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 D&A의 미국 군용 로봇 투자 회수 시점이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 2년 전 미래 전장 핵심 기술 확보를 위해 지분 60% 인수에만 3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했지만 수익 실현의 핵심 축으로 꼽혔던 미군 납품 계약 체결이 지연되면서 적자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경쟁사들이 군 실증과 공급망 확보에 속도를 내면서 고스트로보틱스 역시 본격적인 매출 확대가 절실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매출은 제자리…미군 납품 지연에 손실 확대 LIG D&A는 지난 2024년 7월 미국 현지 법인 LNGR LLC를 통해 고스트로보틱스 지분 60%를 약 2억3970만달러(한화 약 3320억원)에 인수했다. 회사는 군용 사족보행 로봇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미래 무인체계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었다. 당시 재원 조달에는 한투PE와 과학기술인공제회가 설립한 투자회사 세마인베스트먼트가 약 1260억원을 부담했다. LIG D&A는 약 2060억원을 직접 투입했다.
LNGR LLC는 회사가 고스트로보틱스 인수를 위해 설립한 미국 현지 특수목적법인(SPC)이다. 미국 방산 기업 특성상 외국 자본 투자 시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 심사와 안보 규제를 고려해야 하는 만큼 현지 법인을 통한 인수 구조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핵심으로 기대했던 미군 납품 계약 체결 시점이 늦어지면서 수익성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이다. LNGR LLC는 올해 1분기 매출 48억원, 순손실 12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1분기부터 4분기까지 매출은 80억원에서 160억원 수준까지 증가했다. 순손실은 같은 기간 40억원에서 833억원까지 확대됐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손실 급증은 대규모 손상차손 영향이 컸다. 회사는 지난해 4분기 약 1125억원 규모의 무형자산 손상과 약 275억원 규모의 영업권 손상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미 정부 계약 지연과 대체시장 발굴 지연 등 외부 경영환경 변화로 당초 예상했던 성장성과 수익성이 훼손됐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미군 납품 계약 체결 시점이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수익화 일정 역시 뒤로 밀린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회사는 미군 납품 가능성 자체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보고 있다. 현재 미군 공급 계약은 지속 협의 중이다. 회사는 고객사와의 계약 체결 및 흑자 전환 시점을 2027년 즈음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 고스트로보틱스는 최근 제품 고도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익명의 고객사와 100대분의 비전(Vision) 60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초에는 일본 자위대 동계 훈련에도 참가해 실증 데이터를 쌓았다. 미국 통신사 AT&T의 공공안전망인 퍼스트넷을 활용한 구조·응급 대응용 모델도 공개하며 군 외 시장 확대에도 나서는 모습이다.
◇경쟁사는 실증 확대…고스트로보틱스는 ‘수익화’ 숙제 시장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글로벌 군용 로봇 시장에서는 완성차와 빅테크 기업들까지 뛰어들며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단순 기술 개발을 넘어 실제 군 운용 환경에서 실증 데이터를 얼마나 확보했는지가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현대자동차그룹의 보스턴다이내믹스는 국방부로부터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초병 근무 시범 적용을 위한 테스트 요청을 받았다. 단순 기술 시연이 아닌 실제 운용 환경 검증 목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고스트로보틱스의 경우 기술력 자체에 대한 평가는 나쁘지 않지만 아직 대규모 양산 계약이나 안정적인 수주 기반 확보 측면에서는 뚜렷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업계에서는 실증 데이터 축적 규모와 위치 추적 정밀성 측면에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여기에 비용 부담도 남아 있다. 회사는 과거 보스턴다이내믹스와의 특허 소송 결과에 따라 일부 제품 매출에 대해 약 10% 수준의 로열티를 지급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다만 소프트웨어와 추가 장착 장비 등에는 로열티가 적용되지 않는 만큼 회사는 향후 관련 솔루션 판매를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