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넥스원은 지난해 영업현금흐름에서 6000억원 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운전자본 부담으로 1조1000억원이 유출된 영향이 컸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현금 곳간에서 4000억원 이상이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 부진이나 자금 경색의 신호는 아니다. LIG넥스원의 현금창출력은 오히려 개선됐다.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이 44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10조원 이상 수주잔고가 늘어난 데다 성장을 위한 투자도 지속돼 일시적으로 운전자본이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LIG넥스원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적자로 돌아섰다. 전년 9519억원 순유입을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5827억원이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LIG넥스원은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영업활동현금흐름 플러스를 유지해 왔다.
본업에서 창출하고 있는 현금은 오히려 규모를 키우는 추세다. 2024년 EBITDA(영업이익+유형자산감가상각비+무형자산상각비)는 309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4436억원으로 4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과 유무형자산감가상각비가 모두 순증한 영향이다.
현금창출력에 문제가 없지만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원인은 운전자본 부담이 커진 데 있다. LIG넥스원은 지난해 운전자본 투자(영업활동으로 인한 자산·부채의 변동)에 1조1053억원을 썼다. 전년에는 6954억원 현금 순유입을 기록했던 항목이다.
항목을 뜯어보면 매출채권과 재고자산, 선급금이 모두 수천억원대 쌓인 것으로 나타났다. LIG넥스원은 지난해 매출채권 및 계약자산만 7701억원 늘었다. 선급금 역시 5429억원이나 쌓였다. 재고자산은 2345억원이 늘어난 것으로 평가됐다.
LIG넥스원은 지난해 대규모 신규수주를 기록했다. 한 해 동안 10조3000억원어치 먹거리를 쌓으면서 수주잔고는 26조2000억원 수준으로 급증했다. 수주 규모가 커지면 매출채권이 증가하는 동시에 선급금도 늘어나게 된다. 하위 협력업체에 선투입되는 돈이다.
투자활동현금흐름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자본적지출(CAPEX) 규모는 줄었지만 여전히 수천억대 투자가 지속되고 있는 탓이다. LIG넥스원의 투자활동현금흐름은 지난해 -2760억원으로 유무형자산취득에만 3458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LIG넥스원은 2024년 중 2030년까지 총 5조원을 투자하겠다고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같은 해 5673억원을 썼다. 지난해 투자금액은 줄었지만 지속적인 CAPEX 투자가 예정돼 있다.
차입금 규모가 늘어 재무활동현금흐름 플러스 폭은 커졌다. 단기차입금은 4073억원, 장기차입금은 1513억원이 각각 순증했다. 각종 투자를 위해 유동성을 끌어다 쓰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해 말 기준 LIG넥스원의 현금 곳간에는 1252억원이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말에는 5469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대규모 신규수주, 성장을 위한 투자로 인해 4212억원가량 현금이 유출된 셈이다.
일시적으로 빈 곳간은 올해부터 다시 채워질 예정이다. UAE 천궁-II 매출 비중이 올해 23.4%, 내년 26.6%로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업계는 LIG넥스원의 올해 매출이 5조원을 돌파, 영업이익 역시 4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각각 4조3069억원, 3229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