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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 단기 사모채 행진...이자·발행비용 절약

작년 3분기 기준 이자비용 50% 늘어, 재무안정성은 '이상무'

안정문 기자  2024-01-26 16:27:14
한진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단기물 사모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자 및 발행비용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편으로 해석된다.

26일 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한진은 25일 460억원 규모의 사모채를 발행했다. 1.5년물 360억원, 1년물 100억원의 단기물이다.

단기물 위주로 구성한 데는 이자부담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진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298억원의 이자비용을 썼다. 1년 전 같은 기간 199억원과 비교하면 49.7%(99억원) 늘어난 것이다. 금융비용은 929억원으로 19.1%(149억원), 순금융비용은 847억원으로 16%(117억원) 각각 증가했다.

KIS자산평가에 따르면 한진의 1년 및 1.5년물 공모채 금리는 각각 4.8%대, 5.1%대다. 3년물은 5.8%대, 5년물은 6%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1%p나 금리가 차이나는 셈이다. 한진은 올해 줄줄이 회사채 만기를 맞이하는 가운데 향후에도 꾸준히 단기 사모채 위주로 조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진은 올해 11번에 걸쳐 모두 2600억원의 회사채 만기를 맞는다. 상반기 만기채는 3월7일 300억원, 3월26일 100억원, 6월7일 480억원 등이다. 하반기에는 더 많은 만기가 돌아온다. 7월7월 200억원과 10일 150억원, 22일 700억원, 9월에는 6일 100억원, 10월에는 25일 300억원, 11월에는 4일 200억원, 12월에는 4일과 31일 각 100억원 등이다.


한진은 7월 말부터 단기 사모채를 연달아 찍고 있다. 8월4일 200억원, 9월13일 200억원, 12월15일 140억원, 올해 1월25일 발행한 460억원 등이 모두 1.5년 이하 사모채다.

사모채는 공모채와 비교해 발행비용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장점이 있다. 일각에선 2019년부터 이어지던 재무안정성 지표 개선세가 꺾였다는 점도 사모채 발행의 이유일 수 있다고 본다. 한진은 지난해 재무안정성 지표가 나빠졌다. 통상 공모시장에서 미매각을 경험했거나 재무, 그룹 관련 리스크를 보유한 기업은 사모 회사채 시장을 찾는다.

한진의 연결기준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작년 상승전환했다. 앞서 2019년부터 2022년까지 해당 수치는 꾸준히 하락했다. 부채비율은 2019년 236.7%, 2020년 203.0%, 2021년 182.2%, 2022년 166.8%로 줄다 2023년 3분기 170.7%로 소폭 올랐다. 같은 기간 차입금의존도는 53.9, 47.8, 47.3, 47.1, 48.0이다.

◇ 한진 2025년까지 대규모 투자 계획, 재무안정성은 이상무

이는 투자확대 탓일 수 있다. 한진은 2025년까지 대규모 투자를 이어간다. 아시아 대표 스마트 솔루션 물류기업을 목표로 내년까지 물류 인프라, IT 플랫폼 등에 1조1000억원을 투자한다. 풀필먼트 및 인프라 8000억원, 글로벌네트워크 1500억원, 플랫폼 및 IT 자동화 1500억원 등을 투자해 2025년 매출 4조5000억원, 영업이익 2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투자에 따라 재무부담이 늘어났지만 신용등급은 단단히 유지되고 있다. 한진은 이번에 발행한 사모채와 관련해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 등급을 받았다. 두 신평사 모두 한진을 'BBB+, 안정적'으로 평가했다.

한기평은 상향 요인으로 차입금의존도 42.5% 이상, 하향요인으로 순차입금/EBITDA 10 초과를 들었다. 9월 말 기준 차입금의존도는 48.0%, 순차입금/EBITDA는 6.1로 하향 기준과 차이가 크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상향 조건으로 EBITDA/금융비용 3 이상, 하향 기준으로 EBITDA/금융비용 1 이하 및 순차입금/EBITDA 10 초과를 들었다. EBITDA/금융비용은 9월 말 기준 2.5로 상향 기준보다 0.4 낮다.

증권가의 전망 역시 긍정적이다. 이병근 흥국증권 연구원은 "한진은 1월부터 대전 스마트 메가허브를 연다"며 "이를 통해 택배 매출 및 물동량 모두 증가하겠으며 박스당 간선비용은 10%, 조업비는 12%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천 GDC통관센터도 올해 안에 월 처리량을 2배로 늘리면서 이를 바탕으로 중국 이커머스 고객 물량을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한진이 지난해 매출 2808억원, 영업이익 120억원을 거둔 것으로 추정했다. 매출은 1.4%(41억원)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4.3%(5억원) 늘었다. 올해 매출은 1.2%(40억원) 늘어난 2848억원, 영업이익은 2.5%(3억원) 증가한 123억원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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