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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인사 코드

BNK금융, 그룹 최초 외부 출신 CFO 영입 의미는

부산·경남 연고 없는 권재중 부사장 영입…빈대인 회장 '순혈·학벌주의' 타파 의지 반영

최필우 기자  2023-12-20 09:46:47
BNK금융지주가 출범 후 첫 외부 출신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기용한다. BNK금융 CFO 자리는 전통적으로 회장의 측근이나 특정 학교 출신들에게 돌아가는 경향이 강했다.
신임 CFO는 부산·경남 지역에 연고가 없을 뿐만 아니라 지방금융 경쟁사인 JB금융 CFO였다는 점에서 파격적인 인사로 여겨지고 있다.

CFO 인사 관행 변화에는 빈대인 BNK금융 회장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BNK금융은 지방금융 중 가장 큰 자산 규모를 자랑하지만 주요 재무 지표는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빈 회장은 학벌주의, 순혈주의를 타파하고 경쟁력 있는 인물에게 CFO 자리를 맡기는 인사 정책으로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BNK금융은 지난 19일 2024년 조직 개편과 인사를 통해 그룹재무부문을 신설하고 권재중 전 JB금융지주 부사장을 그룹재무부문장 부사장으로 임명했다. 권 부사장은 경남은행 재무기획본부 부행장을 겸직한다.


전임 CFO 면면을 보면 모두 내부 출신이다. 성세환, 임영록, 박재경, 김일수, 박영봉, 명형국, 정성재 CFO는 부산은행 출신이었다. 황윤철 CFO는 경남은행을 거쳐 지주 CFO로 합류했다. 부산은행 출신이 아닌 경남은행 출신 CFO가 탄생했을 때도 이례적이라 여겨질 정도로 BNK금융 CFO 인사에는 부산은행이 강세였다.

부산은행 출신 중에서도 동아대학교를 졸업한 인사들이 CFO를 맡는 빈도가 높았다. 성세환, 박재경, 김일수, 방영봉, 정성재 CFO 등 5명이 동아대를 졸업했다. 역대 CFO 중 절반 이상이 부산은행·동아대 출신으로 기용된 셈이다.

BNK금융 CFO 인사 배경에는 뿌리 깊은 순혈주의와 학벌주의가 자리한다. BNK금융은 다른 지방금융과 달리 외부 출신 CFO를 영입하는 데 인색했다. 행내 양대 학벌로 꼽히는 동아대와 부산상고 간 주도권 싸움도 CFO 인사에 고려해야 했다.

권 부사장은 지주 출범 이래 부산은행 또는 경남은행 출신이 아닌 첫 번째 CFO가 됐다. 외부 공모로 CFO를 기용하는 인사 정책을 도입하면서 지방금융 경쟁사 출신 임원을 영입하는 최초의 사례가 만들어졌다.

또 권 부사장은 부산·경남 지역에 연고를 두지 않은 학교를 졸업한 첫 CFO이기도 하다. 그는 춘천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를 졸업했다. 권 부사장의 취임으로 CFO 인사에 학벌이 고려되는 관행에 종지부가 찍힌 것이다.

이번 CFO 인사에는 빈 회장의 순혈주의와 학벌주의 타파 지론이 반영됐다. 빈 회장은 부산 동래원고등학교와 경성대학교를 졸업했다. 행내 주류 학벌에 속하지 않고 행장, 회장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계파 화합을 주도하는 리더십을 발휘했고 인사 정책에도 본인의 철학을 녹이고 있다.

BNK금융은 역량을 중시하는 CFO 인사를 바탕으로 재무 역량을 강화한다는 포부다. 현재 지방금융 중 가장 낮은 자본비율을 끌오 올리는 게 권 부사장의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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