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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집단 톺아보기

에쓰오일, 회사채 추가 발행 고민…금리가 관건

②"CAPEX 대응 목적 고려 중"…커버리지 역량 다소 약화

김소라 기자  2024-05-09 15:45:01

편집자주

사업부는 기업을, 기업은 기업집단을 이룬다. 기업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영위하는 사업의 영역도 넓어진다.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의 관계와 재무적 연관성도 보다 복잡해진다. THE CFO는 기업집단의 지주사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을 재무적으로 분석하고, 각 기업집단의 재무 키맨들을 조명한다.
에쓰오일(S-OIL)이 연내 추가 조달을 고려하고 있다. 운영 자금 마련 목적의 조달이다. 전년에 이어 올해에도 대규모 설비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만큼 이를 충당하기 위해 외부에서 자금을 끌어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 중에서도 회사채 발행을 유력히 검토 중이다. 상대적으로 장기 차입 구조 설정에 유리하고 신용 등급 면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재무 건전성 주요 지표인 부채비율 면에서도 아직 추가 차입을 소화할 만한 여력이 있다.

다만 구체적인 일정은 미정이다. 이를 실행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신호인 금리 변동 추이를 눈여겨보고 있다. 자체 원리금 상환 역량인 '커버리지' 측면을 고려해야 하다 보니 금융 비용 부담이 높아지는 것이 부담인 탓이다. 이 비용 부담을 경감할 수 있게 금리 인하 타이밍에 맞춰 채권을 발행하는 것을 계획 중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9일 "현재 대규모 설비투자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보니 내부적으로 추가 자금 조달은 고려하고 있다"며 "회사채 추가 발행을 계획하고 있는데 정확한 시점은 미국의 금리 인하 추이를 지켜보며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올초 채무상환 목적 발행, 유동비율 100% 남짓


에쓰오일이 조달을 고려하는 것은 유동성이 충분치 못한 영향이다. 지난해 말 연결 유동비율은 104%로 나타났다. 1년 내 만기가 돌아오는 부채에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의 유동성에 그친다. 운영에 필요한 현금성 자산 외 신규 투자 몫으로 배정할 수 있는 재무 풀이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부터 신규 석유화학 설비투자 프로젝트를 개시한 에쓰오일 입장에선 이 재무 여력을 늘릴 수 있게 지렛대를 만드는 것이 당면한 주요 과제다.

에쓰오일은 올초부터 신속히 해당 작업에 착수했다. 총 4000억원을 외부에서 새롭게 수혈했다. 각각 5년(1900억원), 7년(1000억원), 10년(1100억원) 만기인 회사채 3종을 발행해 이를 충당했다.

다만 이 자금 조달은 기존 채무 대응을 위한 목적이 컸다. 올해 에쓰오일이 만기에 대응해야 하는 사채는 총 6종으로 모두 합쳐 6400억원 규모다. 상반기에 약 3000억원이 몰렸다.

추가 발행 가능성도 열어뒀다. 유형자산 신규 매입을 위한 자본적지출(CAPEX)분을 메꾸기 위한 목적이다. 에쓰오일은 올해 최소 1조원 이상의 여유 자금이 필요하다. 이는 오롯이 CAPEX 측면만 고려해 도출한 수치다. 지난해 말 보유 현금인 1조9000억원을 전량 설비투자 명목으로 투입한다고 단순 가정할 때 당해 CAPEX 목표치인 3조1000억원과 1조원 가량 차이가 난다. 일상적인 운영에 필요한 자금까지 고려하면 연내 회사채 신규 발행 가능성은 더욱 높게 점쳐진다.

◇이자보상배율 17%p 하락, "연준 금리 정책 신호 기대"


시장 분위기는 우호적이다. 에쓰오일이 견조한 신용 등급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올해 1월 국내 신용 등급 평가 기관으로부터 AA(긍정적) 등급을 부여받았다. 기관은 에쓰오일이 잉여현금흐름을 계속해서 창출하고 있고 최대주주인 사우디 아람코의 대외 신인도 및 지원 여력에 기반해 높은 재무 융통성을 유지하고 있는 점 등을 평가 근거로 들었다. 실제 조달 금리도 지난해 대비 일제히 내리는 등 유리한 위치를 점했다. 구체적으로 각각 5년물, 10년물 금리가 전년대비 0.47%포인트, 0.61%포인트 내렸다.

다만 현재 에쓰오일은 금리 측면에서 보다 우호적인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기준 금리 자체의 변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정책이 주요한 키인 만큼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 비용을 좀더 낮출 수 있는 때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에쓰오일 커버리지 역량은 다소 위축된 상태다. 지난해 연결 이자보상배율은 전년대비 약 17%포인트 하락한 5.72배로 나타났다. 앞서 견조한 수익성을 바탕으로 이자 비용에 여유 있게 대응할 수 있었지만 상대적으로 다소 빠듯해진 상황이다. 만기 구조도 단기 설정률이 높아 상환 시나리오 수립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최근 5년간 유동부채비율은 88%에서 102%로 상승했다. 반면 비유동부채비율은 같은 기간 26%포인트 하락, 지난해 말 36%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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