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0

기업집단 톺아보기

조달 채비 들어간 '지주사' 현대지에프홀딩스

①유예 기간 내 상장 자회사 지분 매입자금 필요, 증자·사채 발행 경로 열어둬

김형락 기자  2023-11-15 07:55:35

편집자주

사업부는 기업을, 기업은 기업집단을 이룬다. 기업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영위하는 사업의 영역도 넓어진다.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의 관계와 재무적 연관성도 보다 복잡해진다. THE CFO는 기업집단의 지주사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을 재무적으로 분석하고, 각 기업집단의 재무 키맨들을 조명한다.
현대백화점그룹 지주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가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 주식 공개매수가 끝난 뒤 조달 경로를 넓혔다. 정관을 고쳐 증자와 사채 발행 가능성을 모두 열어뒀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상장 자회사 지분율 규제 등 지주사 행위 제한 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실탄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지난 8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정관 변경 안건을 원안대로 승인했다. 이날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 장호진 현대백화점 기획조정본부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며 지주사 행보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지주사가 자체적으로 조달 활동을 펴기 위해 관련 정관을 정비했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지난 3월 지주사로 출범했다. 자회사 지분 관리와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순수지주사 역할을 수행한다.


현대지에프홀딩스가 발행할 주식 총수는 기존 2억주에서 4억주로 늘렸다. 향후 신주 발행 가능성을 고려해 정관을 손봤다. 지난 6월 말 기준 현대지에프홀딩스가 발행한 주식은 6382만3568주다.

사채 발행 조항은 신설했다. 현대지에프홀딩스 전신인 현대그린푸드(분할 전)는 회사채를 찍지 않아 관련 조항이 정관에 없었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표준 정관을 준용해 대표이사에게 사채 발행 시기를 정하는 재량권을 부여했다.

지주사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한도는 증액했다. 기존 500억원 범위 내이던 한도를 1000억원으로 늘렸다. 전환사채(CB) 발행 한도는 기존 2500억원을 유지했다.

정권을 바꿔 향후 지주사가 자본성 조달과 부채성 조달에 나설 수 있도록 다양한 선택지를 만들어 뒀다. 아직 현대지에프홀딩스가 평가받은 회사채 신용등급은 없다. 지난 6월 말 별도 기준 차입금은 단기차입금 250억원(전자단기사채 100억원, CP 150억원)뿐이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현금성자산 등 자본재분배 재원이 풍족한 지주사는 아니다. 지난 3월 현대그린푸드(분할 전)를 분한존속기업인 현대지에프홀딩스(자산총계 1조1025억원)와 분할신설기업인 현대그린푸드(자산총계 7411억원)로 인적분할하면서 지주사에는 별도 기준으로 현금성자산을 8억원(지난 1분기 말)만 남겼다. 지난 상반기 말 별도 기준 현금성자산은 49억원이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유예 기간인 내후년 2월까지 지주사 행위 제한 요건을 해소해야 한다. 지주사 차원에서는 자회사 지분을 일정 비율(상장사 30%, 비상장사 50%) 이상 보유해야 하는 규제를 충족해야 한다. 지난 9월 지주사가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 주식을 현물출자 방식으로 공개매수해 자금 유출 없이 지배력을 확보했다.

현대지에프홀딩스가 지난 9월 6일 기준 자회사로 편입한 계열사는 총 11곳이다. 이 중 상장사는 △현대백화점(지분 30%) △현대그린푸드(38.11%) △현대홈쇼핑(25.01%) △현대리바트(41.16%) △현대에버다임(45.17%) △현대이지웰(28.26%) △대원강업(21.66%) 등 7곳이다. 비상장사는 △현대드림투어(100%) △씨엔에스푸드시스템(100%) △현대아이티앤이(95%) △비노에이치(47%) 등 4곳이다.


보유 지분이 30% 미달하는 상장사인 현대홈쇼핑, 현대이지웰, 대원강업은 유예 기간 내에 지분을 추가로 취득할 예정이다. 지난 13일 종가 기준으로 산출한 △현대홈쇼핑 지분 5% 취득자금은 257억원 △대원강업 지분 7.3% 취득자금은 226억원 △현대이지웰 지분 1.74% 취득자금은 23억원이다.

현대지에프홀딩스 현금창출력에만 기대 자회사 지분 매입자금을 형성하기는 어려운 여건이다. 올 상반기 지주사가 별도 기준으로 거둔 영업수익은 134억원이다. 각각 △배당금수익 110억원 △임대수익 17억원 △경영자문용역수익 8억원이 발생했다. 인적분할 이후 지주사가 배당금 총액을 최소 150억원 이상 지급하는 배당정책을 수립해둬 배당재원도 마련해야 한다. 지주사의 올 상반기 별도 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112억원이다.

현대지에프홀딩스 관계자는 "현재 계획된 것은 없으나, 향후 투자 유치 등 자본 확충에 대비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정관을 변경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