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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any Watch

재무위기 극복한 밀리의서재, 채널확장 전략 ‘박차’

2020년부터 2년간 자본잠식 ‘흔들’, RCPS·IPO로 고비 해소

김규희 기자  2024-01-18 16:42:54
밀리의서재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전자책과 오디오북 등 디지털 도서 콘텐츠를 선보이며 빠르게 성장해왔다. 하지만 사업 초기 대규모 투자금 영향으로 재무구조가 흔들리는 양상을 보였다. 결손금 누적으로 2020년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전혀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일단 상환전환우선주(RCPS) 보통주 전환 등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IPO를 통한 자본확충도 이뤄졌다. 안정화된 재무상태를 기반으로 실적 성장세가 한창이다. 오리지널 IP를 앞세워 판매채널을 기업소비자간거래(B2C)에서 기업간거래(B2B)로 확장한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 대규모 투자금 여파, 과거 한 때 ‘누적 결손금’ 1019억

2016년 전자책 독서 플랫폼 시장에 첫 발을 내디딘 밀리의서재는 이듬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월정액 구독 서비스를 선보였다. 전자책 외에도 음성으로 읽어주는 오디오북과 챗북, 오디오 드라마 등 새로운 형태의 독서 콘텐츠를 시장에 안착시키며 새로운 독서 패러다임을 구축했다.

다양한 디지털 도서 콘텐츠를 선보인 덕분에 사업 초기부터 구독자를 빠르게 늘릴 수 있었지만 대규모 투자금 영향으로 재무적으로는 힘든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매출액이 2019년 110억원에서 2020년 192억원, 2021년 289억원으로 증가하는 동안 적자에 허덕였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누적된 적자는 288억원에 달했다.


적자가 쌓이다보니 결손금 규모가 계속해서 커져갔다. 2019년 말 559억원이었던 결손금은 2020년 말 780억원, 2021년 말 1019억원으로 불어났다. 밀리의서재는 2020년 말 자본총계가 마이너스(-)인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고 불안한 재무구조는 이듬해 말까지 이어졌다.

밀리의서재는 2022년 상환전환우선주의 보통주 전환을 통해 재무구조 위기를 극복했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총 280억원 규모로 발행했던 우선주 383만3790주를 보통주로 전환했다.

덕분에 2021년 말 부채로 잡혀있던 상환우선주부채 43억원, 파생상품부채 813억원 등 856억원을 2022년 말 자본으로 편입할 수 있었다. 이에 1008억원에 달했던 부채총계는 200억원 수준으로 개선됐고 자본총계는 -830억원에서 75억원으로 플러스 전환, 자본잠식에서 벗어났다.

지난해엔 IPO를 통해 또한번 재무구조를 개선했다. 주식발행초과금으로 333억원의 현금을 유입해 남아있던 결손금을 모두 털어냈다. 작년 9월 말 기준 밀리의서재 이익잉여금은 37억원 수준이다.

◇ 2년 연속 흑자 전망, B2B 사업강화 전략 ‘주효’

밀리의서재는 단기간 재무구조를 개선한 데 이어 최근엔 가파른 실적 성장세까지 보여주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2023년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406억원이었다. 이는 전년 동기 335억원 대비 21.2%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 증가폭은 더 크다. 1년 전 30억원에서 75억원으로 150% 증가했다.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수 있었던 건 공격적으로 판매채널을 확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15만권의 독보적으로 많은 전자책 콘텐츠와 독자적인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다는 강점도 있지만 판매채널을 기업소비자간거래(B2C)에서 기업간거래(B2B)로 확장하는 전략이 주효했다.

밀리의서재의 첫 비즈니스모델은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전자책 월정액 구독 서비스를 판매하는 것이었다. 서점 신간과 베스트셀러 확보 등으로 구독자를 유인한 덕분에 밀리의서재는 국내 1위 독서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그러다 2021년 KT 인수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판매채널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밀리의서재 구독권을 KT 요금제와 묶어 팔면서 신규고객 유입이 활발해졌다. 덕분에 구독자수는 2022년 9월 520만명에서 2023년 9월 670만명, 작년 말엔 700만명으로 빠르게 증가했다.

대기업 등을 대상으로 한 B2B 채널 확장 성과도 있었다. 밀리의서재는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현대백화점 등 대기업과 공기업, 정부 부처 등 약 200개의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다. 2019년 고객사가 30여곳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상승세다.

밀리의서재는 오는 2월 웹소설 시장 진출도 앞두고 있다. 웹소설 플랫폼 론칭을 앞두고 각 장르별로 강점을 가진 인기 작가와 타 플랫폼 핵심 인력 등을 선제적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밀리의서재 관계자는 “작년 3분기에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코스닥 시장에 진입할 수 있었다”며 “오리지널 IP를 앞세워 B2B뿐 아니라 B2BC 등 채널 확장을 통해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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