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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권 모니터링

식권대장 품은 현대이지웰, '349억 웃돈' 계상 '시너지 자신감'

장부상 영업권 '인수가 94%' 수준, 모기업 복지몰 등 연계 통해 고성장 기대

김규희 기자  2023-09-06 16:29:18

편집자주

무형자산의 중요도가 높아지면서 순자산가치보다 웃돈을 얹어 기업을 인수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영업권이 재무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는 추세다. 또 주기적으로 실시하는 손상검사는 실적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주요 기업들의 영업권 현황을 살펴보고 그 의미를 분석해본다.
현대이지웰이 모바일 식권 어플 ‘식권대장’을 운영하는 벤디스를 인수하면서 장부상 영업권으로 349억원을 계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감안해 인수가의 94%에 달하는 금액을 웃돈으로 지불했다는 의미다. 현대이지웰은 식권대장 플랫폼을 활용해 고객층 확대 및 사업다각화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현대백화점그룹 복지몰 전문 계열사 현대이지웰은 지난해 11월 벤디스 주식 49만8169주(88.8%)를 372억원에 인수했다. 벤디스는 국내 모바일 식권시장 점유율 5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모바일 식권 플랫폼 ‘식권대장’을 운영하는 업체다. 식권대장은 2014년 론칭 이후 지난해 거래액 1000억원을 돌파했다.

현대이지웰은 벤디스 인수 과정에서 영업권으로 349억원을 인식했다. 전체 인수가의 94%를 영업권으로 책정한 셈이다. 영업권은 인수금액이 피인수사의 순자산가치보다 많을 때 생기는 무형자산으로 피인수기업의 경영노하우 등을 인정해 제공하는 프리미엄과 같은 개념이다. 현대이지웰이 그만큼 벤디스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는 의미다.

사실 올해 1분기에 책정한 영업권은 지금보다 더 높았다. 무형자산을 1억원에서 31억원으로 늘리는 대신 영업권은 370억원에서 349억원으로 낮춰 계상했다. 기업인수가격배분(PPA) 조정 과정에서 영업권으로 최초 분류했던 일부 자산을 무형자산으로 재분류했기 때문이다. 이에 벤디스의 순자산가치는 2억원에서 25억원으로 증가했다.


현대이지웰은 벤디스 인수로 큰 부담을 안게 됐지만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기존 식권사업이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어 미래 현금창출 능력을 갖췄다는 판단이다.

실제 식권대장의 월별 거래액은 현대백화점그룹 편입 이후 고객사 신규수주 확대로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2022년 11월 월 100억원을 돌파한 이후 지난 6월 월 127억원을 달성하는 등 올 상반기에만 총 713억원의 거래액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402억원 대비 77% 증가한 수치다.

영업손실 역시 개선되는 추세다. 지난해 상반기엔 17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지만 올 상반기엔 5억원 규모로 축소됐다. 누적 이용자수가 28만여명에 이르는 등 이용고객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만큼 내년에는 연간 손익분기점(Bep)을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모회사 현대이지웰과의 시너지 역시 본격화하고 있다. 양사는 현재 시너지 협의체를 운영하며 그룹사 및 이지웰과의 시너지를 구체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방문자수가 많은 식권대장 플랫폼에 이지웰의 복지몰을 연동하고 현대그린푸드의 그리팅 간편식을 식권대장에서 배달 주문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계열사 시너지 강화를 위해 현대그린푸드와 현대홈쇼핑, 현대바이오랜드 등 PB 상품을 플랫폼에 입점시키는 방안 등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이지웰 관계자는 “벤디스(식권대장)는 그룹 편입 이후 중소형(SMB) 고객사 중심에서 대규모 기업으로 고객사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며 “이에 발맞춰 퀵서비스, 사무기기, 경조화환 등 기업복지 BPO 서비스를 확대해 ‘토탈복지 BPO 플랫폼’으로 성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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