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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풍향계

이노와이어리스, 넉넉한 투자실탄 확보 배경은

운전자본 부담 최소화 강점, "통신산업 변동성 대응 주력"

김소라 기자  2024-01-26 08:18:04

편집자주

유동성은 기업 재무 전략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유동성 진단 없이 투자·조달·상환 전략을 설명할 수 없다. 재무 전략에 맞춰 현금 유출과 유입을 조절해 유동성을 늘리기도 하고, 줄이기도 한다. THE CFO가 유동성과 현금흐름을 중심으로 기업의 전략을 살펴본다.
통신 시스템 개발 업체 '이노와이어리스'는 풍부한 현금 여력을 유지하고 있다. 평소 자금 순환이 원활히 이뤄지는 것이 주 요인으로 꼽힌다. 동종 업체들이 경영난으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과 상반된다.

넉넉한 유동성은 재투자 발판이 되고 있다. 최근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지분투자를 단행하며 외형 확대에 나섰다. 특히 지분 매입 자금을 전액 내부 현금으로 충당, 차입에 따른 불필요한 금융비용 지출을 최소화했다.

이노와이어리스 관계자는 25일 "현금운용 기조를 보수적으로 가져가고 있다 보니 자체 자금만으로도 지분 거래를 충분히 소화할 수 있었다"며 "외부조달로 유동성 부담을 경감시키는 방법도 있겠으나 이자 비용이 추가로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해 이 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노와이어리스는 유동성 면에서 우위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유동비율은 460%대다. 당해 유동부채를 상당 부분 해소하면서 전년대비 유동비율이 상승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지난 몇 년간 현금 유동성은 계속해서 건전한 상태를 지속해 왔다.


원활한 현금 유입이 바탕이 됐다. 이노와이어리스는 영업을 통해 매년 여윳돈을 남기고 있다. 이는 2018년 창업주인 정종태 전 대표가 물러나고 사모펀드 KCGI와 방산업체 LIG넥스원이 경영권을 잡은 이후부터 본격화됐다. 이듬해 장기간 이어지던 적자구조를 끊어낸 이노와이어리스는 200억원의 잉여현금흐름(FCF)을 반영했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 FCF는 100억원대로 감소했으나 지난해 다시 200억원대를 회복했다.

운전자본 이슈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점이 유동성 관리 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제품을 고객사별로 맞춤(커스터마이징) 제작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이를 통해 재고가 쌓이는 것을 방지, 현금이 원활히 순환토록 했다. 대기업향 영업을 통해 매출채권 회수 리스크도 낮췄다. 현재 고객사로 이동통신사업자, 칩 제조사 등 규모가 큰 기업이 포진해있다.

이노와이어리스 관계자는 "커스터마이징 방식에 따른 수익성 약화 측면도 존재하지만 제품 대부분이 소프트웨어 형태다 보니 인건비 등 고정성 비용만 상쇄하면 이익으로 전환할 수 있는 구조"라며 "다만 하드웨어 형태인 스몰셀(Small Cell) 제품은 대량 납품을 통해 규모의 경제로 이익 추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근래 통신장비 업체들이 이익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과 상반된다. 앞서 지난해 말 텔레필드, 에이스테크 등 동일 섹터의 코스닥 기업들이 장기간 이어지는 적자구조를 버티지 못하고 경영권 손바뀜을 겪었다. 5세대 이동통신(5G) 서비스 보급이 업계 예상 대비 부진했던 탓에 수주 위주 사업을 영위하는 업체들의 타격이 불가피했다.

반면 통신 최적화 솔루션에 특화된 이노와이어리스의 경우 제품 적용 범위가 넓어 상대적으로 충격이 덜했다는 설명이다. 평소 현금을 묻어두는 기조도 탄탄한 재무 여력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됐다. 이노와이어리스는 통신 산업의 불확실성에 대비해 자금을 최대한 축적해두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산업 특성상 통신 세대가 바뀔때마다 매출 변동이 심화되는 탓이다. 이러한 기조는 최대주주가 LIG그룹으로 바뀌기 전부터 계속해서 견지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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