정민철 경영기획실장을 선임했다. 전임자 김사왕 전 CFO의 KT 복귀에 따른 결정이다. 정 실장은 과거 KT 그룹경영단에서 계열사 전반의 시너지 효과를 모색했던 경험이 있다. 플랫폼, 콘텐츠 기업으로 통신과 커머스 등 관계사와 협업을 지속해 노려야 할 밀리의서재에 적합한 인물이다.

정 실장의 주요 임무는 IPO 등으로 확보한 자금을 효과적으로 배분, 관리해 기틀을 다지는 일이다. 밀리의서재는 상장 성공으로 본격적인 성장기에 돌입할 발판은 마련했다. 향후 공격적인 콘텐츠 개발, 확보 등이 이뤄져야 한다. 자금 관리가 필수적인 상황에서 CFO 교체가 이뤄졌다는 점이 주목된다.

◇계열사 시너지·상승 효과 필수, 그룹 내 '협업' 이끌기 적임자

IT, 통신 업계에 따르면 밀리의서재는 김사왕 전 경영지원실장의 KT 복귀로 발생한 CFO 공백을 정 실장으로 채웠다. 지난해까지 전략기획본부장을 맡았던 정 실장은 올해부터 경영기획실장으로 근무 중이다. 현 경영기획실은 기존 전략기획본부와 경영지원실이 통합해 만들어진 조직이다.

CFO에 새 인물을 데려오기보다 정 실장에게 훨씬 더 많은 권한과 조직을 몰아주기로 결정한 셈이다. 밀리의서재와 KT 그룹 경영진이 정 실장에게 보내는 신뢰와 기대감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정 실장의 주요 이력은 KT 본사 그룹경영단, 경영실 근무 등이다. 그룹경영단은 황창규 전 KT 회장 시절 신설됐다. 당시 비서실, 경영기획부문에 산재돼 있던 그룹전략을 통합해 관리하던 조직이다. 2018년 경영기획부문에 이관, 2020년 그룹경영실 승격을 거쳐 2021년 신설된 그룹 트랜스포메이션에 속했다가 지난해 KT 조직 변화로 전략실 내 다른 부서로 흩어져 사라졌다.

그룹경영단, 그룹경영실에 맡겨진 임무는 KT 계열사 관리, 시너지 창출이다. 금융과 커머스, IT, 콘텐츠 등 다양한 계열사 접점을 고려해 상승효과를 그리는 역할이다. 정 실장은 이곳에서의 근무 경력을 바탕으로 비교적 젊은 나이에 지니뮤직, 밀리의서재 전략본부장 등 계열사 요직을 맡아 사업을 리드했다.

밀리의서재는 KT로 인수되며 통신사부터 음악 서비스, 커머스 등 다양한 관계사와 협업해야 하는 상황이다. 플랫폼, 콘텐츠 기업에 이용자 증대, 이를 위한 접점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 그룹 계열사 전반과 협업을 이끌어봤던 정 실장에게 CFO란 중책을 서둘러 맡긴 이유다.

◇공격적 콘텐츠 확보·투자, 적재적소 자금 배분·사업 효율화 도모 중요

밀리의서재에게 올해 가장 큰 미션은 자금 배분과 비용 관리다. 지난해 IPO에 성공하며 다수 자금이 유입됐다. 이와 함께 기존 경영진, FI의 엑시트도 이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는 IPO 납입 자금의 효과적인 활용과 변화될 경영, 전략 구조의 빠른 안정화가 필요하다. 이를 기반으로 성장을 본격화하는 시기가 돼야 한다.

결국 정 실장의 당면 과제도 명확하다. IPO 등으로 확보한 자금의 효과적 분배, 관리다. 지난해 말 연결재무제표 기준 밀리의서재 보유 현금(현금성자산, 기타유동금융자산)은 2022년 말 대비 5배 이상 늘어난 587억원이다. 반면 차입금은 48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온전히 사업, 경영을 위해서만 현금을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충분한 실탄을 가졌지만 자금을 투입할 곳이 상당하다는 점에서 안심할 수는 없다. 경쟁력 강화를 위해 콘텐츠 공급 확대, 신규 플랫폼 론칭 등 공격적인 전략을 강구 중이다. 여기에 기존 오디오, 도슨트 북 사업의 지속과 자체 콘텐츠 확보를 위한 작가 직접 계약 등에도 꾸준한 비용 소모가 불가피하다.

전자책 시장 1위를 유지해야 하는 밀리의서재 입장에서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하기 어려운 요인들이다. 하지만 확고한 기준 없이 자금을 투입하면 기껏 조달한 돈을 허공에 날리고 영업비용 증가만 낳을 수 있다. 이전보다 다양해질 비용 창구를 면밀히 살펴보고 단단히 관리해야 한다.

밀리의서재는 지난해 462억원 상당 영업비용을 지출했다. 2022년 대비 10% 넘게 늘었지만 영업이익에 큰 부담을 안기지는 않았다. 이 기간 영업이익률은 18.4%를 기록해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매출을 늘리는 과정에서 전반적인 수익률 개선과 더불어 비용 통제 역시 적절하게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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