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경영전략 수립에 필요한 의사결정을 이끌어 내는 주요 경영진 중 한 명이다. 투자와 자원의 배분, 내부통제 등을 관장하는 만큼 이사회와 사내외 겸직, IR 등의 활동도 활발하다. 이처럼 좁게는 재무부터 넓게는 기획까지 책임지는 CFO의 역할과 권한, 영향력을 THE CFO가 살펴본다.
부산은행이 안고 있는 과제는 크게 두 가지다. 수익 다각화를 통해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그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재무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이다. 이번에 부산은행 CFO로 선임된 김용규 부행장보(
사진)의 역할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부산은행은 이달 초 김용규 부행장보(경영기획그룹장)를 CFO로 임명했다. 김 부행장은 부산은행에서 30년 가까이 근무해 온 정통 은행맨이다. 부산 태생의 그는 부산 혜광고와 경성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1997년 부산은행에 입행했다. 여신기획부장과 마케팅추진부장, 사상공단지점장 등을 거쳐 2024년 상무로 승진해 고객마케팅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이 과정에서 부경대에서 MBA 학위를 취득키도 했다.
김 부행장은 영업과 전략, 기업금융과 지역 네트워크를 모두 경험한 현장형 재무 책임자다. 동남권 제조업 기반 고객군과 지역 기업 생태계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지방은행들이 건전성 관리와 성장 전략 사이에서 균형점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장 감각을 가진 전략통을 전면 배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부행장의 전임 인사들 역시 영업과 관리 등 다방면의 이력을 쌓았다.
지금의 부산은행은 변곡점을 지나고 있다. 전통적 지역 기업금융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비이자이익 확대와 디지털 전환을 통해 체질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부산은행 전체 운용자산 중 원화대출금 비중은 77.7% 수준이다. 대출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기업대출 비중이 52.7% 수준으로 가계대출 비중 25.0% 수준을 크게 웃돌았다. 지역 기업 금융 수요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뜻이다.
하지만 최근의 금융환경은 지방은행에 우호적이지만은 않다. 동남권 주요 산업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고 중소기업 업황 불확실성도 이어지고 있다. 지역 경기 둔화 흐름이 장기화할 경우 기업대출 중심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부산은행 입장에서는 자산건전성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지난 3월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3%, 연체대출채권비율은 1.2%를 기록, 2022년 이후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수익성 측면 고민도 있다. 작년 한해 연결기준 순이익 4393억원을 내면서 1년 전과 비교해 7.0% 성장했지만 순이자마진(NIM)은 약 1.9%로 0.04% 포인트 하락했다. 기준금리 인하 국면에서는 조달 경쟁력 확보에 한계가 노출될 수 있다는 점과 인터넷전문은행과 시중은행 간 수신 경쟁이 심화하는 것 모두 부담이다. 부산은행 입장에서는 우량 기업대출 중심 자산 리밸런싱과 수익성 방어 작업을 병행해야 한다.
지방은행 업권 전반이 금융 소비 패턴 변화로 디지털 전환과 지역 기반 영업 사이에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상황이다. 부산은행도 모바일 플랫폼 강화와 지역 밀착형 금융 서비스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다. 전통 제조업 금융 기반 위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가 중요한 과제일 수밖에 없다. 시장 관계자는 "지방은행은 단순 예대마진만으로 경쟁력을 유지하긴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시점 부산은행 자본 여력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BIS 총자본비율은 15.7%, CET1 비율은 14.7%를 기록,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최소 규제 수준을 크게 웃돌았다. 유가증권을 국공채와 회사채 중심 포트폴리오로 운용하면서 보수적 색채를 유지, 공격적 외형 확장보다 안정적인 자본관리 기조를 견지하고 있다. 이 같은 기조는 김 부행장 CFO 체제에서도 유지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작금의 부산은행 상황을 두루 판단했을 때 김 부행장의 역할이 단순 재무 관리에 그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있다. 실제 부산은행은 최근 파생상품 관련 수익을 일부 확대하는 등 비이자이익 다변화 시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체 수익 구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재정 안정성과 수익 성장성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서 김 부행장의 리스크 관리 능력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