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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쓰오일 신규 프로젝트 예고, 시장 기대감 되살릴까

액침냉각 진출·SAF 전용설비 구축 검토…수익성 악화에 주가는 하락

김동현 기자  2024-04-26 17:51:57
에쓰오일은 석유화학 사업 확대를 위해 2단계에 걸쳐 대규모 설비 구축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조8000억원을 투입해 잔사유 고도화(RUC)·올레핀 다운스트림(ODC) 설비를 구축했고 현재 총투자 규모만 9조원이 넘는 샤힌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2026년 상반기 기계적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샤힌프로젝트가 완료되면 에쓰오일은 에틸렌 58만톤, 프로필렌 77만톤 등 석유화학 제품 320만톤을 생산하는 설비를 구축하게 된다. 정유업 중심의 에쓰오일이 석유화학 사업을 확대함에 따라 시장의 기대감도 커졌고 기업가치 역시 따라 올라가는 흐름을 보였다.

올해 국제유가 상승으로 치솟던 에쓰오일 주가는 최근 하향 안정화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1분기 영업이익 역성장이라는 성적표가 공개된 26일에도 전일 대비 2.63%나 주가가 빠졌다. 이 가운데 에쓰오일의 신사업으로 새롭게 공개된 액침냉각유·지속가능항공유(SAF) 사업 진출이 주가 부양의 새로운 무기로 떠올랐다.

◇수익성 뒷걸음질…신사업 기회 모색

에쓰오일은 올해 1분기 매출 9조3085억원, 영업이익 454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2.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1.9% 감소한 수치다. 전분기 적자(-3113억원)였던 정유부문이 분기 흑자(2504억원)로 돌아섰지만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2906억원)과 비교하면 400억원 정도가 빠져 수익성이 전반적으로 뒷걸음질 친 것으로 풀이된다.



샤힌프로젝트로 대표되는 석유화학 부문의 수익성이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한 480억원을 기록하며 위안을 삼아야 했다. 현재 석유화학 부문은 기존 1단계 투자를 통해 구축된 설비를 중심으로 사업을 이어가고 있는데 에쓰오일은 전반적인 석유화학 업황 부진 속에서도 높은 가동률을 유지해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70% 중후반대의 가동률을 보였던 석유화학 부문은 1분기 80% 중후반대로 올라섰다.

석유화학 사업 투자 효과를 맛본 에쓰오일은 앞으로 추진할 신사업도 일부 공개했다. 현재 정유업계가 도전 중인 액침냉각유와 SAF가 그 주인공이다. 액침냉각유는 설비의 열을 식히는 역할을 하는 윤활제품으로 최근 데이터센터·에너지저장장치(ESS) 산업의 개화와 함께 성장이 예상되는 분야다. 에쓰오일은 시제품을 개발해 올해 안으로 실증평가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SAF 사업의 경우 글로벌 환경 규제 변화로 정유업계가 필수로 진입해야 하는 산업이다. 유럽연합(EU)은 SAF 의무 사용 비율을 적용할 예정인데 그 비중이 내년 2%에서 2050년 70%까지 확대된다. 미국 역시 2050년 항공연료를 100% SAF로 대체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 에쓰오일은 해당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며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SAF 전용 생산설비 구축도 검토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이날 열린 실적발표 설명회를 통해 "제품별 수요와 판매 프리미엄을 고려해 경제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고자 계획 중"이라며 "SAF 공장 건설 투자는 검토 초기 단계로 현시점에서 일정이나 경제성, 투자 규모 등을 공유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실적 악화에 주가 하락, 신사업 투자에 건 기대

이날 영업이익이 역성장한 실적이 발표된 뒤 에쓰오일 주가는 지속해서 하락하는 흐름을 보였다. 종가는 전날 대비 2.63% 하락한 7만4000원이었다. 시총은 약 2200억원 규모 감소했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우상향하는 흐름을 보이던 에쓰오일 주가는 최근 들어 다시 하락하는 추세다.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이 분기 최고점(배럴당 최고 15달러)을 찍었던 지난달 14일에는 전일 대비 5.56% 급등했고 이달 초 이란·이스라엘을 중심으로 중동 지역 정세가 불안정해지면서 지난 5일에도 높은 상승폭(4.77%)을 보였다.

그러나 이후 상승분을 반납하기 시작했고 에쓰오일 주가는 이날을 포함해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정유주 특성상 국제유가와 지정학적 요인에 따라 주가가 움직이지만 에쓰오일은 신사업 발표를 통해 이를 보완했다. 앞선 석유화학 단지 1단계 투자로 기업가치 상향의 포석을 마련했고 현재 진행 중인 2단계 투자(샤힌프로젝트)로 이를 확대할 계획이다. 에너지 전환 흐름에 맞춘 SAF 설비 투자 역시 기업가치 향상을 위한 방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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