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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Change

현대건설, 현대차 출신 CFO 선호 기조 유지

편입 후 12년 이상 지속, 김도형 재무관리실장 신규 선임

전기룡 기자  2023-12-21 16:09:29
현대건설이 최고재무책임자(CFO) 자리에 다시 현대자동차 출신을 앉혔다. 현대자동차가 현대건설을 인수한 2011년 이래 12년 넘게 기조가 유지된 셈이다. 인수 직후 현대자동차 출신들이 재무를 비롯해 인사·지원·관리·감사 등 요직을 대거 차지했던 영향으로 풀이된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전일 김도형 재무관리실장(상무)을 새 재무본부장으로 선임했다. 직전까지 재무본부장이었던 김광평 전무는 현대제철로 적을 옮겨 기존과 동일하게 CFO직을 수행할 예정이다. 김 전무로서는 2021년 CFO로 선임된지 3년여 만에 회사를 떠나게 됐다.

김 상무의 재직기간을 고려하면 현대자동차 출신으로 유추된다. 김 상무는 올 3분기 보고서상으로 현대건설에서 12년6개월간 근무했다. 12년6개월전인 2011월 4월은 현대자동차가 한국정책금융공사가 보유하고 있던 현대건설 지분 11.15%를 매입해 최대주주에 올랐던 시점이다.

현대건설의 최대주주 변경과 맞물려 현대자동차 인사들이 대거 요직을 차지했다. 현대모비스 출신의 김한수 구매본부장부터 현대자동차 총무실장이었던 백경기 경영지원본부장, 강순문 경영관리실장, 서상훈 구매실장, 류칠희 감사1팀장, 김윤구 인사실장 등이 대표적인 인물들이다.

재무본부장 자리에도 박동욱 전 사장(당시 전무)이 선임됐다. 박 전 사장은 현대자동차 재경사업부장(전무) 출신이다. 현대건설에서는 2011년부터 2016년까지 6년간 곳간지기로서 살림살이를 챙겼다. 2018년부터는 대표이사 사장 자리에 올라 2020년 말까지 임기를 유지했다.

박 전 사장에 이어 재무본부장 자리를 차지한 인물은 윤여성 전 현대스틸산업 대표다. 현대모비스를 거쳐 2020년까지 전무직급으로 현대건설의 재무본부장을 맡았다. 현대제철로 자리를 옮긴 김 전무도 현대자동차 재정기획팀장 출신이다. 현대자동차 출신이 CFO 맡는 기조가 12년 이상 유지됐다.

다만 김 상무를 마지막으로 현대자동차 출신이 현대건설의 CFO에 선임되는 기조는 사라질 전망이다. 12년6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나면서 당시 현대자동차 혹은 현대모비스에서 현대건설로 자리를 옮긴 핵심 인력 대부분이 퇴임 수순을 밟았기 때문이다. 화학적 결합이 이뤄지기에도 충분한 시간이 지났다.

3분기보고서상에도 재직기간이 12년6개월인 인물은 전임 CFO인 김 전무와 신임 CFO인 김 상무 그리고 안전관리본부장으로서 최고안전책임자(CSO) 역할을 하고 있는 황준하 전무 세 명에 그친다. 김 전무의 전출로 인해 이제는 황 전무, 김 상무 단 두 명만이 남아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현대자동차의 현대건설 인수가 확정되는 시기와 맞물려 그룹 출신들의 인물들이 대거 자리를 옮겨 요직을 맡기 시작했다"면서도 "화학적 결합이 이뤄지기에 충분한 시간이 지난 만큼 이제는 현대자동차 출신보다는 내부 인사라는 느낌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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