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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스토어 FI 교체, SK스퀘어 리밸런싱·손실 충당에 영향

IPO 기한 5년 뒤로, 밸류업 박차…반도체·소부장 출자 실탄 보전

이민우 기자  2023-12-06 17:30:26
원스토어가 프리IPO(상장 전 투자유치)를 통해 한숨을 돌렸다. 당초 기존 재무적투자자(FI)와 약속했던 IPO 시한을 앞둔 상황이었다. 구원자는 LK투자파트너스와 한국투자파트너스 컨소시엄으로 기존 SKS키움파이오니어PEF의 지분을 넘겨받았다. IPO 시한까지 5년 뒤로 미룬 만큼, 원스토어는 예정했던 대형 게임 유치와 해외 공략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최대주주인 SK스퀘어는 이번 프리IPO를 통해 1000억원 상당 현금을 아낀 셈이 됐다. 원스토어 밸류업 도모와 함께 진행 중인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에 집중할 수 있을 전망이다. 출자를 확대 중인 반도체·소부장 영역에서 내년 상반기 중 일본·미국 등 해외유망기업으로의 투자 단행이 예상된다.

◇숨 고른 원스토어, 업계 “FI 유치 고무적”대형게임 유치·해외 매출 확대 관건

투자은행(IB)과 통신 업계에 따르면 원스토어는 최근 1260억원 규모 프리IPO를 유치했다. 이번에 참여한 FI는 LK투자파트너스와 한국투자파트너스다. 양사는 컨소시엄을 결성해 자금을 납입하고 지분 17.3%를 획득했다. SK스퀘어, 네이버에 이은 3대 주주다.

이번 프리IPO로 원스토어는 기존에 참여했던 SKS키움파이오니어PEF를 사실상 엑시트 하고 FI를 교체하는 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임박했던 IPO시한도 연장해 한숨 돌렸다. 업계에 따르면 원스토어, LK-한투파 컨소시엄은 IPO 완료 시점을 약 5년으로 잡았다. SKS키움파이오니어PEF는 SKS프라이빗에쿼티와 키움인베스트먼트에서 공동 조성한 사모펀드다.

국내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원스토어가 최대주주인 SK스퀘어의 11번가 콜옵션 미행사 이슈에도 불구하고 교체 형식으로라도 신규 FI를 유치한 것은 상당히 고무적”이라며 “IPO 실패 시 발동하는 조건부 옵션 등의 영향이 있었겠지만 본질적으로 원스토어의 전망이 실제 투자자나 사모펀드사 사이에서 나쁘지 않다는 점도 컸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게임·IT 업계와 IB 시장은 원스토어의 성장성을 낮지 않게 본다.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 양대 마켓에 치이지만 게임 업계와 연계된 토종 앱 마켓이자 과금 창구로의 역할이 확실하다는 점 때문이다. 원스토어는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국내 게임사와 긴밀하게 논의하며 매출 지역 다변화도 추구 중이다. 앞서 크래프톤으로부터 200억원 투자를 받기도 했다.

원스토어에 부여된 과제는 2가지다. 대형 게임 유치, 해외향 매출 확대다. 대형게임은 이용자의 과금에 따른 수수료를 생산한다. 때문에 앱마켓의 1순위 매출처로 불린다. 원스토어는 유치를 위해 NC출신 전동진 대표를 지난해 선임했다. 다만 눈에 띄는 실적은 아직이다. 블루아카이브 등 서브컬쳐향 수집형 모바일 게임이 일부 캐시카우 노릇을 하는 상황이다. 근본적인 외형 확대를 위해선 신속한 신규 대형 게임 입점이 요구된다.

해외향 매출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원스토어는 지난 8월 네덜란드 소재 유럽법인 신설 절차를 밟는 등 거점 만들기에 나선 바 있다. 국내 게임사의 해외시장 공략에 발을 맞추고, 입점 게임 숫자도 늘린다는 계획이다. 특히 원스토어에 투자한 크래프톤의 해외 진출 전략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현금 아낀 SK스퀘어, 리밸런싱 투자 실탄·11번가 예상 평가손실 커버 ‘일거양득’

최대주주인 SK스퀘어도 원스토어 FI교체와 IPO 시한 연장으로 현재 진행 중인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과정에 여유를 얻게 됐다.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은 단순히 투자대상기업을 바꾸는 것만 아니라 최대한 손해를 보지 않고 엑시트하거나 IPO 등으로 기존 손해를 줄이는 것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특히 SK스퀘어의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은 반도체와 소부장 기업 위주 출자 확대를 중심으로 진행중이다. 해당 영역에서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밸류체인 확보와 포트폴리오 밸류업을 노리고 있다. 당분간 반도체와 소부장 투자를 지속할 것인 만큼 현금 실탄을 꾸준히 확보, 유지하는 것이 중요했다.

결국 SK스퀘어는 SKS키움파이오니어PEF의 원스토어 지분을 넘기면서 1000억원 규모 투자금을 보전한 셈이 됐다. 이에 따라 SK스퀘어의 일본이나 미국 등 해외 반도체·소부장 기업 투자가 탄력 받을 전망이다. 원스토어 프리IPO 협상 과정에서 800억원 유상증자 건도 논의된 만큼, 추가 투자도 기대해 볼 만하다.

더불어 지난 11번가 콜옵션 미행사는 SK스퀘어에 상당한 평가손실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현금 유출은 없지만, SK스퀘어의 투자성적에는 치명적이다. 결국 현재 구성된 포트폴리오 밸류업과 IPO로 이를 메꿔야 한다. 원스토어는 현재 티빙과 합병 작업을 추진 중인 콘텐츠웨이브, 티맵모빌리티 등과 함께 추후 11번가향 평가손실을 메꿔 줄 기대주로 평가 받는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원스토어 기업 밸류가 종전 대비 낮아지긴 했으나 여전히 1조원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는 기대감은 있다“며 “SKT나 SK스퀘어 산하 포트폴리오에 포함된 OTT 웨이브와 티맵, SK플래닛 등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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