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Financial Index지방은행

NPL 평균, 9년만에 1% 넘겼다…'우등생' 자리 뺏긴 경남

②[자산건전성]6개은행 평균 NPL 1.05%…대손충당금적립률은 45%p 급락

고진영 기자  2025-11-04 16:16:23

편집자주

기업은 숫자로 말한다. 기업의 영업·투자·재무활동의 결과물이 모두 숫자로 나타난다. THE CFO는 기업이 시장과 투자자에 전달하는 각종 숫자와 지표(Financial Index)들을 집계하고 분석했다. 숫자들을 통해 기업집단에서 주목해야 할 개별 기업들을 가려보고 그룹의 재무적 변화를 살펴본다. 그룹 뿐만 아니라 업종과 시가총액 순위 등 여러 카테고리를 통해 기업의 숫자를 분석한다.
올 상반기 국내 6개 지방은행의 자산건전성 지표가 나란히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부동산경기 침체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불확실성, 중소기업의 연체율 증가가 맞물리면서 건전성에 부담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별로는 차이가 있었다. 광주은행이 비교적 안정적인 지표를 유지한 반면, 제주은행은 부실채권 비율은 가장 높은데 손실흡수력은 가장 낮았다. 작년 말까지 건전성 최상위권을 유지하던 경남은행도 지표가 빠르게 저하되는 모습이다.

◇'고정이하여신비율 최고' 제주은행 경남, 반년 만에 2배로

올 6월 말 국내 6개 지방은행(아이엠뱅크 포함)의 평균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1.05%를 기록했다. 작년 말 0.76%였는데 불과 6개월 만에 0.3%p 치솟았다. 평균 NPL이 1%를 넘어선 것은 2016년 이후 처음이다.

NPL은 은행이 보유한 총여신 가운데 원리금 회수가 어려워진 부실채권(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을 말한다. 이 비율이 높을수록 빌려준 돈을 떼일 리스크가 높아지는 셈이다. 2020년 평균(0.59%)과 비교하면 거의 두 배 가까이 수치가 나빠졌다.

은행별로 보면 광주은행의 NPL비율이 0.68%로 가장 낮았다. 2024년 말(0.53%) 대비 0.15%p 상승하긴 했으나, 업계 평균을 크게 밑돌아 상대적으로 뛰어난 관리 능력을 나타냈다.


그 뒤 전북은행(0.89%), 경남은행(0.91%), 아이엠뱅크(0.94%) 순으로 NPL비율이 좋아 1%를 하회했다. 반면 부산은행은 1.04%를 기록하며 1%를 넘어섰고, 제주은행은 1.84%로 6개 은행 중 가장 높았다.

제주은행은 단기간 NPL비율이 빠르게 상승한 곳이다. 반년간 0.52%p 올랐으며 5년 전과 비교하면 부실채권 비율이 3배이상 폭증했다. 건설업과 도소매업, 숙박음식업 대출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일제히 오른 탓이다. 제주지역의 부동산 경기 위축과 관광산업 부진이 원인으로 보인다.

부산은행 역시 지역 건설업과 부동산 개발, 공급업체들의 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다. 거래처인 삼정기업, 삼정이앤시, 정상개발이 줄줄이 기업회생을 신청하면서 여신 건전성이 저하된 점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경남은행의 경우 NPL비율이 1% 미만을 유지하긴 했으나 단기 상승폭이 크다는 점에서 눈에 띈다. 작년 말만 해도 0.47%로 지방은행 중 가장 우수한 NPL비율을 지켰지만 올 상반기 0.44%p 급등했다. 거의 두 배가 뛰면서 순위는 1위에서 3위로 떨어졌다.

여기엔 고금리 기조와 경기회복 지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경남은행은 올해 주요 거래처인 삼정기업 관련 채권이 고정이하로 분류된 데다 숙박이나 음식접업 등 지역경기에 민감한 업종을 중심으로 부실여신이 늘었다.

◇부산은행, 요주의이하여신 증가폭 최대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에 잠재적 부실 위험이 있는 요주의여신을 합친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을 보면 지표는 더 나빠진다. 6개 은행의 평균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은 2.32%를 기록, 2024년 말(1.94%) 대비 0.38%p 상승했다. NPL비율 상승폭(0.30%p)보다 크다는 점에서 잠재적 위험이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은행별로는 NPL비율과 마찬가지로 광주은행(1.26%)이 가장 양호했다. 특히 광주은행은 6개 은행 중 유일하게 작년 말(1.28%) 대비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이 하락(-0.02%p)해 리스크 관리 능력을 입증했다.


이어 경남은행(1.79%)과 아이엠뱅크(1.95%), 부산은행(2.52%)이 뒤를 따랐다. 부산은행은 가장 큰 폭의 상승폭을 보인 은행이다. 2024년 말 1.67%에서 2.52%로 무려 0.85%p 급등했다. 향후 NLP비율의 추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또 전북은행(3.05%)과 제주은행(3.32%)은 나란히 3%를 넘겼다. 특히 전북은행은 NPL비율 순위(2위)가 높았던 반면 요주의이하여신비율 순위는 5위로 처졌다. 드러난 부실채권은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있으나, 부실화 가능성이 높은 잠재적 위험 대출이 상당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손실 흡수능력은 약화…경남은행, 우등생→하위권

부실채권 규모와 잠재부실 위험이 모두 불어난 것과 달리 대손충당금적립률은 낮아졌다. 올 6월 말 기준 6개 지방은행의 평균 대손충당금적립률은 111.84%에 그쳤다. 2024년 말(156.98%) 대비 45.15%p나 하락했다. 2022년 말 평균 192.96%까지 치솟았던 것과 비교하면 거의 반토막난 수치다. 부실채권이 급증하는 속도를 충당금 적립이 따라가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은행별로는 광주은행이 138.05%로 가장 높았으나, 작년 말(186.75%)보다는 48.70%p 하락했다. 이후 전북은행(121.10%), 부산은행(117.00%) 순이다. 4위 경남은행은 하락폭 최고를 기록했다. 2024년 말 208.74%로 지방은행 중 유일하게 200%를 넘겼는데 반년도 안돼 99.89%p 낮아졌다. 상반기 NPL이 거의 두 배 가까이 급증하면서 발생한 일이다.

최하위는 제주은행으로 78.08%를 기록해 유일하게 100%를 밑돌았다. 보유한 부실채권 전액을 손실 처리할 경우 은행 자본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의미다. 제주은행은 NPL비율과 요주의이하여신비율 모두 최고 수준을 기록했는데 손실흡수 능력도 가장 취약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