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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 끝나지 않은 IPO...'투자 로드맵' 방향은

합작법인 설립 등 활발한 다각화, 상장사 경험 '시니어급 재무 전문가' 물색

박규석 기자  2023-08-31 13:25:19

편집자주

기업이 특정 분야에서 사람을 찾는 데는 이유가 있다. 안 하는 일을 새롭게 하기 위해, 못하는 일을 잘하기 위해, 잘하는 일은 더 잘하기 위해서다. 기업이 현재 발 딛고 있는 위치와 가고자 하는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단서가 이 리크루팅(채용) 활동에 있다. THE CFO가 기업의 재무조직과 관련된 리크루팅 활동과 의미를 짚어본다.
새벽배송 전문기업 오아시스는 올해 2월 증시 입성을 추진했다. 국내 '이커머스 1호 상장' 타이틀을 가시권에 두기도 했다.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단계에서 고배를 마시기는 했지만 기업공개(IPO)를 위한 계획 자체는 여전히 유효한 상태다.

오아시스는 상장을 철회한 후 향후 계획을 공식적으로 밝힌 적은 없다. 다만 지난 7월의 경우 NH투자증권의 NH스팩19호와 합병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상장 재추진 가능성이 부각되기는 했다. 스펙합병이 아니더라도 하반기 중에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지만 올해가 3개월 정도 남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능성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신사업 다각화 '성장성 확보' 주력

오아시스의 상장에 이처럼 이목이 쏠리는 배경 중 하나는 활발한 사업 다각화다. 증시 입성을 준비하던 단계에서 제시했던 투자 계획을 단계적으로 구체화며 기업가치 제고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장을 통한 자금 유입 등이 이뤄지지는 않은 만큼 세부적인 부분에서는 차이가 있지만 큰 맥락에서는 신사업 진출 등 성장성 확보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지난 2월 오아시스는 투자설명서를 통해 물류센터 확대와 물류시스템 고도화, 오프라인 매장 투자, M&A(인수·합병) 등을 제시했다. 현재는 철회된 계획이지만 관련 내용은 사실상 오아시스의 중장기 투자 전략이나 마찬가지였다.

자료 : THE CFO

실제 오프라인 매장 투자의 일환이었던 무인 결제 시스템 도입의 경우 막바지 고도화 작업이 진행 중이다. 매장 내 상품 인식 속도 개선 등이 핵심이다. 서비스 출시 등의 구체적인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연내 공개를 목표로 설정한 상태다.

M&A는 아니지만 합작법인 설립을 통한 신사업 투자도 진행됐다. 이를 위해 오아시스는 KT알파와 손잡았으며 궁극적인 목표는 라이브커머스 사업 경쟁력 확보였다. 합작법인 설립은 오아시스와 KT알파가 신설법인 '오아시스알파(가칭)'에 각각 50억원씩 투자하는 형태로 진행될 예정이다. 다만 주식 수에서는 오아시스가 발행주식총수 200만주 중 2주를 더 소유한다. 지분 취득 등은 하반기 중에 마무리하는 게 목표다.

주요 사업인 새벽배송과의 시너지 창출 차원에서는 오아시스의 관계사인 실크로드와 풀필먼트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다. 풀필먼트는 고객이 상품을 주문하고 배송받아 보는 모든 과정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물류 체계다. 입고와 보관, 포장, 배송 등을 실크로드에서 전담한다.

관련 사업은 넓게 보면 오아시스가 미래 투자 계획으로 공개한 물류센터 확대와 물류시스템 고도화와도 맞물린다. 풀필먼트 사업을 위해서는 일반적인 상온 제품은 물론 콜드체인에 기반한 냉장, 냉동 시스템 등이 구축돼야 한다. 실크로드가 보유한 '의왕 풀필먼트센터'의 경우 이러한 물류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게 특징이다.

자료 : THE CFO

◇안살림도 챙기는 안준형 대표...재무라인 보강

오아시스의 사업 다각화는 미래 동력 확보를 위해서도 중요한 작업이다. 이커머스 시장 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기존 사업만으로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합작법인 설립과 물류, IT 등 다방면으로 사업이 확대되고 있어 이를 지원하는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재무조직의 역할 또한 자연스럽게 커지고 있다.

오아시스의 경우 안준형 대표이사가 CFO 역할까지 겸직하고 있다. 1979년생인 안 대표는 연세대 경영학부를 졸업한 2005년부터 한영회계법인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2012년 스타트업 파이텍의 CFO를 맡아 인도네시아에서 신규 사업을 개척하고 투자금을 조달하는 데 집중했다.


이후로도 재무와 회계 부문에 몸담았던 그는 2018년에 오아시스와 인연을 맺었다. 당시 안 대표는 오아시스와 더불어 모회사인 지어소프트의 CFO도 맡고 있었던 만큼 계열사 내 자금 관리의 중추나 마찬가지였다. 2022년에 오아시스 대표로 선임되면서 경영과 재무를 총괄하게 됐다.

안 대표를 중심으로 한 오아시스의 재무조직은 크게 재무팀과 기획자금파트로 나뉜다. 재무팀은 분기와 연간 결산 회계를 작성하고 감사에 대응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리스회계와 매입·매출채권, 판매관리비 관리 등도 재무팀의 역할이다. 기획자금파트는 회사 유동성을 운용하고 현금 지출 등을 관리한다. 예산 집행 계획을 세우는 기획자금파트의 몫이다.

이러한 오아시스의 재무조직 중 재무팀은 현재 시니어급 인사를 물색하고 있다. 상세한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에 따른 효율적인 재무관리와 더불어 상장사 수준의 업무 프로세스 확립 등을 위한 채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사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는 전문가를 우대한다. 더불어 경영학 또는 관력학과 전공자, 이커머스(유통업 등) 사업 경험자, OA활용 우수자 등도 마찬가지다.

오아시스 관계자는 "상장 재추진 시기를 밝히기는 어렵지만 증시 입성을 완전히 배제한 것은 아니다"며 "지난 2월에 제시한 투자 전략 등은 큰 방향성에서는 변함없이 추진되고 있으며 이를 통한 성장 동력 확보에 앞으로도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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