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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er Match Up투썸플레이스 vs 이디야

해외사업 온도차 '뚜렷', 신규 활로는

⑤이디야 해외 수출 매출액 227% 증가, 투썸은 중국매장 전부 철수 '국내 마케팅 보강'

변세영 기자  2023-11-14 15:52:44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 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국내 커피전문점 1세대로 꼽히는 투썸플레이스와 이디야의 미래 먹거리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몇 년 새 저가커피 시장이 커지면서 출점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배경 속 양사가 지속 성장을 위해 선택한 전략은 다소 상이하다. 투썸플레이스는 Z세대를 노린 마케팅을 강화하고 이디야는 해외 상품수출 및 가맹점 오픈에 사활을 걸고 있다.

◇글로벌 19개국에 스틱커피 등 수출, 중국 사업 실패 딛고 '미국' 공략

이디야는 매장 수 기준 국내 커피전문점 1위 사업자다. 2013년 1000호점, 2016년 2000호점, 2019년 3000호점 등 3년마다 1000개 이상 점포 수를 늘려가며 2010년대에 최전성기를 누렸다. 다만 2020년대로 들어서면서 출점 속도가 다소 둔화되면서 성장 고민에 빠졌다.

이디야가 새로운 활로로 택한 건 ‘글로벌’이다. 해외사업은 크게 상품 수출과 현지 가맹점 오픈 두 축으로 나뉜다. 이디야는 2021년 4월 처음으로 미국에 제품을 수출하기 시작했다. 현재 스틱커피, RTD, 드립, 캡슐 커피 등 다양한 MD 제품을 미국, 몽골, 중국, 오세아니아 등 19개국에 수출한다.

문창기 회장(왼쪽에서 다섯번째)이 미국 수출을 기념해 사진촬영을 진행하는 모습.

수출 매출액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해에는 전년(2021년)대비 108%, 올 상반기에는 전년 동기대비 227% 증가하는 등 점차 볼륨이 커지고 있다. 특히 미국향 수출 매출액이 크게 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미국 수출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233% 증가했다.

동남아에서는 PET커피가 효자 노릇을 한다. 동남아 수출 매출 중 1/3 이상이 PET커피로부터 나온다. 이디야는 추가적으로 재단법인 할랄이슬람교(KMF)로부터 제조 스틱커피에 대한 할랄 인증을 취득하는 등 동남아 시장 공략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현지 직진출도 다시금 가시권에 들어왔다. 문창기 회장은 지난 2004년 이디야를 인수하고 이듬해 2005년 중국에 매장을 냈다가 3년 만에 철수한 뼈아픈 경험이 있다. 절치부심한 이디야의 다음 타깃은 ‘미국’이다.

이디야는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에 괌 1호점 오픈이 예정되어 있다. 괌 진출은 마스터프랜차이즈가 아닌 '국제가맹형태'다. 한국의 이디야커피를 본사로 둔 해외 1호 가맹점이 오픈하는 직진출이다. 오픈 예정인 괌 1호점은 테라스포함 30평대 규모다. 현지 문화에 적합한 마트 내 샵인샵 형태로 자사 유통제품과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는 콘셉트를 적용할 예정이다.

이디야 관계자는 “궁극적인 목표는 미국 본토 진출 및 현지 안착 성공”이라면서 “괌은 미국령으로 미 본토를 사전스터디하고 태핑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고 판단해 첫번째 해외 진출지로 선택했다”고 말했다.

◇해외사업 접은 투썸플레이스, 국내 마케팅 확장에 ‘사활’

반면 투썸플레이스는 글로벌 사업에 다소 소극적이다. 현재 운영 중인 해외 매장도 없다. 물론 시도가 없었던 건 아니다. 투썸플레이스는 2012년 북경에 리두점을 오픈하면서 중국 비즈니스에 손을 뻗었다. 이후 2018년 CJ푸드빌에서 투썸플레이스 분사 후 상해법인(A TWOSOME PLACE Shanghai Co)을 설립하며 드라이브를 걸었다. 이름도 현지 분위기에 맞게 투썸플레이스가 아닌 ‘투썸커피’로 진출했다. 법인 설립 첫해인 2018년 73억5600만원을 출자한 후 한동안 출자를 지속했다.


실제 중국법인에만 2019년 20억원, 2020년 29억원, 2021년 15억원을 각각 유상증자에 나섰다. 문제는 전폭적인 지원에도 적자를 지속했다는 점이다. 결국 지난해 중국 법인을 완전히 철수했다. 2019년까지만 해도 중국 내 투썸플레이스 매장 수는 40개가 훌쩍 넘었지만 현재는 단 한 개도 남지 않았다.

투썸플레이스는 해외사업 대신 마케팅을 강화해 국내사업 점유율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지난 8월 버거킹 출신 문영주 신임 대표를 맞이하면서 마케팅에 역량을 쏟고 있다. 문 대표는 버거킹, 베니건스, 오페라의유령 등 마케팅에 참여해 성과를 낸 이력이 있다. 이와 맞물려 마케팅 역량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비알코리아 출신 임혜순 전무를 CMO로 추가 영입했다.

임 전무는 유니레버코리아, 네슬레 푸드, 패밀리 레스토랑 아웃백, 던킨, 배스킨라빈스 등을 거친 마케팅 전문가다. 투썸플레이스에서 사업전략 수립 및 관리, 마케팅 전략 등을 총괄한다.


투썸플레이스는 사용량이 적은 페이스북 페이지를 닫고 공식 트위터 채널을 오픈해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자사 유튜브 채널을 개편해 Z세대가 좋아할 만한 웹예능을 선보이는 등 고객과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ASMR 매거진인 '월간 디저트' 등 새로운 콘텐츠도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투썸플레이스 관계자는 “엔데믹 이후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우선은 국내 시장에 집중하며 내실을 다져나갈 방침”이라면서 “마케팅 활동을 확대함으로써 고객에 더 가까이 다가가고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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