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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 확대' 이노와이어리스, LIG그룹 전진기지 '우뚝'

자율주행 신사업 타진, 대주주 자금 지원 든든

김소라 기자  2024-01-25 14:55:04
통신 시스템 개발업체 '이노와이어리스'가 LIG그룹의 신사업 전초기지로 떠올랐다. 근래 자동차 전장(전기·전자장치)부문으로의 보폭 확장을 타진 중이다. 현재 그룹이 방위산업 위주 사업을 전개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계열사를 내세워 신규 분야로의 진출을 모색하는 그림이다.

계열사간 활발한 거래 관계를 맺고 있는 만큼 신규 투자에 따른 리스크를 완화할 수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노와이어리스는 최근 차량용 반도체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잇따라 관련 기업들을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지난 몇 년간 뚜렷한 지분 투자 행보를 보이지 않았던 만큼 유의미한 기조 변화로 꼽힌다. 2020년 말 LIG그룹 내 편입된 후엔 처음으로 진행하는 인수합병(M&A)이다.

이노와이어리스 관계자는 "올해 유관기업 인수 전엔 차량부문 사업은 내부적으로 전개하는게 없었다"며 "이번에 차량 사물통신 개발, 차량 반도체 유통 등 자동차 업종 중에서도 각기 다른 분야 업체를 인수해 신사업에서 공동의 시너지를 모색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노와이어리스는 LIG그룹의 신사업 전초기지 역할을 하게 됐다. LIG그룹은 앞서 한 차례 전장 분야로 보폭 확장을 타진했으나 가시적인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자율주행 스타트업 '포티투닷' 투자가 대표적이다.

2020년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방산업체 'LIG넥스원'이 50억원을 들여 지분 3.6%(2022년 기준)를 확보했지만 그로부터 2년뒤 현대차그룹에 보유분을 전량 매각했다. 지분 관계를 맺고 차량용 센서 등을 공동 개발한다는게 당초 목적이었으나 양사간 연결고리가 없어지며 신사업 진출 동력도 약화됐다.


그룹 입장에선 이노와이어리스를 통해 신규 사업에 대한 부담을 낮출 수 있을 전망이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계열사 통해 보다 가볍고 신속하게 새로운 영역을 시험해 볼 수 있다. 계열사 중심의 비즈니스 전개를 통해 위험 부담이 그룹 차원으로 확대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사업 성격 측면의 융합도 잘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 봤다. 이노와이어리스가 보유한 무선 통신 최적화 솔루션 기술이 차량 사물통신 등 미래 전장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이란 판단이다. 해당 솔루션은 통신 서비스 품질이 일정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해외시장 위주 사업구조도 강점이다. 현재 자율주행차 등 미래 전장 분야 개발이 글로벌 완성차 업체 주도로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만큼 이노와이어리스의 풍부한 해외 경험이 향후 영업 전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LIG그룹은 1년여 만에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게 됐다. 앞서 지주사인 LIG는 지난해 1월 이노와이어리스에 263억원을 수혈했다. 이는 당시 이노와이어리스가 진행한 3자 배정 유상증자에 LIG가 참여한 형태로 이뤄졌다. LIG가 이노와이어리스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한지 약 2개월 만이다. 당초 계열사인 LIG넥스원이 이노와이어리스의 최대주주였으나 LIG와의 주식양수도 계약을 통해 자회사로 편입했다.

계열사 간 상호작용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노와이어리스는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특수관계사인 LIG넥스원을 대상으로 8억원 가량의 매출을 벌어들였다. 아울러 같은 기간 약 25억원의 선수금을 수취하기도 했다. 경영 전반엔 대주주 측 인사가 직접 관여 중이다. 이수영 전 LIG넥스원 부사장이 이노와이어리스 등기임원으로 재직하며 재무, 경영 전반의 업무를 맡아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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