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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집단 톺아보기

'지주 자회사 3년차' 이노와이어리스, 사업확장 청사진

⑤LIG 260억 지원, 차량용 반도체기업 400억 인수…중장기 수익원 보강

박동우 기자  2024-05-07 14:14:21

편집자주

사업부는 기업을, 기업은 기업집단을 이룬다. 기업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영위하는 사업의 영역도 넓어진다.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의 관계와 재무적 연관성도 보다 복잡해진다. THE CFO는 기업집단의 지주사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을 재무적으로 분석하고, 각 기업집단의 재무 키맨들을 조명한다.
코스닥 상장사 이노와이어리스가 지주사 LIG의 자회사로 편제된지 3년차에 접어들었다. 창업자를 거쳐 행동주의펀드 KCGI, LIG넥스원, LIG에 이르기까지 세 차례의 최대주주 변경을 겪었다.

LIG는 이노와이어리스의 사업 확장 청사진 실현을 돕는데 힘을 쏟는 중이다. 배당, 내부거래 등으로 지주의 중장기 수익원을 보강하는 과제와도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LIG의 260억원 지원에 부응해 이노와이어리스는 차랑용 반도체 회사를 400억원에 인수하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세 차례 '최대주주 변경' 우여곡절

LIG그룹은 2010년대 후반 구조조정을 마무리한 뒤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필요성을 인식했다. 자금이 넉넉하던 LIG넥스원이 투자의 중추로 떠올랐다. 기업을 물색하던 중 코스닥 상장사 이노와이어리스가 부각됐다. 소형 이동통신 기지국 '스몰셀(small cell)'을 개발한 역량을 토대로 5세대(5G) 이동통신 인프라를 확충하는 국면에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LIG넥스원은 행동주의펀드 운용사 KCGI와 함께 이노와이어리스에 투자했다. KCGI를 이끄는 강성부 대표가 LIG그룹 계열 투자사 LK투자파트너스 수장을 지낸 만큼 협력에 적합한 파트너였다. 2018년 11월에 이노와이어리스 최대주주인 정종태 창업자가 보유한 지분 18.6%(111만4727주)를 사들이는 수순으로 이어졌다.


구주 인수대금 279억원 가운데 204억원을 KCGI헬리오스 제1호 PEF가 부담하고, 나머지 75억원을 LIG넥스원이 책임졌다. KCGI헬리오스 제1호 PEF는 이노와이어리스 주식 13.6%(81만5202주)를 취득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LIG넥스원은 지분율 5%(29만9525주)를 확보했다.

투자와 맞물려 LIG넥스원과 KCGI는 보유한 지분을 서로 거래할 수 있는 콜옵션(주식매수청구권)과 풋옵션(주식매도청구권)을 설정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LIG넥스원은 2020년 11월에 콜옵션 행사 시점이 도래하자 곧장 KCGI 측이 갖고 있던 주식 16.6%(111만5327주)를 331억원에 사들였고 이노와이어리스를 자회사로 편입했다.

2022년 11월에 이노와이어리스 최대주주는 다시 변화를 겪었다. LIG넥스원이 소유 주식 21%(141만4852주) 일체를 471억원에 지주사 LIG로 넘겼다. 강성부 KCGI 대표는 더벨과의 통화에서 "최대주주 변경은 지배구조와 사업구성의 균형을 고려한 선택이었다"며 "군수기업 LIG넥스원과 민수기업 이노와이어리스를 지주의 자회사로 나란히 편제해야 적절하다는 공감대가 (그룹 내부에)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배당·내부거래' 직결…"신성장동력 확보 조력"

LIG가 이노와이어리스를 손자회사에서 자회사로 편입한 건 지주사가 얻는 수익 경로를 다변화하는 취지와도 맞닿아 있다. 배당을 거둬들인 대상이 2022년까지 LIG넥스원 한 곳에 그쳤으나 지난해 이노와이어리스에서서도 수취한 대목이 방증한다. 다만 수령한 배당금은 5억원으로 LIG넥스원에서 받은 금액(139억원)과 견줘보면 미미한 수준이다.


내부거래 규모의 변화도 두드러진다. 최대주주 변경 이전 LIG넥스원이 이노와이어리스와 거래하면서 얻은 매출은 -2021년 1억5500만원, 2022년 1억6000만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주 자회사로 편제된 작년 LIG는 이노와이어리스를 상대로 수익 28억원을 시현했다. 1년새 거래 규모가 17배 넘게 불어났다.

지주사의 수익원을 보강하는 차원에서 이노와이어리스 성장을 도울 필요성이 대두됐다. 국내외 5G 인프라 구축이 지지부진하며 신사업 발굴이 새 과제로 떠올랐다. 이동통신용 시험·계측기 납품에 초점을 맞춘 본업 수익성이 약화하는 대목도 고민거리였다. 2019년 15.8%를 시현한 영업이익률은 2021년 14.8%, 2023년 7.5% 등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순이익률도 13%에서 7%대로 낮아졌다.


작년 1월에 LIG는 이노와이어리스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264억원을 수혈해줬다. 이를 계기로 LIG는 소유 지분율을 21%에서 30%로 끌어올렸다. 이노와이어리스는 M&A 대상 탐색에 나섰고 올해 1월 391억원을 투입해 차량용 반도체 제조사 명성라이픽스 지분 90%(2만4499주)를 인수했다. 전기차·자율주행차 산업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만큼 완성차 메이커의 협력사로 시장 입지를 확대하는 취지다.

LIG그룹 관계자는 "이노와이어리스는 민수 분야에서 축적한 통신 기술력과 노하우가 상당한 회사"라며 "기술 개발을 촉진하는 한편 새로운 성장동력을 계속 확보해나가도록 계열사간 유기적 협력과 투자를 지속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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